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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스타&연예

댄싱위드더스타2 송종국, 무모한 도전 극복한 파란

 

 

 

충북 단양의 시외버스터미널 한켠엔 송종국 기념관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그곳에 놓여진 붉은 유니폼은 십년의 세월만큼 빛이 바랬지만, 십년의 무게를 뛰어넘는 감동의 기억을 되살려주기에 충분합니다. 분열과 갈등의 현대사를 살아온 한국인이 진정 하나가 될 수 있었던 순간이었지요. 그 뜨거웠던 붉은 함성 속에서, 우리가 얼마나 위대할 수 있는지를 우리는 분명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 영광의 순간을 이끌었던 주역들은 이제 뿔뿔이 흩어져 각자의 길을 걷고 있는데요, 당시 월드컵 전경기를 풀타임 출전하며 히딩크의 황태자라 불리웠던 송중국은 이제 뜨거웠던 그라운드를 떠났습니다.

 

헌데 그의 댄스스포츠 도전은 전혀 의외였습니다. 축구만 하고 살아온 그에게 댄스는 너무나 생경하고 이질적으로 보였지요, 타고난 체력 이외에 어느 하나 댄스스포츠와의 접점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첫회에서 송종국의 파트너 이지은은 송중국의 집을 찾아갔었는데요, 당시 두 사람의 첫만남은 너무나 어색했습니다. 무뚝뚝하고 감정표현이 서툰 송국종을 보며 이 도전은 퍽 무모해보였지요, 이어진 연습에서도 뻣뻣한 그의 몸은 댄스의 곡선과 거리가 멀어보였습니다.

 

 

하지만, 무대와 무대가 반복되면서 그가 가진 소통의 기술이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댄스스포츠의 특성상 파트너와의 교감은 필수인데요, 어느덧 파트너와 감정을 나누며 신뢰를 쌓아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지요, 히딩크는 한국 축구의 최약점으로 '소통부재' 꼽았었습니다. 경기를 하는 순간조차 선후배로 얽혀 상명하복만 있을뿐, 양방향 소통이 없다보니 도무지 제대로된 협력축구가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었지요, 송종국이 히딩크의 황태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그 소통의 중심에 섰기 때문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당시 그는 가장 막내뻘이면서도 가장 열정적으로 주변선수들에게 고함을 지르고 손짓 몸짓을 하며 경기전개를 주도했었지요. 그리고 그 소통의 강점을 그대로 댄스에 녹여냈습니다. 특히 감정표현에 서툴기만 했던 그가 파트너와 감정적으로 융화되는 모습은 감탄을 자아내게 했지요. 이날 선보인 파소도블레에서 두 사람은, 대결을 펼치는 투우사와 투우처럼 서로를 향해 사납고도 강렬한 눈빛을 교환하며 '댄스란 교감'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해줬습니다. 서로를 응시하는 눈빛, 뜨겁게 맞잡는 손, 망토를 너풀거리는 곡선의 미학까지 섬세하게 연출하며 비장미 넘치는 선율을 절도있게 소화해냈습니다.

 

그리곤 역대 최고의 심사위원점수를 받으며 당당히 1위를 거머쥐었습니다. 지금까지 단 한번도 주목받지 못했던 팀이기에, 더구나 지난주 경연에선 탈락 후보로 몰렸던 팀이였기엔 이날의 반전은 기적처럼 보였지요. 늘 기술적인 지적을 해왔던 전문심사위원조차 '소름돋았다'는 한마디로 다른 평가를 생략할 정도였습니다.

 

한때 국민영웅으로 통하던 그에겐 자신의 이미지에 상처를 입힐지도 모를 만만치 않은 도전이었는데요, 그 쉽지 않은 도전은 한때 지지부진해 보이기도 했습니다. 평생 축구만 하며 살았던 그는, 하지만 전혀 다른 도전에서 기어이 기적과도 같은 파란을 일으켰습니다.

 

한국인의 경우, 첫번째 직업에서 은퇴하는 평균연령이 51세라는 통계청 발표가 있었습니다. 평균수명이 80세를 넘어가는 시대에 제2의 인생은 필연이 되고 있는 시대이지요. 한때의 축구영웅이 자신을 찾기 위해 나선 묵묵히 도전은, 새로운 도전이 요구되는 한국인에게도 격려와 응원이 될 법한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