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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예능&오락

신이의 조심스런 성형고백에 담긴 상처




                      그녀도 여자였다


요즘 양악수술을 받은 배우 신이가 화제에 오르고 있는데요, 성형수술로 바뀐 얼굴 못지 않게 수술을 결심한 계기가 주목 받고 있습니다.

얼마전 신이는, 김수미가 진행하는 케이블방송 '수미옥'에 출연해, 수술과 관련된 심경을 진솔하게 털어놨습니다. 성형이 만연한 대한민국이지만, 성형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호의적이지 못한 현실을 의식한 듯, 성형을 이야기하는 신이의 모습은 상당히 조심스러웠는데요, 그녀는 성형의 이유로 연기를 꼽았습니다. 언젠가 하고 싶었던 배역에 캐스팅되고자 감독을 찾았을때, '너는 너무 코믹한 얼굴이라 이렇게 진지한 역할을 하면 보는 사람이 몰입을 못한다'라는 말을 들어야 했던 과거의 경험을 이야기했는데요, 실제로 공포영화 '령'에서도, 자신이 심각한 연기를 펼쳐도 관객들은 자신의 모습에 배를 잡고 웃기만 했다고 합니다. 심지어 어떤 감독은 그녀때문에 영화가 심각하지 못하다고 혼내기도 했다고 하지요. 그러면서 '요즘 슬럼프를 겪으면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마음에 수술한 걸지도 모르겠다'고 푸념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김수미 역시 자신이 외모때문에 차별받았던 지난 날의 기억을 이야기하며 신이의 설움에 공감을 표했습니다. 이어 김수미는 '나는 불리하고 기분 나쁜 여건을 연기력으로 극복했다'며, '연기는 못하고 예쁘기만한 여배우들은 미모로 CF에 나오지만 40대가 되면 사라진다'고 덧붙이며 '연기자 신이'로서 남을 것을 주문했습니다. 선배로서 아름다운 격려입니다. 그런데 이 말을 받는 신이의 얼굴엔 한줄기 쓸쓸함이 비췄습니다. 지금을 살아야 하는 자의 상처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한가지 예를 들자면, A군은 너무 가난했기에, 남들 다 먹는 짜장면을 먹지도 못하고 구경만 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친구들한테 수치스러운 모욕까지 겪었지요. 세월이 흘러 중년이 된 A군은 크게 성공해서 어린시절의 모욕을 달래기 위해 매일 짜장면만 먹습니다. 하지만 어린 시절의 모욕과 상처는 평생 지워지지 않습니다. 상처란 그런 겁니다. A군의 유년시절은 한번 뿐이고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그때의 상처는, 짜장면을 매일 곱배기로 먹어도 여전히 가슴에 남겨지지요.

신이는 배우이기전에 여자입니다. 이미 서른을 지나고 있는 그녀에게 40대 이후의 성공한 연기자 못지 않게,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현재도 소중합니다.
언젠가 신이가 주연을 맡아 영화촬영을 했을때, 이쁜 여자 리포터가 인터뷰를 했다고 합니다. 당시 선배 배우는, 그녀의 면전에서 그 이쁜 리포터에게 이런말을 했다지요. '요즘에는 시대가 많이 변해서 못생긴 애들도 영화 주인공하는 시대가 왔다. 너 정도 귀엽고 예쁜 애들이 카메라도 더 잘 받는데 우리 여배우는 영 주인공 감이 아닌데 촬영하고 있다'고 말입니다.
자아에 확신이 있는 여자라면 그런 말을 농담으로 받아 넘길 수도 있겠지만, 그게 불가능한 사람도 많습니다. 오히려 평생 씻을 수 없는 모멸감으로 남기도 합니다. 더구나 그 차별의 이유가 어쩔 수 없이 태생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라면 그 부당함에 대한 서러움이란 겪어본 사람만이 알것입니다.

혹자는 그러더군요. '이쁜 여자는 주변에 관대하다. 주변사람들이 모두 친절하니 한결 여유가 생긴다. 근데 외모에 자신이 없는 사람은 주변에 방어적이다. 그러다보니 더욱 외로워지고 더욱 자신감을 잃어간다. 그래서 까칠해지기 쉽다'
어느정도 공감이 가는 지적입니다. 승자 독식의 냉정한 현실은, 외모에서도 예외가 아닐 것입니다.

성형이라는 것이 필요를 넘어 과욕으로 흐른다면, 중독을 일으키고 정신을 피폐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누군가의 내면에 숨겨져 있던 자신감을 끌어올릴 수 있다면, 인생의 큰 전환점이 될 수도 있겠지요.

자신이 뭘해도 관객들은 코믹으로만 받아들인다는 신이의 웃을 수도 없는 지난 날...그녀가 이러한 과거와 진정 결별하고자 한다면, 이제 스스로에 대한 당당한 자신감이 필요할 듯합니다. 매력이란, 외모뿐 아니라 자기 확신이 있을때 더욱 빛을 발하니까요. 그래서 언젠가 그녀의 진지한 연기에 관객들이 더 이상 웃지 않게 되는 날이 온다면, 그 때 비로소 그녀도 다시금 코믹연기를 제대로 펼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행복하게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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