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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시크릿가든

시크릿가든, 김주원은 왜 길라임에게 끌리는걸까



익숙치 않은 낯설음의 매력에 젖은 김주원

'지금까지 내 신여성버전에 안넘어간 남자가 없었거든, 근데 so cool하게 가는 거야. 완전 매력적인 뒷모습으로' 김주원(현빈)에게 반한 윤슬(김사랑)의 소감입니다. 첫회 방영분에서 였지요.
근데 이런 까칠한 현빈도 비슷한 이유로 길라임(하지원)에게 빠진걸까요. 늘 잘난 여성들의 관심 한가운데에 있으면서도 냉소적이기만 했던 그의 가슴이 유독 길라임 앞에서만 강하게 반응을 하고 있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낯설음이란 매력의 다른 이름인지도 모르겠네요.

 길라임이 김주원의 씨크릿 가든에 들어오다

'여전히 멋지네요. 길라임씨'라는 오스칼의 인사말로 시작된 시크릿가든의 2회.
오는 여자 안막고 가는 여자 잡지말자는 것이 모토인, 여자에 대한 지극한 박애주의자 오스카인데요. 길라임이 오스카의 열렬팬임을 이미 알고 있는 김주원은 이때부터 오스카를 경계의 대상으로 여기는 듯 합니다. 첫회에선 최고의 스타 오스카와 둘이 있을때조차, 다른 여자의 시선은 자신에게만 향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듯 자신감 넘치던 김주원이 이런 약한 모습을 보인 것도 인상적입니다.
얼른 오스카를 차에 태워버리고 길라임을 바래다 주고싶은데, 이런 그에게 별 관심이 없는 길라임은, 데려다 주겠다는, (그것도 폐소공포증임에도 불구하고 오픈카의 덮개까지 덮어주고 가겠다는) 김주원으로서는 파격적인 제안을 그냥 무시하고 가버립니다. 그리고.. 그날부터 길라임이 주원의 머리에서 떠나질 않게 되지요. 그만의 시크릿가든에서 산책을 하고, 소파에 앉아 책을 읽고, 정원 호수에 앉아 낚시를 해도 길라임의 모습은 사라지지 않고 김주원의 머릿속을 맴돕니다. 이 낯설고도 생경한 감각은 김주원을 혼란에 빠뜨립니다.


 생경한 감각의 정체를 찾아나서다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 생경한 감각에 대한 정체 파악에 나선 김주원은, 박채린을 만나 길라임의 연락처를 요구하기에 이르게 되는데요, 드디어 머리속을 떠나지 않는 길라임에 대해 알아기기로 작정한 셈이지요. 그녀를 만나기 위해 길라임이 속한 액션스쿨에 찾아가고, 마침 진행되던 오디션에도 참가해서 특유의 순발력과 뻔뻔함으로 얼떨결에 합격까지 하게 되는군요. 하지만 김주원을 정신나간 스토커쯤으로 여긴 길라임은 도끼눈을 뜨고 쳐다볼뿐이지요. 이러한 길라임을 대하는 주원의 태도는 어설프기만 하고..이 장면을 보며 참 안풀리겠다 싶더군요. 그런데 순간 주원의 시크한 매력이 작렬합니다. '왜 화낼때 더 이뻐지?'라는 말로 길라임의 어이를 상실하게 만들더니 아무렇지도 않게 길라임의 옷깃을 헤치고 자연스레 팔뚝의 상처를 들여다봅니다. 그 눈길이 너무 자상했지요. 그리고 덧붙인 말 '흉졌다. 미스코리아 못나가겠네' 이런 모습에 차갑기만 했던 길라임이 순간적으로 여자가 됩니다
이렇게 급변하는 길라임의 마음은 그녀의 눈빛을 통해 알 수 있지요. 그 눈빛 연기에 저도 깊이 몰입되더군요. 이런 변화를 자연스럽게 이끌어 낼 수 있는 남자, 김주원, 플레이보이로서 '썩어도 준치'여서 가능했던 걸까요. 아니면 그답지 않게 진심을 보여줬기 떄문일까요.


 신기한 여자 길라임의 매력

우리나라 굴지의 백화점 사장이자 준수한 마스크, 학벌도 좋고 도도한 성품으로, 어디 하나 꿀릴게 없는 김주원의 결혼상대 조건은 매우 심플합니다. 지적이고 24세 미만에, 재계순위 30위 안에 드는 집안의 여식이지요. 그랬던 김주원에게 길라임은 신기하기만 합니다. '댁같은 놈, 조용히 하랬지, 백수주제에, 쪽팔리게, 놀고계신다' 지금까지 만나왔던 여자들과는 어휘부터가 남다른 색다른 여자이지요. 하지만 김주원의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 길라임은 엄마와의 통화에서 결혼상대자를 떠올릴 때 시크한 커트머리, 까무잡잡 잘 안웃고 화잘내고, 눈이 좀 슬프고 칼자국때문에 미스코리아 못나갈 것 같은 여자 길라임을 떠올릴 정도로 김주원에게는 강렬하게 다가오게 된 거지요.
액션스쿨 오디션을 통과한 6기의 교육에 나선 길라임은 스턴트배우를 하다 돌아가신 선배의 납골묘를 찾아가 후배에게 스턴트배우의 길에 대한 가슴 아픈 조언을 하게 되고 김주원은 그걸 몰래 듣게 됩니다. '스턴트배우의 길은 부자가 되는 것도 유명해지는 것도 아니다. 돈과명예를 줄 수 없다'며 액션배우에 대한 그녀만의 자부심을 분명히 하지요. 어쩌면 주체 못 할 돈을 소유하고 그 위력으로 세상을 살고 있는 외로운 주원에게 '돈 이상의 무엇'이 있다는 것을 무의식적으로 깨닫게 해주는 대목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돈과 명예가 아닌 자신만의 열정과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여자 길라임, 김주원이 꿈꾸던 결혼상대자의 조건으로 봤을 때는 한참 못미치는 여자이자 자신과는 전혀 다른 세계의 사람... 월세 30만원의 허름한 주택에 살고 있는 그녀에게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 자체가, 주원은 혼란스럽습니다. 자신의 삶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그녀에게 이미 풍덩 빠져버린 김주원의 행보가 궁금해집니다.


주연배우 박채린의 유치한 복수에 휘둘려, 그녀의 대역으로 백화점에서 낙하하는 장면을 수없이 반복하게 된 길라임인데요, 감독이 계속 호통을 치며 반복할 것을 요구합니다. 길라임은 충격의 고통을 숨기려 애쓰며 '죄송하단 말을 되풀이 하는데요, 바로 이때 주원이 멋지게 나타나, '제가 길라임씨 열렬한 팬이거든요'라고 떡하니 말해주는 멋진 테리우스의 모습이 깊은 인상을 주네요.


김은숙작가의 통통튀는 대사, 곳곳에 숨어있는 여러 작품의 패러디가 보는 드라마를 보는 또다른 재미를 주고 있습니다. 자신의 작품 '파리의 연인'을 [가슴에 손얹고 이 안에 너 있다]류의 드라마로 비유하기도 했고, 김주원이 길라임의 팔뚝 상처를 들여다 볼때는 하지원의 상처에 함께 애달파했던 그래서 지금까지도 패러디가 넘쳐나는 다모의 이서진을 보는 듯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고보면 하지원 남자복도 많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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