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tertainment On/스타&연예 2011.04.12 07:00


                      제2의 장재인이 없다

지난주부터 '위대한 탄생'(이하 위탄)은 본격적인 생방송체제로 접어들었습니다. 슈퍼스타K 역시 슈퍼위크에 접어들면서 대중들의 관심을 고조시켰듯이, 서바이벌 오디션의 절정은 대국민 투표일 것입니다. 그런데 지난 주에 있었던 '위탄'의 무대는 뜨거운 관심에도 불구하고 대체로 감흥이 다소 떨어진다는 느낌을 줬습니다.

그 이유는 우선, 아마츄어다운 풋풋함이 적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8090 노래였음에도, 에코가 너무 들어간 음향효과라든지, 아이돌무대에서 익숙하게 들어온 MR도 많았으며, 과도한 메이크업으로 첫인상과도 동떨어진 참가자들의 인상, 그리고 늘어지는 편곡까지..왠지 부자연스러운 인상을 줬습니다. 그런데 더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멘토 제도 탓이라는 의구심이 듭니다. 위탄에게 있어 멘토제는 슈퍼스타K와의 차별을 위한 핵심적인 제도입니다. 그런데 바로 이 멘토제 때문에 멘티들의 음악적 자유가 제약을 받고 있는 건 아닌가 싶은 거지요.
 

슈퍼스타K에서도 꾸준히 참가자들을 트레이닝 시키고 부수적인 의상코디도 해주는 등 나름의 지원을 해줬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방송에서 보여질때에는 이들 참가자들이 스스로의 역량과 노력에 따라 주도적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인상을 줬습니다. 게다가 음악적인 개성도 인물마다 드러났지요. 대표적인 인물은 장재인일텐데요, 장재인은, 그녀의 독특한 음색 못지 않게 매 무대마다 선보이는 자신만의 독창적인 편곡능력 때문에 신선함을 줬습니다. 김지수와 함께 선보였던 '신데렐라'의 경우, 아마츄어와 프로의 묘한 경계선을 경험하게 해줬지요. 이후 이문세의 노래를 다시 해석한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을 자신만의 노래로 완벽하게 소화함으로써 이문세로부터 '눈물 날 뻔 했다'는 극찬을 받기도 했었지요. 자신만의 확고한 스타일로 매 무대 마다 대중의 기대에 부응하는 싱어송 라이터로서의 모습을 확연히 드러냈습니다. 슈퍼스타k가 케이블의 한계를 극복하며 대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이러한 개성있는 캐릭터가 자신만의 음악을 선보일 수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대중들을 늘 기대하게 만들었지요.


그런데 위탄의 멘토제 아래에서는 선생님 말 잘 듣는 아이를 선발한다는 느낌을 줍니다. 멘토가 지적한 것은 반드시 고쳐야만 하는 절대악일뿐이지요. 이를테면 이은미가 꾸준히 지적했던 백청강의 콧소리는 자신만의 개성일수도 있습니다. 그걸 너무 의식하다보니 콧소리의 단점을 없애는 만큼 자신의 개성마저 잃게 되는 건 아닐지 의구심이 들기도 합니다. 전문가가 절대적인 선을 긋고 그것을 강요하다보면 자기 자신을 상실할 수도 있다는 거지요.

가장 아까운 인물로 데이비드 오와 조형우를 들고 싶습니다. 이 두사람은 싱어송라이터를 지망하며 위탄에 지원했지요. 이들은 장재인같이 개성있는 음악을 선보일 자질이 충분히 있었습니다.


