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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스타&연예

위대한탄생, 이은미의 가슴을 울린 이동미의 꿈


    심사위원의 마음을 뒤흔들고 탈락한 이동미

어제 위대한 탄생은, 다음을 기약하는 이동미의 눈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그녀의 눈물이 오랜 여운을 주는데요, 그런 면에서 그녀는 자신의 노래에 노래 이상의 무엇을 담아낸 것이 분명합니다. 그런데 그녀는 결국 2차예선에서 탈락하고 말았지요. 참 애석한 일입니다.


그동안 위대한탄생의 심사과정을 꾸준히 지켜보며 배운것이 있습니다. 노래는 단지 목으로 부르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담아낸다는 것이지요. 한 소절의 노래를 듣고 참가자의 마음가짐과 그 사람이 살아온 삶의 궤적을 짚어내는 심사위원들의 안목이 인상적이었습니다. 2차예선까지 올라올 정도면 참가자들의 노래실적은 모두 일정수준이상입니다. 이런 참가자들 중에서 합격과 탈락을 가르는 미묘한 차이는 결국 듣는이에게 마음의 떨림을 줄 수 있느냐 일텐데요, 심사위원들이 꾸준히 지적해온 '진심의 전달'이란 말이 이제야 납득이 되더군요. 그래서 연애해본 경험이 있냐, 이 노래의 가사를 이해하냐, 나이도 어린데 이런 경험이 있냐, 어떤 마음으로 노래하냐 등등의 질문이 많았었고, 또 모창이나 과도한 기교에 극도의 거부감을 보였던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참가자들의 노래를 듣다보니 정말 각자의 노래에서 각자의 삶을 엿볼 수가 있었는데요, 노래에는 사랑의 마음, 아픔, 좌절, 절실함이나 노래 자체를 즐기는 마음까지.. 이들의 표정만큼이나 다양한 색깔이 있음을 보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노래에 절실함이 물씬 풍겼던 참가자로 정희주이동미를 꼽고 싶습니다. 노래가 너무 좋아 노래에 인생을 건 사람들이지요. 이 두사람은 1차예선에서 똑같이 성대를 혹사시키는 '소리지르기' 창법을 지적받은 바 있는데요, 정희주는 단 하루만에 자신의 샤우트 창법을 성공적으로 교정해내 2차예선을 통과했습니다. 방시혁은 이런 정희주의 모습에 박수까지 쳤지요. 반면 이동미는 굵은 눈물을 끊임없이 흘리며 돌아서야 했습니다.


공개오디션에서 김태원으로부터 잃어버렸던 80년대의 소리를 찾았다란 평가를 들었던 이동미인데요, 1차예선에선 너무 가혹한 성대혹사로 더이상 노래부르기 힘들것 같다는 지적을 받았었습니다. 그녀도 2차예선을 앞두고 정희주처럼 창법을 바꾸고자 노력했지만, 소리가 나오지 않아 좌절했지요. 결국 마지막에는 고음위주의 연습만을 반복하더군요. 그리고 이어진 2차예선 무대, 그녀는 '거위의 꿈'을 불렀는데요, 노래 전반부의 저음을 제대로 표현할 수 없을정도로 그녀의 성대는 피폐해져 있었습니다. 소리를 알아듣는게 편하질 않더군요. 고음부분 역시 초반에 샤우트창법을 의식한 듯 조심했으나, 이런 식으론 고음 역시 소리가 나오지 못했지요. 결국 어쩔 수 없이 소리를 쥐어 짜야했습니다. 상할대로 상해버린 성대는 오직 '소리지르기'만을 허락하고 있었지요. 그런 이동미를 보는 심사위원들의 마음도 무거웠습니다. 그만큼 노래에 대한 그녀의 꿈과 절실함은 심사위원들에게도 전달이 되었지요. 방시혁도 여운을 보였지만 특히 이은미의 고뇌가 깊어보였습니다. 이제 더이상 노래할 수 없을 것 같은 성대, 그래서 마지막 무대가 될 것만 같아 차마 중단시킬 수 없었다고 말하는 이은미의 표정에는 깊은 슬픔이 배어있었지요. 만일 이동미가 혼자 연습하지 않고 진작에 괜찮은 노래선생님을 만났다면 이런 비극은 없었을 거란 지독한 안타까움이 묻어났습니다.


이동미의 노래가 끝나고 다음 사람의 노래가 이어졌지만 고개 숙인 이은미는 여전히 이동미의 꿈에 억눌린 채 이동미에게서 헤어나지 못했습니다. 그 다음 김혜리의 차례가 되었을때야 비로소 고개를 든 이은미의 표정은 그제야 홀가분한 상태였지요. 그때 이은미는 이미 마음을 정한 것 같은데요, 비록 참가자의 당락은 심사위원들의 합의를 통해 결정되지만 한사람의 멘토가 강하게 의견을 고집하면 합격을 관철시킬 수도 있었습니다. 1차 예선에서 멘토 김윤아는 아예 탈락했던 정희주에게 2차 예선의 기회를 주기까지 했지요. 하지만 이동미는 결국 탈락했습니다. 공개오디션에서부터 이동미에게 큰 호의를 보였던 김태원 역시 그녀의 노래에 대한 사랑만을 확인하는 수준에서 그녀를 놓아줬지요.


제작진 입장에서 이동미는 합격시키고 싶은 인물일것입니다. 비록 오디션프로그램이긴 하지만 위대한탄생에는 드라마도 필요합니다. 슈퍼스타k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도 참가자들의 드라마가 있었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그녀의 눈물에는 많은 드라마가 녹아있습니다. 하지만 일단 이은미를 포함한 심사위원들은, 그녀의 실력을 떠나 당분간 그녀의 성대를 혹사시키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개인적으로 공개오디션때부터 이동미의 거칠고 탁한 고음에 매력을 느꼈습니다. 어찌보면 노래못하는 것 같고 어찌보면 개성있는 매력이 넘치는 그녀의 보이스인데요, 그 음색이란 것이 결국은 자신의 성대를 갉아 먹는 댓가였다면, 역시 음악 선배들의 결정에 따를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노래를 마치면 언제나 큰 절을 올렸던 이동미, 자신의 노래를 끝까지 들어주신 것에 대한 감사의 표현이라고 했던 그녀는 어제도 떠나기전 큰 절을 잊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줄줄 흐리는 눈물 너머로 미소를 만들어 냈지요. '오늘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계속 노래를 하실분이시죠?'란 김태원의 질문에, 흐르던 눈물을 멈추고 확신을 담아 당연하다 답했던 그녀인데요, 계속될 그녀의 도전에 응원의 마음을 보태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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