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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드라마&시트콤

하이킥3, 또 다시 허무한 결말 예고하나

 




이제 7회밖에 남겨두지 않고 있는 하이킥3이건만 여전히 짧은다리의 역습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틀 전 방송에선 88만원세대의 대표주자 백진희의 역습이 잠시 전파를 탔었는데요, 늘 용기가 없기에 오토바이를 배우면서도 넘어질 걸 먼저 걱정하던 백진희는 종석의 문자에 힘을 얻어 취직 성공률은 높지만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일이 아닌 회사의 면접자리를 박차고 나와, 진정코 자신이 원하는 일을 향해 힘차고 당찬 발걸음을 내딛었습니다. 힘겹게 살고 있는 '짧은 다리' 백진희의 역습은 어쩌면 가능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사기를 당해 얹혀 살고 있는 우울한 가장인 또 다른 '짧은 다리' 안내상의 역습은 아직도 오리무중입니다. 주변의 청년들에게 알음알음 돈을 빌리고 시계까지 팔아서 겨우 빚을 갚아나가는 안내상은 자신의 우울한 팔자에 대성 통곡을 하기도 했지요. 이제 종영도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그에게 허락된 인생역전은 로또밖에 없으려나 싶었는데, 그마저도 여의치 않아 보입니다.

어제 하이킥3는 또 다시 허무한 결말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하이킥3가 낳은 최고의 커플인 박하선-윤지석 커플은 예기치 않은 전개에 휘말려 우울한 상황에 처해있고, 하이킥3의 기둥이라고 할 수 있는 안내상의 궁색한 일상엔 어처구니 없는 사건사고만 이어지고 있지요.

박하선커플은 난데없이 생이별을 하게 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늘 자신을 놀리는 윤계상에게 화가 단단히 난 박하선은 작심하고 윤지석과 함께 윤계상을 골탕먹이기로 하는데요, 그래서 윤계상에 대한 몰래카메라를 발동시킵니다. 박하선이 계상의 흉을 보자 지석이 발끈하면서 심하게 다투다가 결국 '헤어지자'는 말까지 하게 되는데요, 자신 때문에 두 사람이 헤어질 상황에 쳐하자 계상은 하선에게 절까지 하며 사과합니다. 그 순간 하선-지석 커플은 방긋 웃으며 몰래카메라였음을 밝히지요, 하지만 이 몰래카메라가 독이 되고 말았습니다.
다음 날, 이 두사람은 의도치 않은 상황을 맞게 되는데요, 미국에 사는 엄마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접한 하선은 급히 미국으로 떠나게 됩니다. 하지만 지석과 연락이 닿질 않아 우연히 마주친 계상에게 이 소식을 전해달라고 부탁하지요, 그러나 이 소식을 전하는 계상의 말을 지석은 몰래카메라의 복수로 받아들입니다. 만면에 미소를 띄운 채 '오지 않을 하선'을 기다리는 지석과 서둘러 출국하는 하선의 모습이 오버랩되면서, 묘한 나레이션이 흐르지요.

'삶은 참 불가측하다. 그래서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 날 지 아무 것도 예측할 수가 없다.'라는 말... 하이킥2의 황당한 결말은 숱한 애청자의 분노를 불러온 바 있습니다. 웃음을 줘야 할 시트콤에서 주인공이 죽어버리는 어처구니 없는 결말을 사람들은 두고 두고 성토했었지요. 하이킥3의 시작을 앞두곤 담당 피디가 당시의 결말에 대해 사과까지 했었습니다.

그런데 종영을 앞두고 하이킥3의 에이스 하선에게 드리워지는 석연치 않은 이별의 그림자는 또다른 우려를 낳게 합니다. 그냥 어머니의 병환으로 잠시 다녀오면 그만일 것을 굳이 불가측한 미래를 운운하며 이별을 암시하는 나레이션은 전작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불길한 대목이지요. 이들의 인연을 꼬아놓는 것이 시트콤 수준의 애교를 넘어 막장드라마 수준으로 치닫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안내상의 에피소드는 더욱 어이없는 전개였지요. 사기를 치고 도망쳤던 죽마고우가 다시 나타나면서, 안내상과 그의 가족은, 그동안의 고난이 끝날 수도 있다는 희망에 부풀게 되는데요, 친구가 내놓은 것은 시가 10억 상당이라는 진귀한 그림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어진 전개는 황당함 그 자체였지요. 이 그림을 감정 받고자 했으나, 친구가 뜬금없이 떡을 먹다가 급체에 걸려 구급차를 탔다가 이번엔 안내상이 떡을 먹고 급체에 걸리지요. 그 와중에 그림은 허무하게 분실돼 버립니다. 하지만 주머니에는 당첨된 로또 복권이 남아있었지요. 그런데 그마저도 거실을 뒹굴다가 청소기에 빨려들어갈 위기에 처해버리지요, 시트콤이라면 다소 말이 안되고 억지스러운 설정이라도 웃음을 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도무지 시트콤스럽지 않은 모습을 보여온 하이킥3에선 웃음 대신 황당함이 느껴질 뿐입니다. 아마도 감동과 눈물을 추구해온 하이킥3의 업보겠지요. 아직 하이킥2의 업보를 끊어내기도 전에 하이킥3가 자체적으로 쌓아올린 이러한 업보 탓에 종영을 앞둔 하이킥3에선, 웃기는 이야기가 웃기지도 않는 상황이 되고 있습니다. 얼마전 강승윤은 극중에서 '난생 처음'이라는 대본으로 막장드라마를 풍자했었지요 그런데 하이킥3야말로 '난생 처음' 보는 특이한 시트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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