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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예능&오락

유재석의 문자에 담긴, 무한도전의 존재 이유





무한도전팀은 7월 30일 미사리에서 벌어지는 'Cup Korea Open Regatta'의 에이트종목 출전을 목표로 가열차게 훈련중입니다. 지난 3월말부터 조정훈련에 들어간 무도멤버들은 2주앞으로 다가온 대회를 앞두고 바쁜 일정 속에서도 훈련에 열중하고 있지요. 이틀전 라디오를 진행하던 노홍철이, 유재석으로부터 받은 문자 사연을 소개했는데요, 계속되는 조정연습에 힘겨워하고 있을 멤버들을 다독이는 내용의 문자였지요. '형제들이여 너무 지치고 아프고 힘들더라도 우리가 함께 라면 그 무엇도 우리는 할 수 있다. 나혼자서는 할 수 없지만 우리는 할 수 있다. 말하는대로. 파이팅 스파르타'라며 말입니다. 노홍철은 이 문자를 소개하며 '오늘도 손 다 까졌는데 우리끼리, 좋은 사람들과 하고 있는게 정말 신났다.'라며 무도멤버들과 함께 하는 즐거움에 대해 피력했지요.
유재석이 보낸 문자와 이를 전하는 노홍철의 말을 들으며 왜 그들은 '무한도전'인가를 새삼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항간에는 지난 해 프로레슬링에 이어 또다시 장기특집을 한다며 불만스러운 목소리를 내기도 합니다. 예능에서 왜 자꾸 길고 지루한 아이템을 하냐며 말이지요. 무도는 예능이지 다큐가 아니다라는 지적도 많이 있지요. 더구나 지난 4월에 2차례 방영된 이후 또 다시 수차례 조정특집만을 계속 봐야하냐는 불만의 의견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무한도전의 약간은 어리숙한 일곱남자들은 또다시 하나가 되어 무언가에 도전한다는 큰 기대감에 부풀어 있지요.

우리가 함께라면 그 무엇도 우리는 할 수 있다. 나혼자서는 할 수 없지만 우리는 할 수 있다.
유재석의 멤버들을 다독이는 이 한마디는 지금까지 무도가 걸어온 길에 대한 반추이며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한 길잡이가 되는 말이겠지요. 조정은 특히 화합이 중시되는 경기입니다. 나 혼자 잘한다고, 나 혼자 힘세다고, 나혼자 잘났다고 두각을 나타낼 수 없는 종목이지요. 극단의 팀웍이 요구되는 도전입니다. 지난주 무도 멤버들은 김지호코치에 의해 나눠진 팀에 따라 4:4경기를 펼쳤습니다. 정준하팀과 유재석팀으로 나누어 말이지요. 힘에서 월등하게 앞선 정준하팀은 여느때처럼 앞서나갑니다. 상대적으로 힘이 딸리는 유재석팀은 노를 젓기 위한 기본 동작을 맞추느라 출발도 늦고 진행속도도 더디기만 했지요. 앞서나가는 정준하팀을 보며 조급함을 느낄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요, 설상가상으로 속도가 붙는 순간, 길이 노를 놓치고 마는 불상사까지 생겼습니다. 얼른 따라붙어야하는 긴박한 상황인지라 조급한 마음에 길은 더욱 당황스러워 했지요. 하지만 이때, 이 조급함과 당황스러움을 달래주는 유재석의 한마디가 길의 마음을 다잡아 주더군요. '이기지 않아도 되니까 걱정하지마'라고 말입니다. 중간중간 건초염을 앓고 있음에도 미안한 마음에 길이 오버페이스를 할까 싶어 '길아 무리하지마, 이기는 건 나중문제야'라고 주문하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이렇듯 리더 유재석의 지휘하에 팀원들은 마음을 맞춰가며 차분하게 노를 저어나갔습니다.

반면, 힘센 주장 정준하의 지휘하에 노를 젓는 정준하팀은 빠른 정준하의 스피드를 따라잡지 못해 노를 놓치기도 했는데요, 유재석팀의 추격을 보고는 더욱 당황하여 저마다 따로따로 마구 노젓기를 하게 되지요. 그렇게 한 번 어긋난 팀웍은 좀처럼 맞춰지질 못했습니다. 결국 유재석팀이 이기고 말지요. 제작진은 힘보다는 호흡이라는 자막을 띄우며 화합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합니다. 개인의 힘 보다는 팀웍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덧붙여 연습의 중요함도 증명해 줬지요. 정준하팀과 유재석팀을 나눈 기준은 얼마나 개인 연습을 가졌느냐 였습니다. 개인 시간을 쪼개 여러 차례 연습을 나온 멤버와 그렇지 않은 멤버로 팀을 나눈거지요. 체격조건이나 근력이 약하더라도 연습과 팀웍으로 상대를 압도하는 장면은 무한도전이 추구해온 가치이기도 하겠지요.

유재석이 무도멤버에게 보낸 문자를 보면, 이들이 조정을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을 힘겹게 투자하고 있는지를 엿볼 수 있습니다. 연예인은 많은 부분을 대중에게 노출시키며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다보니 그들의 삶은 방송에 초점이 맞춰질 수 밖에 없겠지요. 방송분량을 고민할 수 밖에 없고, 방송에 보여질 모습을 고민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카메라 밖에서까지 고생하고 싶지 않은 것이 인지상정일 겁니다. 어떤 예능프로그램에서는 30초 나올 장면을 보여 주기 위해 너무 오랜 시간을 고생했다며 투정을 부리는 경우도 있더군요. 또 녹화할때만 친근하게 서로에게 웃을뿐 방송외의 개인적인 교류는 지양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장기프로젝트에 임하는 무도멤버들은 방송에 나오지 않더라도 개인 시간을 쪼개 기꺼이 연습에 임해왔습니다. 댄스스포츠특집이 그러했고, 벼농사특집 그리고 프로레슬링 특집 등 수많은 특집이 이런 노력으로 탄생했지요. 물론 이들도 가끔은 '지금 찍고 있는게 과연 방송에 나오긴 하는 것일까' 하며 푸념하기도 합니다. 조정특집 또한 마찬가지지요. 내리쬐는 뙤약볕아래 손바닥이 까지도록 노를 젓다보면 한숨도 나올 법하겠지요. 하지만, 서로를 형제라 일컬으며 힘겨운 순간이면 서로를 다독일 수 있고, 방송분량을 넘어선 인간적인 교류의 과정이라면 그 자체가 행복할 수 있겠지요. 그래서 이들은 1등을 하지 못해도 빛날 수 있었고, 뜨거운 눈물을 흘릴 수 있었습니다. 예능의 레전드라 불리우며, 그들이 7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함께 할 수 있었던 근간이겠지요.

프로레슬링특집을 마치고, 앞으로 이렇게 힘든거 하지말자. 너무 가슴아파서 쳐다볼 수 없다는 김태호피디의 말에 정형돈은 '고통은 짧지만 추억은 길다', 유재석은 '더 힘들고 독한 거 해. 이런 거 할 날도 얼마 안남았어.'라고 답했었습니다. 그들의 이 독한 도전은 이미 추억이 되고 있습니다. 힘들어도 가슴에 한 켜 한 켜 쌓이는 그 추억이 이미 너무나 소중해졌지요. 그리고 그 추억을 시청자들도 더불어 간직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여전히 무한도전을 지켜보는 이유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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