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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스타&연예

꽃보다 할배, 시청자도 들뜨게 하는 할배들

 

 

 

일흔이 넘은 노년 연기자들, 일명 할배들의 여행은 거칠것이 없습니다. 램프 요정 지니와도 같은 서지니가 함께 하기에 더 즐거운데요, 여행4일째를 맞아 스트라스부르를 찾은 할배들은 프랑스의 명물 노트르담 앞에 당당히 섰습니다.


처음엔 코앞의 기차역도 찾아가기 힘겨웠던 이서진은 한결 능숙해진 모습이었지요 옆좌석 일섭 할배의 농담에 착실히 리액션도 하며 말입니다. 그만큼 노련한(?) 가이드가 되어가고 있는 셈이지요.
노트르담 앞에서 할배들은 무척 유쾌했습니다. 천주교신자 박근형은 경건한 얼굴로 순례자가 되어 있었고, 백일섭은 많이 걷지 않아 행복했습니다. 이순재는 언제나처럼 학구적으로 시대를 풍미해온 건축물 앞에 진지했습니다. 그리고 이들 할배를 넉넉하게 바라보며 그저 이 순간을 즐기는 신구...그들은 무척이나 들떠 있었습니다.

 


노트르담 대성당을 돌아본 할배들은 이서진이 섭외해둔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하는데요, 테라스에 느긋하게 앉아 있다가 거리의 악사가 들려주는 즉석 연주에 매료됩니다. 여행의 묘미는 '의외의 만남'이라는 말이 있듯, 예기치 못한 거리의 연주에 할배들은 더욱 들뜬 모습이었습니다. 저마다 거리의 악사에게 동전을 건네며 일상에서 느끼지 못했던 여행지만의 설렘을 누렸지요. 특히 음악에 흥겨워진 이순재는 손으로 장단을 맞추더니 평소에 멀리하던 술 한잔도 기울이며 한껏 들뜬 기분을 만끽했습니다.

 


한가로운 풍경속에서 좋은 사람들과 함께한 멋진 추억을 나눠갖게된 할배들은 석양이 지는 대성당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으며 행복한 한때를 보내는데요, 사진을 찍으면 절로 짓게 되는 v자 포즈와 카메라를 향해 푸근히 날리는 미소 속에선 여행을 온전히 즐기는 여행자의 설렘이 선명했습니다.

 

 

이런 들뜬 분위기 속에서 신구는 회전목마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며 백일섭에게 풍경속에서 한컷 찍어주마 선심을 쓰는데요, 하지만 배경과 백일섭을 함께 찍기가 여의치 않아 보였습니다. 각도를 이리 살피고 저리 살피던 신구를 보던 이순재는 다리를 무릎으로 쿡 찌르며 장난기를 발동하기도 했습니다. 기어이 앉은 채로 각도를 다시 잡은 신구는 백일섭에게 제대로 서라고 누차 요구하지만 정작 사진을 찍는 본인의 손이 흔들려 사진 한 장 찍기가 무척이나 어려웠지요. 그러자 박근형은 신구에게 손 좀 떨지 말라며 타박을 하지요.

 


언뜻 가벼워 보이는 한 장면이지만, 이 장면 속엔 할배들의 들뜬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있었지요. 멋진 풍경이 못내 아쉬워 친한 동생을 넣어 사진을 찍어주고 싶은 형의 마음이, 사진 한장 찍으려 브이포즈로 한참을 기다려주는 동생, 그리고 이런 그들을 타박하며 바라보지만 그 모습이 마냥 즐겁고 웃긴 또 다른 할배, 여기에 사진 찍으려 애쓰는 동생에게 장난을 거는 맏형까지.. 게다가 이 상황을 두고 두고 차에 타서까지 거론하며 웃겨서 참기 어려워하는  모습들에서, 사소한 작은 일에 유쾌해하며 소중한 추억을 간직해 가려는 할배들의 마음이 온전히 느껴졌습니다.

 

 

숙소로 돌아와 이서진이 요리한 부대찌개를 먹으며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던 신구는, 스케줄로 인해 미리 떠나야하는 시간이 다가오자 모두가 함께 보여 애틋한 정을 나누고 싶어 합니다. 여든이 멀지 않은 나이인지라 언제 다시 떠나오기 어려운 여행, 그야말로 큰 맘을 먹고 떠난 여행이기에 더욱 남다른 여행이니만큼 순간 순간이 소중하겠지요. 그리고 그 시간의 소중함을 알기에 할배들의 여행은 더욱 뭉클하고 생생하게 다가옵니다. 바로 시청자마저 들뜨게 되는 이유입니다. 어디든 좋은 사람과 함께 떠나고 싶은 설렘이란 이런 것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