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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드라마&시트콤

하이킥3 김지원에겐 허락되지 않은 시트콤

 

 

 

이제 종영을 코앞에 둔 하이킥3가 그간의 이야기들을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숱한 복선을 보여줬던 이적의 미래 아내도 백진희인 것으로 밝혀졌지요, 짧은 다리의 역습이라는 제목답게 백진희는 역습에 성공하는가 봅니다. 등록금대출에 허덕이고 취직도 못해 알바자리를 전전하며 슬픈 짝사랑까지 해야 했던 우울한 청순, 백진희가 결국 자신이 원하던 번듯한 직장을 쟁취하더니, 잘나가는 의사 이적과의 결혼까지 이어지며 대반전을 예고하고 있지요.

그동안 백진희의 캐릭터는, 88만원세대의 암울한 현실을 비춰주며 우리의 사회상을 풍자했지만 구체적이고 섬세한 에피스드가 부족했던 탓에 충분한 공감대형성에는 다소 아쉬움이 남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시트콤의 주인공답게 그 끝은 유쾌한 역전으로 마무리될 듯 합니다.  

안수정 캐릭터의 경우, 버릇없고 자기밖에 모르는 성품 탓에 세대를 아우르는 호감을 얻진 못했지만, 우리네 주변에서 익히 볼 수 있는 여동생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려내며 청년층에선 큰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톡톡 튀는 감성과 쿨한 모습은 시트콤 캐릭터다운 면이 있고, 최근엔 강승윤과의 밀고 당기는 러브라인으로 신선함을 주기도 했습니다.

박하선 캐릭터야 더 말하것도 없겠지요, 하이킥3가 낳은 총아로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다보니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며 에이스 노릇을 톡톡히 했습니다. 정극으로 시작한 그녀의 연기인생이 시트콤에서 절정을 맞은 셈이지요.

그런데 하이킥3의 미녀4인방 중 나머지 한축을 맡고 있는 김지원은 도무지 시트콤에 머물지 못하는 비극의 주인공이 되고 말았습니다. 시트콤 다운 에피소드도 없고, 웃기지도 않는 존재가 되고 말았지요, 그녀의 분량이 나올때마다 하이킥은 일일드라마가 되고 맙니다.  

어제 방송에서도 침통하고 우울한 그녀의 하이킥 속 현주소가 그대로 노출되었지요,
대학진학도 포기하고 르완다로 봉사활동을 가겠다던 김지원의 결심에 주변사람들은 근심에 쌓여있는데요, 하이킥3의 웃음코드 박하선조차 김지원 앞에선 급 우울모드가 되고 맙니다. 박하선의 설득에도 김지원이 고집을 꺾지 않자 윤계상이 직접 나서는데요, 동굴에서 나눈 두사람의 대화는 극도로 비통한 분위기로 전개되지요, '농담입니다~'라는 말을 일삼으며 사람좋은 웃음을 잃지 않는 윤계상도 김지원 옆에 앉아 침울함의 극한에 놓입니다. 윤계상이 어렵게 꺼낸 설득의 말에 김지원은 낙담하지요, '자신이 마치 불행을 퍼뜨리는 전염병환자가 된 것 같다'면서 '자신의 소중한 사람들이 자기때문에 괴로워하고 슬프한다'며 울먹이고 말지요, 하이킥3에 출연하기전만 해도 화사한 미소가 매력이었던 김지원은 이제 웃음이 낯설은 소녀가 되고 말았습니다. 다른 캐릭터들도 그녀의 주변에선 환하게 웃기가 쉽지 않지요. 

이는 연기가 아닌 대본의 문제입니다. 그녀는 엄마없이 아빠와 살다가, 아빠마저 자신을 남겨두고 떠났다가 사고로 잃어야 했던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지요. 여기에 기면증까지 앓고 있는 어두운 캐릭터입니다. 태생자체가 우울한 상태에서 짝사랑에 가슴앓이를 하는 이야기가 주를 이뤄왔지요. 이날 결국 르완다행을 포기하면서 박하선을 한껏 웃게 만들었지만, 박하선의 품에 안긴 김지원의 표정엔 어쩔 수 없는 어두운 그늘이 여전할 수 밖에 없습니다.

지난 일요일엔 디씨갤에 올라온 김지원의 인삿말이 화제가 된 바 있습니다. 그녀가 네티즌의 댓글에 상처를 받았었다는 내용이었는데요, 김지원-윤계상만 등장하면 시트콤이 정극이 된다는 말에서 기인한 듯 합니다. 하지만, 이 글은 김지원의 진짜 글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는데요, 직접 쓴 글이 아님에도 그녀가 지금 하이킥에서 처해있는 상황과 어우러져 읽는 이들의 오해를 불러왔습니다.

이제 종영까지 2회 남았습니다. 과연 그녀는 끝까지 웃을 수가 없는 걸까요, 왜 유독 김지원에게만은 시트콤이 허락되지 않는 걸지 상당히 아쉬운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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