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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스타&연예

무한도전, 박명수의 억지 랩을 미소로 볼수 있는 이유




이번 무한도전 일본여행편에서 박명수의 표정은 그리 밝아보이지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열심히 하고자 하는 모습을 보여줬지요. 무한도전 구호까지도 립싱크를 하며, 에너지를 아꼈던 박명수는 오호츠크해 랩을 선보이며 애쓰는 모습이었습니다. 이동하는 열차 안에서도 즉석에서 고안한 게임들을 선보이며 분위기를 띄우려고 노력했지요. 멤버들도 호응하여 열심히 참여해주었었습니다. 그런데 박명수의 이러한 노력이 정말로 분위기를 살렸는지는 상당히 의심스럽습니다. 분위기는 살지 않는데, 멤버들은 열렬히 호응해주는 느낌이었지요. 평소에 악마이미지를 갖고 있는 박명수는 멤버들 괴롭히기에 앞장서던 캐릭터였고 그에게 많이 당한 멤버들은 박명수에게 틈만나면 복수할 기회를 노리는 듯 한 모양새로 웃음을 주기도 했었는데요, 이번 일본여행편만은 유독 박명수를 챙겨주는 모습이었지요.


일본 오호츠크해여행을 시작하는 오프닝부터 박명수는 기운이 없어 힘들다며 에너지를 충전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요즘 기뻤다 슬펐다하며 마치 조울증인 것 같다며 하소연하는 모습에서 약한 모습이 언뜻 비치기도 했었지요. 호통명수로 캐릭터를 잡고 멤버들을 괴롭히던 쩜오인자인 박명수의 색다른 모습이었습니다. 멤버들에게 외모굴욕을 당해 꼴찌를 했을 때도 당연한 결과인듯 겸허하게 받아들였고, 우여곡절끝에 꼴찌 벌칙을 면하게 되었을 때도 숨을 몰아쉬며 안도하는 모습이었지요. 언제나 1인자 유재석을 시기하는 듯, 자리를 빼앗으려는 리액션으로 깨알같은 재미를 주던 자신감은 온데간데 없었습니다.


무한도전의 일본촬영이 보도되던 무렵, 동시에 터진 뉴스가 바로 '뜨거운 형제들'의 마지막 촬영소식이었습니다, 뜨형의 1인자라고 할 수 있는 박명수가 무한도전 촬영으로 막방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보도가 있었지요. 이에 대해, 이해한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비난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뜨형으로 일밤을 뜨겁게 만들겠다며 호언장담한 바 있고, 뜨형으로 지난 연예대상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박명수에게는 뜨형 역시 큰 의미가 있는 프로그램이었을 텐데요. 프로그램의 리더로서 프로그램의 마지막을 함께 하지 못한 것도 마음이 무거울텐데, 인기있는 프로그램을 쫓아 이미 폐지가 결정된 뜨형을 버린 것은 비인간적이지 않느냐는 지적은 그에게 마음의 상처로 남았을 법 합니다.
그래서인지 일본여행 내내 박명수의 얼굴엔 그늘이 드리워져 있었지요. 이런 박명수를 의식해서인지 이번 오호츠크 특집편에서는 박명수를 배려해주는 멤버들의 모습이 유독 눈에 띄었습니다. 1편에서 기차 속 게임을 할때도 박명수가 고안한 게임들은 다소 썰렁한 면이 있었습니다. 게임이 계속될수록 실수도, 틀리는 사람도 나오지 않을 것 같은, 늘어지는 게임이었지요. 하지만 유재석은 계속 분위기를 이어줬고 멤버들도 흥을 돋우려 노력했습니다.


오호츠크해 유빙의 장관앞에서 멤버들은 옛추억을 떠올립니다. 멤버들은 지난 7080특집에서 오호츠크해 돌고래 떼죽음을 랩으로 소화했던 박명수에게 즉석랩을 제안했지요, 박명수는 고개를 숙인 채 진지하게 랩을 고민합니다. 비장감마저 느껴졌지요. '할머니가 굴러서 전치 4주 뿡뿡뿡..1하면 일본, 2하면 이란, 3하면 삼별초...'
열과 성을 다했지만 시원한 웃음을 유발하기엔 영 어색했습니다. 그런데 멤버들의 반응은 상당히 성실했지요. 다소 억지스럽게 이어지는 그의 랩에 즐겁다 재밌다 박자를 맞춰주었습니다. 박자가 틀려 계속 다시 도전하는 박명수에게 힘을 실어주며 꾸준히 응원해줬지요. 평소같으면 누구하나라도 나서서 재미없다고 깽판을 놓아야 정상적인데, 랩에 임하는 박명수나 뒤에서 박자를 맞춰주는 멤버들이나 그저 열심이라는 인상이었지요. 
 

뜨형의 폐지소식 그리고 막방 불참에 대한 비난, 모두 박명수에게 버거웠을 짐이었겠지요. 그리고 가족같은 멤버들도 그 소식을 모를 리 없습니다. 그래서 멤버들은 그렇게라도 힘을 주고 싶었을 겁니다. 작년부터 유독 체력이 딸리고, 힘이 부치는 모습과 다소 안일한 방송태도 때문에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던 박명수지만, 이번 여행에서만큼은 힘든 상황에서도 나름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래서 쓸쓸했습니다. 또 측은한 형의 기운을 북돋워주려 박수쳐주는 동생들에겐 숨겨진 배려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또 쓸쓸했지요.

무한도전을 하며 결혼을 한 유재석, 박명수, 정형돈처럼 좋은 소식을 전해준 이도 있지만, 노홍철, 하하, 길처럼 결별의 마음 아픈 소식을 전해준 이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겪으면 평소에는 짓궂던 멤버들도 은근히 조심하며 슬쩍 어깨한번 두드리는 것으로 힘을 실어주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인간미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이지요. 물론 시간이 지나 실연의 상처가 흐릿해졌을 땐 간혹 언급을 하는 짓궂음도 있지만 말입니다. 이번 여행동안 결별소식이 전해진 길에게도 마찬가지었습니다. 무인 간이역에서 메세지를 남기기로 한 그들, 혼자서 적은 메모를 몰래 숨겨쥐고 있던 길의 메모를 빼앗아 확인한 유재석은 이를 예능으로 활용하지 않고 덮었지요. 궁금해하는 멤버들에게 단호히 공개하지 않고 그냥 넘겨주었습니다.


마음아픈 일이 있을 때, 호들갑스럽게 위로해주기 보단 말없이 기운을 북돋워주는 격려의 모습이 더욱 진심으로 다가올 때가 있습니다. 바로 이러한 모습때문에 무한도전멤버들에게 정감이 가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정감때문에 웃기지 않은 박명수의 랩을 보며 차마 웃음은 나오지 않고 그렇다고 유치하다 외면할 수도 없는 묘한 느낌을 떨치수가 없었지요. 안쓰러울정도로 열심히 하는 박명수와 그의 뒤에서 열심히 리액션을 만들어 내는 멤버들... 에러가 난 개그코드에 웃음을 보내진 못하고 슬쩍 미소만 보낼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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