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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스타&연예

신사의품격 박민숙, 남편 빼곤 다 쉬운 여자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일이 생기면... 어김없이 나타난다는 해결사로는, 추억의 만화 속 짱가가 있고, 2000년대 영화속 홍반장이 있듯, 드라마 신사의 품격에는 박민숙(김정란 분)이 있습니다.

 

드라마 속 네 남자의 여자 넷은 박민숙의 주도하에 공식회동을 가진 바 있습니다. 알음알음 아는 사이이긴 했지만 이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처음이었는데요, 이는 네 남자 중 어느 한 남자의 아들일지 모를 콜린의 존재가 알려지면서 이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지요. 이 회동을 주선한 사람은 이정록(이종혁 분)의 부인 박민숙이었습니다. 그녀는 네 남자 뿐 아니라 이들의 여자들에게까지 막강한 영향력을 끼치는 해결사인셈이지요.

 

뭇여인들에게 관심과 배려가 충만한 남편 탓에 늘 분노로 충만한 부인 박민숙인데요, 하지만 그녀는, 남편의 친구인 김도진, 임태산, 최윤에겐 건물주로서 강남 한복판의 한 구획을 통째로 소유하고 있는 재력가입니다. 그래서 친구들은 이정록이 사고칠때마다 늘 전전긍긍할 수 밖에 없지요, 이정록의 알리바이를 만들어주기도 하고, 똑바로 살라고 그를 다그치는 이유는, 혹시라도 '방 빼'라는 박민숙의 요구가 두렵기 때문만은 아닐것입니다. 이 철없는 친구가 자신에게 과분한 복을 차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 더 크겠지요, 이렇듯, 남편의 친구들에게까지 강렬한 존재감을 보이는 그녀는 이제 네 남자의 여자들에게까지 큰언니같은 절대적인 포스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미 임메아리에겐 알바 자리를, 홍세라에겐 빚문제를 해결해준 박민숙인데요, 물론 공짜로 도와주진 않습니다. 임메아리에겐 스파이 역할을, 홍세라에겐 담보를 받아주면서 이들의 자존심을 지켜줬지요, 특히 홍세라의 경우에는 서로 비슷한 성향이다보니 서로 상극입니다. 하지만 홍세라가 위기에 처했을때 기꺼이 도움을 주곤합니다. 홍세라가 후배 골프선수에게 모욕을 당했을때도 사태를 단숨에 해결한 후 그녀의 병원진료까지 동행해줬었는데요, 비록 앙숙이지만 홍세가가 겪는 위기에 눈감고 귀막지 않고, 지인으로서의 의리를 보여줬습니다.

이런 박민숙이 어제 방송에선 위기에 처한 서이수에게 결정적인 한방을 선사했지요.

서이수의 제자, 김동협이 친구를 협박했다가 그 친구의 학부모에게 뺨을 맞고 고소까지 당할 위기에 처했는데요, 서이수는 이를 무마하고자 학부모를 찾아갔지만, 이 학부모에게 오히려 모욕만 당했습니다. 헌데 이때 갑자기 등장한 것이 박민숙이지요, 도도하던 그 학부모는 박민숙 앞에서 납짝 엎드리지요, 박민숙이 서이수의 제자가 자신의 조카라며 이들의 화해를 주선하는데요, '진짜 박대표님 조카세요'라는 학부모의 질문에 '아니면 뭐가 달라질까요'라고 되묻는 박민숙의 당당함 앞에서, 고압적이었던 학부모는 더이상 대꾸조차 못합니다.

 

 

그리고 김동협에게도 '지금 니가 본게 돈 없는 사람이 공부를 해야하는 이유야'라는 한마디를 남겨주는데요, 백마디 말보다 강렬한 조언이었지요. 이렇듯 어디서나 존재감이 빛나는 포스를 지닌 박민숙입니다.

그리곤 현재 자신의 현실 앞에서 방황하고 있는 서이수의 마음도 단박에 교통정리를 해줍니다. 박민숙과 마주한 서이수는 지금의 심경을 솔직히 털어놓는데요, '다른 아이의 아빠인 사람과 행복할 수 있을까'에 대해 '하루는 할 수 있겠다가 하루는 못하겠다가 그 어디로도 발이 안떨어진다'는 서이수에게 박민숙은 '근데요'라고 되묻습니다. 그리곤 짧게 덧붙이지요, 얼굴에 '그럼에도 불구하고'가 써있다고..

그 어느 것도 결정을 내릴 수 없어 힘들어 하는 서이수를 향해, 그녀의 얼굴에 쓰여진 답, 서이수가 계속 의식하고 있지만 스스로는 깨닫지 못했던 답은, 박민숙이 건네준 이 짧은 말에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이수는 이 말을 통해 '나는 아직 그 사람이 좋아요'라는 내면의 대답을 찾아낼 수 있었지요.

극중 이정록은, 네 남자 중 가장 철없고 우스워 보이지만, 그가 사랑하는 여자 만큼은 네 여자 중 가장 존재감이 강렬합니다. 가질 만큼 가졌기에 도도한 여자, 인생사 두려울 것 없기에 시크하고 대범한 여자, 살만큼 살았기에 세상에 달관한듯 보이는 여자, 박민숙이 보여주는 모습은 통큰 언니답게 화려합니다.

 

헌데 세상이 다 쉬워보이는 그녀에게도 깊은 외로움이 있습니다. 그녀가 남편 이정록에게 바라는 것은 '그까짓거'입니다. 잠들때까지 토닥토닥 관심 기울여 주는 것, 이정록은 '그까짓거'라며 웃었지만 그녀는 그게 내가 바라는 전부라고 이야기했지요.

 

바람끼 많은 남편에게 이혼하자며 언성을 높이는 박민숙이지만, 남편이 들려주는 노래 한자락에 가던 길을 멈추고 눈물을 흘리는 여자, 아직 가지지 못한 아기를 갖기위해 한약을 부지런히 먹는 남편의 모습에 남몰래 눈물을 머금는 여자입니다. 세상에 거칠 것이 없어보이는 박민숙 역시 남편 이정록 때문에 결국 눈물을 아는 여자일 수 밖에 없는가 봅니다. 여전히 자신의 뜻대로 할 수 없는 남편탓에 남편조차 모르는 눈물을 갖고 사는 그녀의 얼굴에 화사한 한줄기 웃음이 비치는 장면을 기다리는 것도 신사의품격을 즐기는 포인트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