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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스타&연예

꽃보다할배 이서진, 보조개에 비친 중년의 설렘

 


[만개한 보조개와 폭발한 광대...]  꽃보다 할배를 못내 떠날 수 없는 이서진을 향한 제작진의 자막이었습니다. 할배들과 유럽여행에 이어 대만여정까지 함께 하게 된 이서진은 갈수록 웃음을 잃어 갔지요. 여행이후 만난 회식자리에서도 여행합류를 부담스러워 했으며, 대만으로 떠나는 공항에서 제작진에게 까칠함을 폭발시켰던 이서진은, 갑작스런 소녀시대 써니의 출연에 정신 혼미의 증상을 드러냈습니다. 까칠하게 대꾸하며 시니컬하게 올라갔던 입매는 써니 앞에서 수줍은 미소로 돌변해버렸지요. 지금까지 꽃할배에서 간혹 보여왔던 그 어떤 미소들과는 미묘하게 달랐던 그 미소속에서 이서진의 설렘이 선명했습니다.

 

 

대만여행을 떠난 할배들은 짐꾼이자 가이드인 이서진 없이 여행 첫날을 맞게 되었었지요. 이는 배낭여행의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할배들끼리 모든 걸 해결하게 해보자는 방송취지에도 부합됐지만, 이런 일정에는 또 다른 속내도 숨겨져 있었지요. 바로 이서진이 그토록 소망하였던 써니와의 동행을 위한 제작진의 기지였습니다. 떠나는 그 순간부터 피곤이 폭발할 지경이었던 이서진을 그토록 웃게 만들 수 있었으니 이 제작진의 계산은 성공한 셈이었지요.

 


처음 만나는 상대인데다 또 그를 속이기 위한 몰래카메라에 깜짝 등장해야 했던 상황에서 써니는 살짝 어색하고 쑥스러워하는 모습이었는데요, 이런 모습도 잠시 비행기에서건 공항에서건 먼저 말걸고 챙겨주는 이서진과 급속히 친근해졌습니다. 미소가 떠나지 않는 얼굴에, 싱거운 농담까지 해가며 이말 저말 늘어놓는 이서진의 모습이 할배들과 있을 때와 무척 대조적이었는데요, 주변에서 얼쩡거리는 제작진의 존재를 무척이나 못마땅해하며 까칠하게 대꾸하더니 써니에게는 보조개 듬푹 패인 친절한 미소를 날리는 이서진의 모습이 웃음을 자아냈지요. 이렇듯 이서진은 몹시 설렜습니다.

 

 

함께 공항에서 버스를 타고 써니의 안내에 따라 맛집을 찾아 풋풋한 한때를 보내는 이서진에겐 할배들과의 여정이 기다리고 있었는데요, 하지만 현실을 마다하고 써니와의 시간을 고집하는 이서진의 모습은 차라리 애교스러웠지요. 늘 자신이 찾아 헤매며 식은 땀을 흘리던 유럽여행과 달리, 자신보다 떠 뛰어난 인간네비게이터 써니를 앞세워 달콤한 시간을 갖자니 더없이 즐거울 수가 없었겠지요. 더구나 이런 이서진의 상황을 전해들은 할배들마저 그의 일탈(?)을 오히려 응원하고 격려해주었습니다. 

 


하지만, 할배들과 함께할 숙소에 합류한 이서진은 방으로 들어오자 피곤함을 토로했는데요, 써니에게 말을 걸다가도 순간순간 터져나오는 하품이 그의 피로함을 여실히 증명해주었지요. 마음만은 써니를 향한 팬심을 폭발시키는 오빠였지만, 실상은 마흔 세살의 중년이었습니다. 오빠라고 부르냐는 제작진의 물음에 '아저씨라고 부를 순 없잖아요'라며 귀엽게 대꾸했던 써니의 말처럼, 이제 그는 스물다섯의 처녀에겐 아저씨뻘이라는 현실은 준엄했습니다.

 

 

꿈에 그리던 소녀시대의 써니와 함께 떠난 여행, 시종일관 보조개가 떠나지 않았던 환하게 빛나는 밝은 얼굴의 이서진, 하지만 그 설렘의 순간 겉잡을 수 없이 엄습하는 체력의 한계에 봉착하여 피로함을 호소하는 그는 어쩔수 없는 중년이었습니다. 보조개 깊게 패인 미소도 세월은 빗겨갈 수 없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