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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스타&연예

카라에서 조성모까지, 연예인이 우스운가?




조성모와 그의 소속사간의 갈등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미 소속사측은 조성모가 전속계약 의무를 위배했다며 3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상태이고, 이에 조성모 측은 소속사로부터 폭행과 폭언에 시달리며 신변의 위협까지 느꼈다며 형사고발 등 강력히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실이 가려지려면 좀 더 지켜봐야 겠지만 조성모측의 보도자료를 접하니 황당할 지경입니다. 소속사의 사장이 위압적인 태도로 욕설과 폭행을 일삼았다고 했는데요, 어처구니가 없는 내용입니다.


잠깐 카라의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카라사태는, 이미 사건 자체가 대중들에게 외면받고 있습니다. 가수협회장 태진아씨가 중재에 나서며 사태해결의 전망이 밝다고 말했지만, 이미 사람들은 카라의 이야기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지요. 그런데 개인적으로 카라사태의 발단을 보며 씁쓸했던 점이 있었습니다.
처음 카라3인이 계약해지를 통보했을때 내건 명분은 '인격 모독을 못 참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에 소속사는 근거없는 주장이라며 일축하면서도 수익분배 구조 개선등을 운운하며 사태해결에 안간힘을 썼었지요. 아래는 카라3인의 계약해지통보 다음날 MBC 뉴스데스크에 보도된 소속사 관계자의 인터뷰 내용입니다. '"애들한테 조금이라도 더 가게끔해서..조정하는 과정이었고요. 이게 금액으로 따지면 2배정도 되는 거죠..." 이처럼 당시 소속사 관계자는 공중파 뉴스인터뷰에서조차 카라멤버를 '애들'이라고 지칭했습니다. 동생이나 가족 대하는 듯한 친근감으로 봐야 할까요. 설령 그렇다 해도 공식석상에서의 발언치고는 상당히 불편했습니다.


하물며, 카라멤버들은 인격적 모욕을 말했습니다. 소속사에서 외부인에게조차 '애들'이라 지칭하는 마당에 내부적으로 어떻게 상대해 왔을지 별 상상이 다되는 대목입니다. 카라사태를 악화시킨건 분명 부모들의 오지랖입니다. 트위터나 일본방송과의 인터뷰등에서 자꾸만 이들 부모들의 '누워서 침뱉기'신공이 나오면서 팬들은 점차 염증을 느끼기 시작했지요. 하지만 멤버들을 '애들'로 보는 소속사를 상대로 과연 카라멤버들이 제목소리를 낼 수 있었을지 의심스러운 것도 사실입니다. 이번 카라사태에서 정작 카라멤버들의 선택이나 의지가 있었는지 안타까운 부분입니다. 소속사에게 있어, 카라멤버들은 전혀 인격체로서 인정받지 못했던 단지 '애들'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우리나라의 스타양성 시스템 하에서 아이돌스타가 소속사에 목소리를 내는 것은 퍽 힘든 일인가봅니다. 그런데 어제 보도된 조성모사태를 보니, 소속사의 인격모독은 나이 어린 아이돌에 한정한 것만은 아닌가 봅니다. 조성모라면 한때 인기의 최절정에 섰던 경력 12년차의 베테랑가수입니다.
서른 중반의 중견가수조차 소속사의 인격모욕에 시달렸다는 것이 어처구니없습니다. 하물며 아이돌이야 오죽할까 싶습니다. 카라사태나 조성모사태를 보면 일본에서의 수익분배나 여행상품의 악용 등 돈문제를 먼저 생각할 수 있겠지만, 더 본질적인 문제를 지적하고 싶습니다.
바로 한국인의 상하관계에 대한 인식말입니다. 만약 아들이 아버지의 뜻을 거스른다면 아버지는 아들에게 기분 나빠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아버지로서 서운한 감정이지요. 근데 문제는 이러한 가족적인 감정을 사회나 조직에 까지 확장하려 드는 우리네 성향입니다. 후배가 선배를 거스른다든가. 부하직원이 사장에게 자기 생각을 똑바로 이야기한다든가, 자기 목소리를 내는 것에 배신감마저 느끼는 정서 말입니다. 소속사 사장에게, 소속 연예인이 자신도 생각이 있으니 인격적으로 대해달라고 하면 이치를 따지기에 앞서 기분부터 나빠합니다. '네가 감히 나한테...' 이런식이 되기 싶지요. 카라멤버들이 인격을 운운하고, 조성모가 출발드림팀 출연을 고집했던 것을, '감히 니가'류의 괘씸죄로 받아들이는 사장님들의 인식말입니다.


가족의 가치를 사회 전체로 쉽게 확대시키다보니, 쉽게 형님, 아우로 연결되어, 정을 나누는 것까진 좋은데 윗사람은 아랫사람의 인격자체를 우습게 취급하는 경우를 자꾸 보게 됩니다. 연예인을 돈벌이 수단으로 보는 것도 안타까운 노릇이지만, 이렇듯 아랫사람을 우습게 생각하고 만만히 여기는 풍조가 여전하다면, 다시말해 소속사에 얽매여 우습게 취급받는 것이 우리네 연예인의 현실이라면, 지금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우리의 한류도 금새 그 밑천을 드러낼 수 밖에 없습니다. 인격체로서 자신의 뜻을 기꺼이 펼치기 보단 사장님 눈치보며 숨죽이며 활동하고 있는 것이 바로 한류의 주역들인가요. 부당한 것을 부당하다고 말해도, 과연 부당한지를 따지기에 앞서 '니가 감히..'부터 따지는 풍토가 안타깝습니다. 신한류에 기뻐할 것이 아니라, 신한류를 진정 감당하고 지속시킬 수 있는 시스템과 문화가 과연 우리에게 있는지 고민스러운 대목이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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