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tertainment On/스타&연예 2013.09.09 07:00

 


기상나팔소리에 눈뜨기도 버거운 일요일 아침, 연병장에 몰려나온 병사들은 귀찮은 기색이 역력했지요. 하지만 이들에게 들려온 기적같은 소리는 병사들의 두눈을 번쩍 뜨이게 하기에 손색이 없었습니다. 아이돌이 찾아왔다는 반가운 소식이었는데요, 하지만 병사들은 전직 아이돌 김태우의 등장에 깊은 좌절을 맛보게 됩니다. 그리고 뒤이어 나타난 씨스타의 등장은 병사들의 전혀 다른 반응을 이끌어내지요. 수색대대의 대선배이건만 병사들에게 찬밥신세를 면할 수 없었던 김태우와 발견 즉시 자리를 박차고 무대곁으로 달려가게 만드는 씨스타의 모습은 군인에게 통하는 걸그룹의 위엄을 보여줬습니다. 

 


하루 전날 병사들은 대민봉사와 왕선발대회로 훈훈하면서도 넉넉한 하루를 보냈지요. 왕선발대회에 출전하여 몸을 불사르며 피자를 타기 위해 애를 썼던 병사들은 결국 휴가포상와 피자까지 받아온 장혁 이병의 활약으로 훈훈하면서도 포만감 넘치는 저녁을 함께 할 수 있었는데요, 그 덕분인지 다음날 아침 눈을 뜨기가 더욱 힘에 겨워 보였습니다. 아침점호를 위해 연병장에 모여 함성을 내질러 봤지만 여전히 얼굴은 잠에 취해있었지요.


하지만 이런 이들의 눈을 번쩍 뜨이게 하는 낭보가 전해졌습니다. '아이돌'이 도착했다는 당직사령의 전갈에 피곤으로 찌푸렸던 병사들의 미간은 활짝 펴졌는데요, 그 말이 끝남과 동시에 당당히 등장한 고급스런 밴의 위용은 병사들의 얼굴에 설렘을 더해줬습니다. 하지만, 군복을 입고 등장한 이는 바로 수색대 출신의 전직 아이돌 김태우였고, 병사들의 얼굴에 낭패감이 선명했지요. 비까지 추적추적내리는 일요일 아침, 몸도 마음도 찌푸둥한 휴일이 되고 말듯한 분위기였습니다. 

 

 

이기자 부대 출신인 김태우는 병사들을 보는 감회가 남달라보였는데요, 아는 얼굴을 찾아 반갑게 인사를 전하고 부대 선배답게 부대에 대해 깨알같이 아는 척에 나섰지만, 실망으로 가라앉은 병사들의 마음을 살리기엔 역부족이었지요. 이에 김태우는 생목라이브로 분위기를 띄우려 애를 썼지만 병사들의 반응은 썰렁 그 자체였습니다. 노래를 따라불러달라 마이크를 넘겨도 손으로 호응을 달라 유도해도 고음 작렬에 뛰어난 노래 솜씨를 뽐내도 아랑곳 없이 건성건성 영혼없는 리액션만이 있을 뿐이었지요.

 


하지만, 김태우가 후배가수를 섭외했다는 이야기에 병사들의 눈동자는 다시 반짝였고 밴에서 내리는 씨스타의 모습에 병사들은 열광을 넘어 포효하기까지 했습니다. 김태우가 왔을 때는 자리에서 움직일 줄 모르던 병사들이 무대 앞으로 쏟아지듯 달려왔지요. 씨스타의 손짓과 몸짓 하나하나에 열광적인 응원을 보냄은 물론 안무까지 따라하며 떼창을 선보였습니다. 자신과는 너무나 극과극의 반응을 보이는 모습에, 김태우는 시스타를 향해 '여기에서만은 너희들인 신이다'며 추켜세워줬지요.

 


누가 시키지 않아도 먼저 몸이 움직이고, 작은 손짓하나에도 자지러지듯 열광하며 손 한번 잡아보려 몸을 던지는 병사들의 모습은 절로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효린의 손을 잡은 샘의 손을 나눠잡으며 은혜라도 입은 듯 너도나도 쟁탈전을 벌이기까지 했지요. 이렇듯 병사들은 걸그룹에 열광했습니다.


군대와 남자는 상극이라는 배철수의 나래이션처럼 병사들이 보여준 대조적인 모습에 김태우는 씁쓸함을 뒤로하고 군대에서 '남자가수 따위가...'라며 자신도 그랬다며 당연한듯 받아들였습니다. 2년여의 시간을 사회와 단절된채 보내는 군인이라는 신분이 당연스레 걸그룹의 이름을 꿰고 노래를 열창하게 만드는 묘한 마력이 있나봅니다.

 

 

근래들어 연예병사의 휴가일수와 일탈행위가 꾸준히 도마위에 오르더니 끝내 연예사병제도가 폐지가 되었는데요, 병사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필요했다던 연예사병의 존재는 어제 진짜사나이에서 극과극의 반응을 보인 병사들의 모습에서도 그 해답을 볼 수 있었지요. 그 어떤 남자 연예사병도 남자병사의 고독과 외로움을 달래줄 수는 없을 것입니다.


Posted by 비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