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tertainment On/시크릿가든 2010.12.21 07:00





라임에 대한 마음을 인정하기까지 자신의 인생 통틀어 가장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는 주원은, 라임을 찾아와 이제 대놓고 매달리고 있다고 얘기하지요. 하지만 주원이 제시하는 최선은 주원이든 라임이든 어느 하나는 거품처럼 사라져야 한다는 시한부 사랑입니다. 사랑하는 마음을 인정하고 라임에게 매달리고 있다고 말은 하지만, 현실적이고 논리적인 주원은 수많은 이해관계가 얽힌 자신의 결혼은 일생일대의 비지니스일 수밖에 없고 규정하지요. 그래서 미래는 제쳐두고 현재에 충실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겁니다. 똑똑한 주원은, '사랑은 잠깐이고 생활은 현실'이기에, 인생을 잠깐의 사랑에 걸고 평생을 견딜 자신이 없음을 솔직히 고백한거지요. 이렇듯 구구절절 옳은 말만 하는게 배려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냉정한 현실과 잔인한 미래일지라도 어쨌든 주원이 자신의 가치관에 입각하여 진지하게 라임을 대하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세상 어느 여자도 끝을 내놓고 사랑을 시작하진 않는다는 라임의 말에, 주원은 여전히 현실과 최선이란 논리를 되풀이하지만 이미 주원은, 라임을 만나지 못했다면 결코 느끼지 못할 논리이상의 무언가를 조금은 기대하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입술엔 여전히 논리와 이성을 달고 있지만 라임의 머리결을 감싸주는 손길과 논리를 넘어선 눈길을 보내주는 걸 보면 말입니다.


스스로 마음을 인정하고 대놓고 매달리고 있는 주원과 어느새 마음 한자락을 주원에게 내준채 혼란스러운 라임의 갈 길은 여전히 순탄치가 않습니다. 두 사람의 문제뿐 아니라 주변 상황 역시 꼬이고 있습니다. 이미 추억을 포기한 여자, 윤슬은 자신의 절망적인 상처 이상의 상처를 오스카에게 요구하기로 결심했지요. 그래서 오스카의 사촌인 주원과의 결혼을 본격 시도합니다. 주원 어머니의 지지를 업고 가족 모임에 주원의 예비약혼녀로서 오스카 앞에 당당히 모습을 드러내지요.


넌 항상 니가 손해보는 거에만 관심있지, 남 상처받는 건 안중에도 없어, 그게 살아온 방식이고 너란 놈의 인격이야’ 당혹스러운 가족모임 직후 오스카가 주원에게 한말입니다. 오스카의 주원에 대한 인식이 날카롭군요. 이런 걸 고정관념이라고 하지요. 이 말을 듣고 있는 주원은, 이미 그 고정관념 속 주원과는 쬐금 달라졌을 법한데요, 상처입은 오스카를 바라보는 주원은, 논리 이상의 무언가를 느낄 수 있었지요. 오스카의 지독한 아픔을 머리로 인지 한 게 아니라 가슴으로 느꼈다고나 할까요?  주원과 대화를 나누던 오스카는 길라임의 연락을 받고 라임을 만나러 나갑니다. 다분히 주원을 의식한 행동이었지요. 떠나는 오스카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주원은 윤슬에게 연락을 합니다.

사랑은 시한부 호르몬의 작용일뿐이라는 주원의 고정관념 역시 이미 흔들리고 있습니다. 주원과 윤슬이 오랜만에 자리한 카페에서 확연히 드러나지요. 아래는 이 두사람이 처음 맞선으로 만났던 1회의 장면입니다. 이미 그때부터 윤슬은 주원에게 정략적인 접근을 시도하고 있었지요. 당시 윤슬이 기획한 컨셉은 신파극 속 순정녀였습니다.

사랑없이 조건만 오가는 결혼 전 관심없어요(윤슬) 그러니까 정략결혼은 싫다? 네,
사랑? 물론 그게 중요한 사람도 있겠죠 사랑이란 호르몬질병에 목매 집안 학벌 능력 다 무시하고 말안통하고 수준안맞는 그걸 입술 맞대는 걸로 대신하는게 맞다고 봅니까?
천진난만하네요. 보기완 달리 백마탄 왕자보다 바보온달에 피가 뜨거워지는 타입이면 나두 사양이에요


그리곤 윤슬을 버려두고 혼자 쿨하게 일어나버렸지요. 까도남이었지요. 그런데 라임을 알아가고 있는 주원과 오스카에 대한 어두운 집착에 사로잡힌 윤슬의 현주소가 이번 12회에서 드라마틱한 대조를 이루는군요.

