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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on going

방자전을 계기로 살펴본 또 다른 모습의춘향이




방자전이 일부 사람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고 있다고 한다.
주로 관광사업 등과 같이 이해관계에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겠고, 일부는 전통적 인식이 허물어지는 것 자체에서 오는 불편함도 있을것이다.
 
따지고 보면 춘향전은 예로부터 다양한 버전이 있어 왔다.
 
우리에게 익숙한 '남원'의 춘향이도 있지만, 저 북쪽에 있는 삼수갑산의 그 '갑산' 춘향이도 있었다.
 
요 갑산 춘향이 이야기를 보자면, 관기의 딸로 태어나서, 잘나가는 청년과 미래를 약속했으나 그는 한양으로 떠났고, 갑산 현감의 수청을 요구받는 거까지는 남원쪽하고 이야기가 비슷하다.

근데 적극적이며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해나갔던 북방 여인들의 전형적인 모습이 드러나면서 전혀 다른 결론에 이른다.
 
한양 간 서방님이 더이상 편지를 보내지 않자 혈혈단신 상경을 하는 것이다.
애타는 마음을 졸이며 기다릴뿐이였던 남원 춘향이의 소극적인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남장을 하고서 개마고원을 넘어 먼먼 길을 찾아간 한양...
그 남자는 이미 변심해 있었다.
그 남자의 집 앞에서 나무단을 쌓아 놓고, 소중히 간직해왔던 숱한 사랑의 편지들을 불쏘시개 삼아 분신함으로서 비극은 막을 내린다.
 
사실 남과 북의 설화속에서도 대조적인 정서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유부녀가 바람난 이야기에서도 남쪽에선 바람난 여인을 악덕시 하고 단죄하는 것이 포인트라면, 북쪽에선 유부녀를 꼬신 남자가 악덕시 되고 단죄 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이렇듯 지역과 문화에 따라 시각도 제각각이다. 
 
 

 
어느덧 춘향은 전설속의 여인이 돼버렸다. 이제 새로운 시대를 맞아, 오랜 세월 외면 받던 방자의 시각이 재조명됐다.
지극히 인간적이고 현대적인 감각으로 있을법한 이야기이기에, 더구나 흥미롭고 재미나다.

고전을 비틀고 다른 시각을 들이대보는 것 우리의 문화를 더욱 풍요롭게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