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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사는 세상

땅콩회항과 대한민국의 교수

얼마전 박창진사무장의 눈물이 공중파를 탔었다.

소위 ‘땅콩회항’사건은, 박사무장이 한 여승무원을 보호하려고 나서면서 시작된 것이었지만 정작 그 여승무원은 사건조사에서 철저하게 사무장과 진실을 외면했다며, 인간적인 배신에 대한 눈물이었다.


여기서 우리사회가 간과하고 있다는 것은, 여승무원이 거짓진술의 대가로 교수자리를 보장받았다는 의혹이다. 이 의혹이 사실이라면 우리사회에 묵시적으로 만연하는 불편한 명제가 새삼스러워 진다. ‘대한민국의 교수자리는 지성인을 위한 자리가 아니라, 가진 자를 위해 진실을 외면하는 사람들이 쟁취할 수 있는 자리다’
이쯤되면 자존심 있는 지성인이 나서야 정상이다. 그런 의혹이 사실인지 강력히 궐기하여 진상조사를 요구해야 한다. 그런데 ‘상아탑’이니 ‘사회지도층’이니 하는 수식어를 당당히 사용하고 있는 교수사회에선 통 그런 소리가 들리질 않는다.


일부에서는 4대강 22조를 땅에 파묻었다고 아우성이다. 헌데 그 22조보다 훨씬 어마어마한 규모가 한국의 사교육시장이다. 오늘날, 이 사교육이 지향하는 것은, 한국의 발전이나 국민의 행복이 아니라 오직 ‘대학의 브랜드’이다. 졸업해서 취업이 되든 안되든, 개인의 행복과 사회번영과 상관없이 우리 사회의 역량이 수십년간 집중된 궁극에서 ‘명문대학’은 여전히 건재하다. 그 대학의 총아인 교수들에게 우리사회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내가 대한민국의 국보 1호다’라고 당당하게 말했던 국문학자 양주동 교수의 호기까지 바라는 것이 아니라 이 땅의 역량을 어마어마하게 소비하며 자리하고 있는 소위 명문대교수들이 가지길 바라는 최소한의 자존심을 기대하는 것이다. 그것도 아니면 염치라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