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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스타&연예

위대한탄생 이태권, 도대체 매력의 정체가 뭘까



어제 위대한 탄생에서 단연 돋보이는 무대는 이태권이었습니다. 기존의 음악프로그램에서 접하기 어려웠던, 신선하면서도 개성넘치는 빼어난 무대를 보여줬지요.

이태권은 위대한캠프 당시 가장 많은 멘토들의 선택을 받았던 인물이었습니다. 그만큼 주목받아 왔던 참가자였지요. 꾸준히 멘토들의 칭찬을 들어왔습니다. 위대한 캠프 당시, 팝송을 불러보라는 멘토의 요구에 70년대 디스코장르의 stayin' alive를 불렀던 그의 모습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는데요, 무표정에 아무 리액션이 없이 노래만으로도 감흥을 준다는 것이 신기했지요. 그러나 이렇듯 주목받았던 이태권은, 다른 참가자들이 두각을 나타내면서 조금씩 잊혀지는 듯 했습니다. 분명 실력이 출중하긴 한데, 늘 비슷한 무대였기에 새로움을 느끼기가 어려웠었지요. 진정성이 느껴지는, 고요하면서도 청아한 그만의 독특한 음색은 여전했지만, 듣는 이의 감성을 흔들어줄 무언가가 다소 부족한 느낌이었습니다. 딱 2% 부족한 기분 말이지요. 그러다보니 개성 뚜렷한 창법으로 두터운 팬을 확보하고 있는 셰인이나, 카멜레온 같은 모습으로 팬들에게 어필하고 있는 백청강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목 받지 못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우락부락한 외모, 까무잡잡한 피부, 모나리자라는 별명을 낳게 한 보이지 않는 눈썹 등...어찌보면 험상궂은 인상입니다. 그런데 결코 잘생기지 않은 그의 외모는 아이러니하게도 전혀 거북하지가 않습니다.
늘 무표정에 우락부락한 얼굴로 무뚝뚝한 모습의 절정을 보여주는 듯 하지만, 이태권의 표정은 노래가 시작됨과 함께 달라집니다. 조용한 노래를 부를 때 지긋이 감은 두 눈에서, 그리고 노래속의 감성을 그대로 녹아들게 만드는 조용한 눈빛에서 그의 노래는 힘이 있었습니다. 노래하는 이태권은 그래서 멋졌지요. 하지만 그동안 정체되어 있었다는 느낌입니다. 그런데 이번 무대에서 이태권은 그 어느때보다도 빛났습니다. 가히 독보적인 무대를 선보였지요. 잔잔하면서도 힘있는 목소리, 호소력있는 음색은 변함이 없었지만 이날 그는 전혀 새로운 매력을 덧입었습니다. 바로 무대에서 진정 자유로운 생동감이었지요. 이날 선보인 노래는, Bad case of loving you라는 영화 '친구'에서의 달리기 장면처럼 빠르면서도 비트감이 느껴지는 경쾌한 곡이었지요. 게다가 장난처럼 보여준 김태원멘토의 제스춰가 무표정의 이태권에게는 매우 적절한 퍼포먼스로 살아났습니다.
 

스스로 신나는 무대를 관객과 함께 즐기고 싶었다는 바람 그대로, 이태권은 무대에서 진정 즐기는 모습이었습니다. 강한 비트로 시작된 노래에 심취해 다리로 박자를 맞추면서 시작된 그의 노래는 마디마디 마다 강약을 조절해나가며 리듬을 타고 나아갔습니다. 여전히 힘있는 목소리는 중간중간 들리는 비트있는 기타소리보다 강렬했으며 중간중간 보여준 손가락제스춰나 표정엔 생동감이 넘쳤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눈에 띄는 모습은 바로 몸놀림이었지요. 그의 동작은 어찌보면 상당히 어설펐습니다. 다리를 떨며 박자를 맞추고 양손을 추켜들다가 몸을 구부정하게 숙이기도 하는 등의 몸짓을 보여줬지요. 하지만 전혀 어색하지 않았습니다. 진정 즐기는 자의 노래에 따라오는 자연스러운 표현이라고나 할까요. 그의 자신감 넘치는 표정과 더불어 신선한 그의 율동은 보는 내내 편안했습니다.

신선한 율동이 있었던 이태권의 무대와 비교되는 무대라면 역시 노지훈일텐데요, 노지훈은 멋들어진 하얀 중절모를 손에 들고 리듬을 타며 백댄서들에게 둘러싸여 한 편의 뮤지컬을 보는 듯한 화려한 무대를 선보였지요. 노지훈의 손짓 하나하나는 숱한 연습과 반복으로 꽉 짜여진, 군더더기 없는 연출이었습니다. 노지훈의 멘토 방시혁은 노지훈을 이번 참가자 중 유일한 퍼포머라며 추켜세웠지요. 방시혁의 말처럼 노지훈은 건장한 체격과 큰 키와 깔끔하고 화려한 의상, 손끝하나 발짓하나 모두 박자에 딱딱 맞아 떨어지는 발군의 퍼포먼스를 보여줬습니다. 중절모를 쓰는 동작부터 화려한 발스텝까지도 하나 하나 계산된 듯 딱딱 맞아 떨어졌지요. 하지만, 눈에 익은 모습이기도 합니다. 심사위원들의 평처럼, '쇼 음악중심' 속 전문 댄서를 연상시켰습니다. 그의 무대는 잘 만들어진 아이돌을 보는 듯했지요.

반면 이태권의 몸짓은 어설펐습니다. 하지만 그 몸짓엔 이태권만이 보여줄 있는 개성이 있었지요. 무대를 스스로의 개성으로 장악하며, 온전히 자신만의 무대를 완성시켰습니다. 오디션프로그램이다보니 평가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텐데요, 이태권의 무대는 평가를 넘어 스스로 즐기는 무대였지요. 그동안 정체된 듯 했던 그가 드디어 자신만의 매력을 제대로 보여줬습니다. 크지 않은 키, 잘생기지 않은 얼굴, 날씬하지 않은 체구, 그리고 능숙하지 못한 율동, 하지만 그의 모든 것이 매력적이네요. '틀을 깰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김태원의 평가에 동의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근래 들어 2%부족했던 것이 비로소 완성된 듯합니다.

방시혁은 이번 무대에서 노지훈을 일컬어 '가수는 많지만 스타는 많지 않다며, 오늘의 진정한 스타는 노지훈'이라고 했습니다. 전 방시혁의 말을 이렇게 받고 싶네요. '노지훈이 스타일지는 모르겠지만, 이태권은 자신만의 매력을 갖춘, 제대로 된 가수다'라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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