조형우는 예선에 자신의 자작곡을 들고 나왔었지요. 당시 인터뷰에서 자신처럼 대학생활을 재밌게 한 사람도 없을 거라며 대학가요제 출전 경험을 떠올렸는데요, 대학가요제 속 조형우는 까불까불하고 생동감 넘치는 모습이었습니다. 일전에 멘토들이 묘사했던 교회오빠같은 바른 이미지는 오히려 멘토제도 아래에서 숨죽이며 지내온 결과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런데 멘토들은 그에게 다른 모습을 요구했습니다. 나이트도 다니는 쫌 노는 오빠로 말이지요. 이래저래 다양한 모습을 요구당하는 속에서 조형우는 자신의 모습을 잃어가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신승훈 멘토스쿨 당시, 기라성 같은 가수들 앞에서 자신의 자작곡을 쳐다볼 분위기도 아니었지요. 자신의 모습과 자신의 개성과 자신의 음악은 사라지고, 최고로 조직된 시스템 아래에서 뛰어나고 잘난 사람의 가르침대로 따라갈 뿐입니다. 그리고 그 결과로 보여진 생방송 무대에서 그는 짜맞춰진 어색함을 보여줬습니다. 잘 맞춰진 시나리오에 따라 손짓도 하고 톤의 강약을 조절했으며 표정에도 음악의 분위기를 담아냈으나 그 자체가 강요된 자유였지요. 어쩌면 당시 무대에서 심하게 떨렸던 그의 얼굴은 이러한 강요에의 본능적인 반발이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처음 미국 오디션에서 자유로운 음악인의 기질을 보여준 데이비드 오의 모습 역시 간데 없습니다. 방시혁 역시 이렇게 말한 바가 있지요. '미국에서 봤을때는 자유로운 이미지가 멋졌는데, 너무 기가 죽었는지 지금은 왕따 이미지'라고 했습니다. 멘토파이널에서의 경직된 모습은 보기에 안쓰러울 정도였습니다. 확실히 데이비드 오의 어깨는 쳐져 있었지요. 생방송 무대를 앞두고는 방시혁도 자신의 훈육방식을 반성했는지 데이비드 오의 의견을 많이 반영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코디나 의상도 나름 수수하게 예전의 모습을 찾은 느낌이었지요. 하지만 한번 위축된 데이비드 오의 음악은 제자리를 찾지 못했습니다. 데이비드 오가 자신만의 자유로운 영혼을 되찾지 못한다면, 그는 위탄 때문에 오히려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버리는 셈이 되겠지요. 공교롭게도 이 두 사람은 위대한캠프 당시 한 조가 되어 2NE1의 'I don't care'를 자신들만의 개성에 맞게, 전혀 새로운 분위기로 편곡해 불렀던 적이 있습니다. 자유로운 분위기가 돋보였었지요. 그리고 그것이 개성있었던 마지막 모습이었습니다. 처음 모습과는 너무도 변해버린 조형우와 데이비드 오를 보면서, 자신만의 음악을 실컷 뽐냈던 장재인이 생각납니다. 시키는대로 하는 음악엔 뭔가 허전함이 남을 수 밖에 없습니다.


멘토제도 아래에서는 스스로 일어나는게 쉽지 않습니다. 위대한 음악의 선배가 이끄는 방식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지요. 물론 모든 멘토가 개성을 무시하는 건 아닙니다. 김태원은 이런 말을 했지요. '난 멘토지만 가르치지 않는다. 너희들만의 무언가를 끄집어내려 할뿐... 음악은 발명이 아니다, 발견이다' 김태원이 멘토로서 가장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는 근간은 바로 이런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모습을 머리속에 그려놓고 이에 맞추도록 제자들을 강요할 때, 제자들은 스승의 아류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자신의 개성은 함몰되고 말겠지요. 과연 위탄 최후의 승자는 말 잘 듣는 모범생이 될지, 자신만의 개성을 지켜낸 자가 될지 지켜볼 일입니다.

요 아래 손가락 모양은 추천버튼입니다. 감사합니다.


Posted by 비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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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gardenland 2011.04.12 07: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무언가 캐릭터가있는 참가자가 없는것같습니다.
    흠 글 잘보고갑니다

  3. 옥이(김진옥) 2011.04.12 07: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글 잘 보고 갑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4. 햇살가득한날 2011.04.12 09: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긴 그렇네요. 그 자유분방한 데이비드 오가 규격화 되어버리고 있으니...
    트레이닝이라는 것도 좋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서로 닮아버리는 모습이 되는 것 같습니다.
    잘 봤습니다^^ 좋은하루되세요~

  5. 스마일타운 2011.04.12 09: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첫 오디션때는 다들 개성이 있었지만
    함께 연습하고 배우면서 익숙하게 길들여지는것 같네요.
    행복한 하루 되세요.

  6. 사자비 2011.04.12 09: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가 전에 제 글에서도 쓴적이 있지만 방시혁에서 데이비드오가 이전의 강점을 살리기는 어렵지 않나 싶어요.

    한 두달전쯤에 쓴 글인데 거기서 전 데이비드오가 그를 지목했던 멘토 중에서 김윤아를 선택했어야 한다고 적었었조.

