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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사는 세상

진실공방, 성남시 모라토리엄. 시장 참 특이하다.

지난 12일 성남시는 일명 모라토리엄을 선언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행했다.
즉 판교신도시를 조성하면서 판교특별회계에 빌려썼던 돈 5200억원을 약속대로 당장 갚을 수 없다며  상환을 천천히 하겠다고 나선것이다.
이러한 폭탄 선언에 대한 정부의 대응도 발빠르다. 청와대를 비롯해, 총리실, 행정안전부, 국토 해양부는 세수실적의 증가, 지방채발행능력 등 다양한 자료를 근거로 '결코 모라토리엄 상황이 아니다'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런 적극적인 대응에 성남시는 지출계획 및 현황등을 통해 재반박을 하면서 논란은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여기에 더해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방재정건전화 과제 보고서를 통해 지방재정상태가 안좋은 지자체들이 성남시 말고도 더 있다며 가세 하고 있다.

지난번 성남시 호화청사에 이어 또다시 불거진 한나라당 출신 지지체장에 대한 책임론에 대하여 한나라당도 당혹해 하고 있다.
하지만 전당대회를 앞두고 애써 침묵하는 분위기인 듯하다.

결국 이번 지방선거에서 야당출신의 단체장 당선으로 인하여 기존 여당출신이 벌여놨던 각종 사업과 이에 따른 재정상태에 대한 공방으로 점점 커질 태세다.
인천시장에 당선된 송영길 현 인천시장도 선거당시 줄기차게 외쳤던 구호가 '부채8조'이다.
현정권에서 적극적으로 펼쳤던 각종 경기부양책과 토목공사의 후폭풍이 있을법도 하다. 어쩌면 비여당 출신 지자체들의 폭탄 선언이 줄줄이 이어질수도 있는 상황이다.
정부의 적극적인 해명과 대응이 따르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이렇듯 이번 성남시 모라토리엄 선언은 정치적인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근데... 이번 사태의 시발점인 이재명 성남 시장의 폭탄선언은 좀 충격적이다. 어찌보면 극단적인 느낌도 있다.
이제 막 당선되어 시정을 펼치는 입장이라면 정부의 협조도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약삭빠른 정치인이라면 거래를 시도할 수도 있는 일이다..
'재정상태가 이런데 언론에 흘릴수도 없고.... 근데 암튼 요번에 무슨 사업허가가 있긴 있어야 할텐데...' 너무 주관적인 상상일수도 있겠으나, 정치에서 거래는 참 흔한 일이다.
많은 정치인들은, 은혜를 입히는 것을 투자로 생각하며 정치적 이해와 이익도 역시 신중한 고려를 바탕으로 하는 경향이 있다. 적을 만든다는 것은 미래에 어떤 부메랑으로 돌아올지 알수가 없는 일이다. 그래서 이런 식의 과격하고 화끈한 행동을 하기란 쉽지가 않다. 때로 싸우다가도 상황에 따라 웃을 수 있고, 적이 됐다가도 한팀이 되는 것에 익숙한 기성정치인들은 먼 미래를 보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근데 왜 굳이 이렇게 화끈하게 폭풍을 몰고 왔을까.....

바로 그래서 이재명 성남 시장의 이력을 살펴보게 된다.

그는 상당히 오랜시간을 시민운동가 출신으로 활동했다. 나 역시 이력서만 봐서는 확실히 알수 없지만,
변호사 출신으로 편하게 살길 마다하고 구속 수배의 위험을 감수하며 살았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자신의 신념을 확고히 하고 그에 따라 살아온 사람일 것 같다 느낌은 이를 바탕으로 한 나의 추정일 뿐이다. 그래도 이번 사태와 그의 행동을 보면 자꾸 그런 느낌을 떨치기 힘들다.

난 그런 신념에 찬 사람이 친구이거나 이웃이길 바라지 않는다. 좌충우돌, 주변사람들을 귀찮고 번거롭게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정치인은 너무 매력있다. 아니 흠모한다. 난 그러했었던 정치인을 기억한다.. 그 사람도 국회에서 전직대통령에게 명패를 집어던지며 돌출행동을 했었다. 역시 우리나라의 정치풍토에서 뿌리내리기 힘든 스타일이였다.

아무튼 난 이번 사태를 보며 이재명이란 사람을 주목하게 됐다.
이재명을 보며 그의 앞날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짐작과 함께 행운을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