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티의 상징에서 패션아이템으로, 뿔테안경

십년이면 강산이 변하듯, 패션아이템에 대한 개념도 확 변하는 것 같습니다.
약 15년전 미국서 유학하던 어떤분은 귀국을 앞두고, 금색으로 염색했던 머리도 탈색하고, 아끼던 선글라스도 지인에게 주고 왔답니다.
그분이 출국할 당시만해도 한국의 거리에선 그런 모습으로 다니는 것은 상상도 할수 없었으니까요.
근데 돌아와보니 마침 금발 염색이 유행해서 거리에서 제법 눈에 띄더랍니다. 거기에 선글라스 역시 여름철 일상아이템이 돼있었구요. 오히려 요즘에는 금발 염색이 15년전 한창 일반인사이에서 유행을 타던 시절보단 퇴조한 걸 보면, 유행의 부침은 오묘합니다.

'잇 아이템'으로의 변신, 뿔테안경

오늘은 패션 아이템으로서의 안경, 그것도 뿔테안경을 살펴보고 싶네요.
시력보정기구임에도 인상에 주효한 영향을 주는 것이 안경이다보니 안경에 대한 유행도 세월따라 변화가 있어왔습니다.
한동안 무테 안경, 금테, 은테 등등 다양한 테의 안경이 유행하기도 했지만, 항상 일정부분이상의 비율을 차지할 만큼 오랜 사랑을 받아온 것이 뿔테안경인데요.
돌아이로 유명한 80년대 젊은이들의 아이콘이었던 '전영록'씨 역시 뿔테안경 패션의 매니아라고 볼 수 있겠죠. 당시 얼굴의 거의 반을 차지하던 일명 '잠자리 안경'으로 유명했던 분입니다.
하지만 당시만해도 공부벌레들에게 어울릴만한 좀 답답한 느낌을 주던 안경이 바로 뿔테안경이었습니다.
촌스러운 혹은 모범생의 이미지를 연상할때 어울리는 아이템이라 할수 있었습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십년전까지만해도 차갑고 지적이며 도시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금테와 무테 안경이 패셔니스트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이지적인 분위기로의 전환을 위해 착용할 수 있는 아이템으로도 많이 활용됐었구요.

예전 박신양이나 신승훈 등이 안경을 통한 이미지 효과를 본 예라고 생각됩니다.
반면 모범생같으면서도, 맹한 느낌의 친근한 인상을 줬던 가수 이상우씨와 대조를 이룹니다. 영심이 친구 안경테 역시

민낯을 돋보이게 해주는 잇 아이템
뿔테 안경의 재조명- 꾸미지 않은 듯 자연스럽고 지적인 분위기를 원할 때.

뿔테 안경의 재조명에는 역시나 연예인들의 뿔테안경에 대한 사랑이 한 몫을 하게 됩니다. 예전 연예인들은 얼굴을 가리기 위한 용도로 선글라스를 많이 활용했습니다. 노메이크업의 소위 민낯으로 거리를 나서게 될 때, 혹은 얼굴을 알아봐 주길 원치 않을 때, 화려하게 꾸미고 싶지 않을 때 등등..자신의 모습을 대중들에게 좀더 감추기 위한 용도로 선글라스를 사용하게 됩니다.
그래서 파파라치들의 사진에는 유난히 선글라스를 낀 연예인들의 사진이 많지요. 그만큼 외부의 시선에 노출되기를 꺼려한다는 의미가 되겠습니다.
하지만 선글라스는 멋스럽고,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좀더 자유로울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너무 숨긴다는 의지를 대놓고 보여주는 악영향을 주기도 합니다.
 

더군다나 최근 몇년동안 연예인들 사이에 유행하게 된 것이 한든 안한듯한 투명메이크업과 민낯이지요. 꾸미지 않아도 이정도다 하는 우월함의 표현이랄까요, 숨기고 꾸미지 않은 좀더 대중에게 자연스럽게 다가가는 모습이 더 호감을 주게 된 것이지요.
그래서일까요, 화려하진 않지만 자연스러운 민낯과 함께 민낯을 커버해주는 포인트가 되어주는 뿔테안경이 유행을 하고 있습니다. 화장을 하던 사람이 화장을 하지 않으면 어딘가 모르게 '2% 부족할때'와 같은 어색함을 줍니다. 이 어색함을 없애주는 아이템으로 바로 뿔테 안경이 선택된거지요.
얼굴로 가는 대중들의 시선을 분산시켜주며, 패션의 아이템이 되어주는 일석이조 아닐까요?
이제는 촌티의 상징이었던 커다란 잠자리 안경의 뿔테에서 벗어나 다양한 모양으로의 변신을 이루었습니다. 또 검은색에서 벗어나, 하연색, 핑크색 등 다양한 컬러의 아이템으로 자연스럽고 꾸미지 않은 듯 하면서도 패션을 완성시켜주는 '잇 아이템'으로 변신하였습니다. 촌티의 상징에서 벗어나 자연스러움이 묻어나는 패셔니스타로의 변신의 중심에는 바로 뿔테 안경이 있습니다. 바로 지금 주변에서도 많이 보이듯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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