    자우림 밴드가 공연장에서 활동하는 것을 직업 함께 보고 연습도 같이 하면서 그런 분위기속에서 성숙해가는게 더 자은 선택이라 보았던 것이구요.

    참 그리고 멘토제는

    장점이면서 조금이라도 부실해지면 단점이 될 수 있는 부분이니
    앞으로도 언제든지 경계해야할 일인거 같습니다.

  7. 꽃집아가씨 2011.04.12 10: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전 장재인을 본적이 없어서 속상하네요.
    늘 위탄만보니...
    그래도 정리 잘해주셔서 잘 보고가요^^

  8. 리우군 2011.04.12 11: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금같은 시스템에서는 뮤지션의발견이 아닌 아이돌의 제작일뿐이죠 ㅠㅜ

  9. 미루 2011.04.12 11: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프로듀서나, 작곡가, 뮤지션등 전문가들이 뽑은 가장 선호하는 순위에
    슈스케의 경우 음악성과 가창이 조화가된 장재인, 존박, 허각이 거의 세손가락에 꼽혔던것에 비해
    위탄은 권리세가 상업성이라는 관점에서 가장 높은 지명도를 받고 있으니
    말다한거죠. 음악적으로나 스타성으로보나 그만큼 될만한 떡잎은 없다는 소리입니다.

  10. 닥터콜 2011.04.12 12: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멘토제가 좋긴 합니다만 그런 반면에 가수가 갖고있는 본연의 개성은 몰수당하고 상업주의 논리에만 맞는 가수들을 키우려고 노력하니 이런 결과가 나오지요..씁쓸한 현실입니다.

  11. 맞아요 2011.04.12 12: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2의 장재인은 아마 앞으로도 못나올걸요

  12. 로사아빠! 2011.04.12 13:1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지수나 장재인 같은 사람들이 나올꺼라 기대했지만,
    안타깝더라고요. 약간은 전형적인 캐릭터가 많은거 같아요.

  13. Shain 2011.04.12 13: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확실히 규격화된 품질(?)은 보장할 수 있을 지 몰라도
    개성있는... 가수를 키우기엔 무리가 있는 제도인지 모르겠습니다...
    가요계의 스승이란 건 그만큼 룰이 확실한 가수들이란 뜻도 되니
    장단점이 있겠네요
    여러모로 모방한 프로그램들은 문제가 생길 수 밖에 없나봐요

  14. 대한모 황효순 2011.04.12 13: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왕~~김태원씨 너무 멋진 멘토십니다.
    참으로 안타깝네요~

  15. 하루 2011.04.12 18: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부분 동감하며..

    우리나라 서바이벌 오디션에서, 보컬이 1순위가 아닌 싱어송라이터 계열의 참가자들은 대체로 정통파 보컬들한테 밀려서 고전을 면치 못하더군요.
    또한 슈스케 역시 싱어송라이터인 장재인에게 미니스커트를 입히고 춤을 추게 하거나 짙은 스모키 화장을 시키고 정신사나운 무늬의 레깅스를 입히는등 외적으로 무리하게 했죠. 선곡도 자신의 보컬을 잘 살릴 수 없는 불리한 것들이 많았구요.
    장재인은 3위에 그쳤지만 거기까지 버틴 것이 신기할 정도에요.

    슈스케 역시 개성강한 싱어송라이터에게는 잔인한 프로그램이었어요.
    다만 위탄보다 편곡과 무대 꾸미는 것에 대한 의견을 참가자에게서 청취하고 적극 수렴해주엇다는것, 멘토가 없다는 거는 마음에 들어요.

    위탄은 멘토들을 벗어나서.. 참가자들이 스스로의 음악적 역량을 뽐내는 장면을 생방 중 한 장면이라도 만들어냈음 좋겠어요. 이대로는 멘토들이 시키는대로 열심히 하는구나, 착한 아이라는 생각만 들지 소름끼치는 느낌을 받을 순 없을 것 같다는..

  16. 연리지 2011.04.12 21: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2, 제3의 장재인이 계속 나와 주길 빌어 봅니다
    화이팅!

  17. ann 2011.04.13 00: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글인거 같습니다.
    그냥 편하게 이야기 하면 슈스케가 더 재미있고 슈스케출연자들이 더 정이가고 그래요..
    물론 위탄을 나쁘게 보는건 아니지만요...내용 구성 편집까지...아무래도 경험있는 슈스케가 나은거 같습니다.

  18. son 2011.05.16 02: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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