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전파를 탄 지, 딱 1주년을 맞은 정글의 법칙, 1년전만해도 정글의 법칙이 이토록 많은 사랑을 받을지 예상하기 어려웠고, 오히려 이 도전이 계속 이어질것인지조차 불분명했었습니다. 첫 도전에 나섰던 류담이 이번 마다가스카르편에 다시 합류하던 날, '이렇게 잘 될줄 누가 알았냐'고 너스레를 떨었듯 정글의 법칙은 1년이 지난 지금 국민적 사랑을 받는 예능이 되었습니다. 물론 그 중심에는 족장 김병만이 있지요.
첫 도전 당시 나미비아에서의 김병만과 꼭 1년이 지난 지금 마다가스카르도전에서의 김병만은 퍽 많이 달라져 있었습니다. 살이 많이 빠지고 검게 그을린 그의 모습은 그간 힘겨웠던 도전을 반증해주는 듯 합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길을 잡아끈 변화는 김병만의 눈가에 늘어난 주름살이지요. 1년이라는 시간동안 나비미아, 파푸아뉴기니, 바누아투, 시베리아에 이어 마다가스카르까지...세계 곳곳의 오지를 누벼온 병만 족장은 늘어나는 도전의 횟수만큼 눈가의 주름살도 함께 늘었고, 많이 수척해진 모습이지요.
정글의 법칙이라는 프로그램 자체와 동일시 되어온 김병만은 늘 프로그램의 중심에 있었습니다. 항상 선두에 서서 멤버들을 이끌고 잠자리 만들기부터 먹거리 마련까지.. 그의 손을 거치지 않는 것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의 이런 헌신 속에서 멤버들는 정글을 견딜 수 있었고 서로에서 마음을 열 수 있었지요.
김병만은 늘 뒤늦게 잠자리에 들고 아침 일찍 눈을 뜹니다. 비라도 내릴라치면 불이 꺼질까 뜬눈으로 밤을 지새는 것도 마다않지요. 특이한 먹거리는 늘 먼저 먹어보고 푸짐한 먹거리는 멤버들에게 양보를 합니다. 또 당장의 굶주림을 해결한 상황에서도, 다음의 끼니를 걱정해 시간과 기회가 생길 때마다 사냥과 채집에 나서는 것도 잊지 않습니다. 본인도 지치고 힘들겠지만, 그는 거의 내색하지 않습니다. 누구도 그의 힘겨움을 느낄 새가 없지요.
김병만이 정글에 처음으로 도전했던 나미비아의 막막했던 환경에서도 힘겨움을 내색하지 않았지만 드디어 악어섬을 탈출하며 첫 도전을 마무리한 순간에는 기어이 참았던 눈물을 뜨겁게 쏟기도 했습니다. 그것이 그가 정글에서 내비친 고독의 중압감에 대한 처음이자 (적어도 지금까지는) 마지막 눈물이었지요.
달인 김병만조차 모든 것이 낯설었던 첫 정글에선 멤버들과 마음을 트는 것조차 만만치 않았는데요, 모든 것이 예측 불가능했던 험난했던 첫 도전이후 하나하나 쌓여 가는 경험만큼 그의 눈가엔 주름살이 깊어져갔고 그만큼의 의연함과 자기확신도 선명해졌습니다.
어느새 사람들은 그를 달인이라고 부르는 대신 족장이라고 부릅니다.
이번 마다가스카르의 낯선 환경에서도 김병만이 등장하면 늘 안정감이 느껴집니다. 멤버들의 장어 잡이가 별 성과가 없자, 목장갑을 찾아 낀 병만종장은 불과 몇분만에 손을 척하니 장어를 잡아 풀밭으로 내리 꽂았지요. 전날 몇몇 멤버들이 오리사냥에 나섰다가 실패하자 다음날 김병만은 직접 오리사냥에 나서 기어이 새총으로 오리를 잡아내지요. 무얼 하든 기대 이상을 보여주는 믿음직한 족장입니다.
마다가사카르 여우숲에서의 마지막 날은 마음 병만족장의 생일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리키와 박정철은 일찍부터 통발로 장어를 조달해 손질하고 요리까지 병만족장 없이 해치웁니다. 마무리부분에서 결국 족장의 도움을 받긴 했지만, 모처럼 병만족장은 동생들보다 늦게 일어나, 아침상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정글에서 흔치 않은 일이었지요.
하지만 멤버들이 준비한 깜짝 생일파티를 받던 저녁 시간에는, 병만 족장 홀로 오리 요리를 몇시간째 하고 있었습니다. 언제나처럼 말이지요,
밤에 몰래 진행된 깜짝 생일파티와 선물 앞에서 김병만은 언제나 처럼 내색하지 않고, 무뚝뚝한 표정이었지만 그 눈빛은 동생들의 애정만큼이나 깊었습니다. 숱한 고독을 내색하지 않고 홀로 삼켜온 족장은 기쁨과 고마움을 표현하는 것에도 서툴렀습니다. 동생들의 마음이 담긴 케익과 선물에 곰살맞게 감사를 표하는 대신 멋쩍어 하며 짐짓 말을 돌리던 병만족장이었는데요, 하지만 늘 굳건해 보이던 눈빛이 그윽하게 젖어드는 것은 어쩌지 못했습니다.
얼마전 고쇼에 출연했던 김병만은 아내와 단둘이서 정글에 올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지요, 혼자 알아서 척척 해내고자 하는 아내가 정글에서만큼은 오직 자신만 바라보고 자신만 의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이유에서 였는데요, 이제 김병만에게 정글은, 가장 소중한 사람과도 기꺼이 함께 하고 싶은 삶의 터전이 되어 있습니다. 깊게 패인 그의 주름도 어느덧 정글을 닮아있지요, 바로 자연과 맞닿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삶의 훈장처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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