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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스타&연예

록의 배신자, 노라조-이혁, 진짜 배신당했다



                    배신당한 록의 배신자

그따위 음악하면 배고프다 / 사장이 꼬셨어 돈좀 벌자고

rock will never die 완전 헛소리 / 월세 내려면 참아줘
삼각 헤드에 또 개다리 댄스 / 허나 내게 흐르는 로커의 피
언제가는 나 돌아갈래 Rock이 내전부였던 바로 그때로
Rock 배신자 노라조 / Rock을 사랑한 노라조

                                       -노라조, 록스타 중에서 -

소위 엽기듀오로 통하는 노라조(조빈, 이혁)의 노래입니다. 작년에 발표된 이 노래는 웃기면서도 절절함을 남겨줍니다. 먹고 살기위해 꿈과 타협해야만 하는 우리네 모습과 너무 닮아있지요. 저같은 필부처럼 노라조는 영웅이 아닙니다. 락의 전설 신대철은 먹고 살기 위해 장르 불문하고 기타연주를 해주다가, 스스로의 정신이 피폐해지는 것을 견디지 못하고 한동안 기타를 놓았습니다. 그리곤 다시 록으로 돌아왔지요. 임재범 역시 록의 정신인 긴머리를 짧게 자르고 발라드로 무대에 섰지만, 동료들의 시선이 부끄러워 산속으로 숨어들길 수차례 반복해야 했습니다. 결국 임재범의 젊은날은 고독하게 저물어갔지요. 반면 영웅이 아닌, 노라조는 우리네 보통사람처럼 꿈과 타협해서 엽기댄스가수로 수년째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채로운 것은 이 노래를 부르는 이혁의 모습입니다.
 


원래 노라조 무대의 기본 콘셉트는, 조빈이 각종 웃기는 댄스와 퍼포먼스를 하는 동안, 이혁은 인상쓰고 노래만 열심히 부르는 스타일인데요, '록스타'와 같은 앨범에 수록된, 히트곡 '카레'를 부를때도 조빈은, 우거지상과 애교표정을 오가며 각종 엽기댄스와 몸부림을 치는 반면 이혁은 시종일관 인상만 쓴채 진지한 눈빛으로 열창만 할뿐입니다. 스스로 웃지 않으면서 남을 웃기는 것은, 스스로 울지 않으면서 남을 울리는 것처럼 청량한 깊이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혁의 꼿꼿한 무대는 매력이 있지요. 그런데 '록스타'를 부르는 이혁은 다른 모습이 됩니다. 시작부터 머리를 흔들어대더니 과장된 표정과 몸짓을 계속합니다. 카레같이 웃기는 노래는 진지하게, 록스타처럼 자신의 꿈을 역설하는 노래는 과장된 오버액션을... 그토록 사랑하는 록스타일의 무대 속에서 그는 비로소 활짝 자신을 드러낼 수 있었나 봅니다.  스스로 '록 배신자'라 일컬을 만큼, 그에겐 어쩔 수 없는 록에 대한 희구가 가득하지요.


이렇듯 수년동안 자신의 꿈을 억누르채, 웃기는 노래를 진지하게 불러온 이혁에서 비로소 운명이 미소를 보냈습니다. 불후의 명곡2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제대로 들어낼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거지요. '신라의 달밤'을 헤비메탈버전으로 편곡한 이혁은 샤우팅 창법으로 시원스러운 고음의 향연을 보여주며 1위를 차지했습니다. 그동안 웃기는 가수의 이미지로 굳어있던 그가, 가창력 있는 가수로 조명받을 수 있게 된 셈입니다. 자신이 그토록 꿈꿔오던 로커로서의 가능성을 공중파를 통해 보여준 것이지요.


이렇게 불후의명곡으로 재조명받은 그에게 복이 겹치는 듯했습니다. 소년 시절부터 선망하던 스틸하트와 함께 노래할 수 있게 된거지요. 내한하는 스틸하트와 함께 듀엣으로 자신의 애창곡이기도한 'She's gone'을 일렉트로닉 테크노 버전으로 작업을 하게 된 영광을 말입니다. 꿈이 현실로 다가온 듯 했지요. 스틸하트의 보컬, 밀젠코 마티예비치와 기자회견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계획을 직접 발표됐던 음반제작사가 급작스레 '오보'였을뿐 그런 사실이 없다고 발뺌하면서 이혁의 뒤통수를 쳤습니다. 음반제작자가 음반 홍보를 위해 이혁을 이용했다는 혐의가 짙은 대목이지요. 하지만 이혁은 스틸하트를 비난하지도, 억울함에 분노하지도 않고 있습니다. 얼굴에서 당혹감을 숨기지 못했지만 담담한 표정을 지키려 애쓸뿐이었습니다. 자신을 농락했다지만, 여전히 스틸하트는 이혁에겐 꿈의 증거니까요.


마찬가지로 엽기댄스가수로서의 이력 역시 그의 락에 대한 사랑을 훼손하진 못할 겁니다.
언젠가 록의 전설 김태원이 했던 말처럼 말입니다.
'음악을 하는 것도 <나>이고 예능을 하는 것도 <나>다. 국민할매로 사람들에게 알려졌지만, 나는 음악으로 다시 <나>자신을 승화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늘 갖고 있다, 그게 예능을 할때의 내 눈빛이다, 이게 웃긴 행동을 하면서도 자신만만한 이유다, 나는 내가 할 게 있으니까' 언젠가 이혁을 록스타로서 만나 볼 날을 고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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