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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스타&연예

아빠 어디가, 알고보니 민국이는 용자였다

 

 

지난 방송에서 민국이는 '아빠 어디가' 방송이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울지 않았습니다. 2주전 방송에서도 썰매를 타다가 넘어지면서 살짝 우는 모습을 보이며 울보의 이미지를 이어갔던 민국이가 드디어 울음 없는 방송을 해냈지요.
매번 가장 누추한 잠자리에 배정됐던 불운의 아이콘, 민국이는 이번 정선 여행에서도 또다시 가장 누추한 잠자리를 선택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민국이는 울지 않았지요. '울지 않냐'는 아빠 김성주에게 '마음은 울고 있어'라는 말로 속상한 속내를 드러냈지만 이제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싶은 마음이 역력했습니다.

이날 방송에선 담력테스트가 있었는데요, 아이들이 외딴 폐가로 가서 보물상자를 가져와야 하는 미션이었지요. 아이들이 저마다 전등을 들고 으슥한 마을길을 지나 외딴집을 찾아갈 때만해도 민국이는 맏형다운 호기가 있었습니다.

 


처음 손을 모아 파이팅을 외치고 아빠들의 열띤 격려를 받으며 호기롭게 출발했던 아이들이 점점 으슥해지는 시골길에서 말수가 적어졌을때, 민국이는 어둠속에서 위축된 동생들을 북돋워주었지요. 모두를 소스라치게한 바스락 소리에도 동생들 안심시키려 되려 큰소리로 맞받아치며 용감하게 나아갔습니다. 하지만, 오래가진 못했습니다. 막상 외딴집 근처에 다다르자 민국이는 일행에게 멈추자고 외쳤지요. 왠일인가 싶어 동생들도 멈춰섰고 두려움이 급습했습니다. 결국 민국이는 '얘들아 다녀와, 형은 못가겠어'라며 미션을 포기했습니다. 그러자 공포가 확산되면서 지아도 미션을 포기했고, 준수도 민국이 옆에 머물고 말았습니다.

 

결국 준이와 후가 모험에 나서고, 나중엔 준수까지 가세하면서 폐가앞에 홀로 남겨진 채 민국이는 홀로 두려움에 떨어야 했습니다. 이 무서운 상황이 제발 꿈이길 바라면서 말이지요. 스스로 볼을 꼬집어보고 너무 생생하다고 말할 정도로 아직 민국이에겐 무서움은 극복하기 어려운 과제였나 봅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선 가장 맏형임에도 동생들보다 못하다는 지적도 있지만, 고만고만한 아이들 사이에서 나이 차를 비교하는 것은 무의미해보입니다. 누구에게나 견디기 힘든 고통의 분야는 다른 법이니까요.

 

결국 동생들은 보물을 찾아오는데 성공했고, 이 미션에 참여하지 못한 민국이는 쓸쓸히 동생들의 자축을 지켜봐야 했는데요, 다시 툇마루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민국이가 동생들에게 건넨 말은 상당히 의외였습니다. '어땠어 안에?'라고 물은 민국이는 동생들의 용감무쌍한 행동을 듣더니 '형은 무서운 걸 되게 무서워해'라며 고백했습니다. 그리곤, '나도 조금씩 도와줬다고 말해주면 안돼?'라며 동생들의 의향을 조심스레 물었지요.
 
민국이는 외딴 폐가에 들어갈 용기를 내진 못했지만, 자신의 부족함을 드러내는 것에는 겁내지 않았습니다. 동생들보다 부족했던 자신의 모습을 꾸미지 않고 숨김없이 그대로 드러낸 것은, 어둡고 무서운 곳을 꿋꿋이 들어서는 용기와는 또 다른 의미의 용기였습니다.

 


살아가면서 자신의 치부를 있는 그대로 가감없이 드러내는 것은 어른들에게도 쉽지 않은 일이지요. 자신의 한계를 정확하게 인지해서 할 수 없는 자신의 입장에 대해 동생들에게 양해를 구했으며, 동생들이 미션을 수행한 후에는 자신의 부족한 점을 고백했지요.
또 동생들이 찾아온 보물을 두고도 형으로서 자신도 함께 했노라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조심스레 부탁을 건넸지요. 비록 무서움 앞에 주저했던 겁많은 형이지만 자신의 부족한 점을 인정할 줄 아는 반듯한 형이었습니다. 형은 잘나서 형이 아니라 반듯해서 형이 아닐까 싶습니다.

 

 

비록 울보라는 별명을 안은채 매 여행마다 눈물 마를날이 없는 민국이지만, 이제 마음으로 울지언정 겉으로는 눈물을 참아내고 있으며, 허름한 잠자리지만 그 앞에 펼쳐진 멋들어진 풍경에 '경치 끝내준다'며 맛깔나는 감탄사를 내뱉을 줄도 아는 아이지요.


아빠와 끝말잇기를 하며 '울'로 시작하는 낱말을 두고 스스로 '울보'라고 내뱉길 주저할 정도로 자기 스스로도 현실이 싫지만 끝내 '울릉도' 대신 '울보'를 끝말잇기에 내놓고 마는 민국이를 보면, 이 아이의 성장을 엿볼 수 있습니다.


민국의 눈물에 냉정한 어른들은, 어쩌면 자신이 어린 시절 얼마나 나약했었고, 얼마나 많이 울었었는지를 잊어버린 사람일지도 모를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