우리 형은 아직도 윤슬씨 사랑한다니까(주원) 지금 저한테 사랑의 효용가치에 대해 얘기하시는 거에요?
길라임씨 대단하네요. 어쩜 사람을 이렇게 변하게 만들죠?  그러니까요. 그 여자 하는 짓이 그래요.
전 이미 그런 호르몬질병따윈 치유된지 오래거든요.


 윤슬을 대하는 주원의 태도가 바뀐 이유

라임을 만나기전의 주원은 오스카의 고정관념 속 ‘그 놈’에 다름아니었는데요, 이제 윤슬 앞에 앉아 있는 주원은 예전의 까도남이 아니었습니다. 두가지 이유가 떠오르네요. 우선 길라임의 존재입니다. 사랑이란 걸 알기 전까지 주원은 세상에 눈치볼 것이 없었는데요, 모든 걸 가졌기에 딱히 소중한 것도 없었던 그에게 이제 지키고 싶은 것이 생긴겁니다. 그래서 라임과 자신의 관계에 강력한 위협으로 떠오른 윤슬 앞에서 더 이상 예전의 까도남일수가 없는 거지요. 엄마의 든든한 후원속에서 재등장한 윤슬에게 주원은 이제 냉소를 보내지 못합니다. 오히려 윤슬을 설득시키려는 듯 장황한 말을 하기도 하고 그녀의 말을 경청하는 자세를 보이네요. 메마르고 도도하기만 했던 주원의 얼굴에 시시각각 감정이 드러나기까지 합니다. 


그가 사랑 앞에서 약자가 되어버린듯 합니다. 맞선을 종용하던 엄마가 ‘길라임이 계속 한국에 있을 수 있을까’란 말을 했을 때, 주원의 눈빛이 흔들렸던 것도 같은 맥락이겠지요. 소중한 것을 갖게된 사람은 냉정할수가 없겠지요.
또 다른 이유는 주원에게 논리를 뛰어넘는 감성이 생겼다는 겁니다. 윤슬의 이런 무모한 도발에서 깊은 아픔과 상처를 느꼈기에.. 또한 ‘우리 형’ 오스카가 사랑하는 여자라는 것을 깨달았기에.. 그녀를 함부로 대할 수 없었을 듯 싶습니다. 이 두가지 이유로 윤슬로부터 ‘사랑의 효용가치를 말하냐'는 비아냥을 들어야 했지요. 처음 만남과 지극히 상반된 분위기속에서 말입니다.


주원은, 라임의 액션스쿨 워크샵에 우연을 가장하여 참가합니다. 워크샵이 끝나고 몇몇만 남아서 술잔을 기울이고 있는 늦은 밤, 주원은 거실바닥에 이불도 없이 누워 잠이 든 라임이 안쓰럽습니다. 동시에 근래들어 쳐다보는 것도 쉽지 않게된 길라임을 맘껏 바라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합니다. 주원은 그녀에게 이불을 덮어주고, 그 앞에 누워 하염없이 라임을 바라봅니다. 근데 잠들어 있는 라임의 표정이 편치 않아 보입니다. 혹자는, 주위에서 누군가가 시끄럽게 노래를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을 법 하지만, 이미 진지하게 한 여자를 들여다보기 시작한 남자의 눈속엔 그녀의 슬픈 꿈이 보였습니다. 그래서 남자는 조심스레 손가락을 들어 살짝 꿈길을 터줬지요. 그리고 꿈결처럼 둘은 다시 만났습니다.

당신 꿈 속은 뭐가 그렇게 맨날 험한건데. 내 꿈속에 당신이 있거든
나랑은 꿈속에서도 행복하지 않은건가. 그래두.. 와라.. 내일도. 모레도.

후회할지도 모르는 미래, 꿈결에서조차 행복하지 않을지라도 그들은 어쩔 수 없는 운명속으로 이미 끌려들어가고 있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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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비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