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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스타&연예

신사의품격 최윤, 태산을 넘어 메아리 울리려나

 

 

 

'넘어야 할 산이 너무 커서...우리 임태산...'
'정상에 올라야 메아리가 들리지'
'처음부터 입산금지니까...'

 

극중 최윤(김민종 분)과 김도진이 나눈 이야기지요.
최윤에게 임메아리는 허락되지 않은 사랑이었습니다. 넘어지고 깨지는 고난 속에서도 모든 걸 걸고 정상에 올라야 얻을 수 있는 것이 사랑이건만, 최윤은 처음부터 오르려는 도전조차 해볼 수 없었지요.

메아리의 오빠 임태산이 최윤에게 말했었지요, '난 너만 믿는다' 하지만 임태산은 결국 최윤을 믿지 못하고 동생 임메아리에게 출국을 강요합니다. 믿음을 믿음으로 남기지 않고 작위를 가한 순간, 믿음은 더이상 유효할 수가 없을텐데요, 그래서일까요, 늘 평행선을 그리던 최윤과 임메아리의 사랑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게 됩니다.

더 이상 버티기 힘들었던 임메아리는 최윤에게 마지막으로 매달립니다. '나는 오빠를 사랑합니다. 나는 최윤오빠가 좋아죽겠습니다. 제발 저 좀 잡아주십시오' 하지만 언제나처럼 최윤은 돌아서버릴 수밖에 없었지요. 그런 최윤의 뒷모습을 향해 메아리는 마지막 고백을 하지요.  '나는 오빠를 잊는다는 보장은 못합니다. 근데 정말 난 아니라면, 나를...나를 잊으셔도 좋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자신의 마음을 숨기며 살아야 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한 템포 느린 행동을 보입니다. 쉼없이 자신을 억누르며 자신을 포장해야하기 때문입니다. 최윤 역시 임메아리 앞에서 늘 한 템포 느린 반응을 보여왔지만 그럭저럭 차가운 얼굴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하곤 했었지요.

하지만 메아리의 이 마지막 고백 앞에서 최윤은 끝내 차가운 얼굴을 만들어 보이지 못했습니다. 흐르는 눈물 탓에 차마 마지막 작별을 고하는 임메아리의 얼굴을 마주할 수 없었지요. 자신을 잊어도 좋다는 메아리의 말에서 이 순간이 정말 마지막임을 최윤도 실감했습니다. 그럼에도 자신의 눈물을 들킬까 차마 마지막 모습을 볼 수 없었던 최윤은, 이 순간조차 뒷모습만을 보여야 하는 자신의 현실이 미칠듯이 원망스러웠지요.

그저 얼굴이라도 한번 보고 싶어 매일 그녀가 일하는 카페에서 음료수를 사가곤 했던 남자, 무작정 자신을 기다리는 여자에게 택시를 보내주고는 멀리서 지켜볼수 밖에 없었던 남자, 그녀가 건네준 팔찌를 면전에서 쓰레기통에 버렸다가도 남몰래 소중히 간직해온 이 남자는, 그 마지막 순간에조차 자신의 마음을 꾹꾹 눌러야만 했습니다.

 

 

한편 임메아리는 진정으로 이별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이런 메아리의 마음 상태를 서이수가 깔끔하게 정리해줬지요. '눈물나? 추억이 더 선명해지고? 더 미치게 보고싶어? 그럼 끝난거야...' 그래서 임메아리는 그토록 원망스럽던 오빠 임태산의 출장가방도 정리해서 보내줄 수 있었지요. 그리고 서이수를 통해, 최윤이 자신을 진정 떠나보낼 수 있도록 메세지도 남길 수 있었습니다. '자신은 남자친구가 생겼다고.. 그래서 행복해하더라고..'

하지만 막상 출국 게이트 앞에 서자, 메아리는 자꾸 뒤를 돌아보게 됩니다. 오지 않을 사람을 기다리는 그녀의 얼굴은 의외로 담담했지요. 그런 메아리를 최윤이 잡습니다. 이 황홀해야 할 순간조차 메아리는 최윤을 걱정합니다. '우리 오빠 알면...' 이런 가엾은 메아리를 최윤은 꼭 끌어안을 수 밖에 없었지요.

 

신사의 품격은 상당히 개성있는 엔딩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매회 엔딩의 순간, 강렬한 장면을 보여주고, 다음회에선 그 강렬한 장면이 있기까지의 세심한 설명이 덧붙여지지요, 그래서 오늘 저녁 방송이 기다려집니다. 과연 최윤(김민종 분)이 어떻게 스스로 그어버렸던 선을 뛰어넘어 임 메아리에게 갈 수 있었는지..

역시나 친구때문이겠지요, 친구 임태산 때문에 넘을 수 없는 산을, 친구 김도진이 도전하는 모습을 보며 스스로를 다잡았습니다. 19살 아들 탓에 서이수의 행복을 지킬 수 없을거라 스스로 포기했던 김도진이, '내 인생 다걸면 행복하게 해줄 수 있지 않을까'라며 용기를 내는 모습에서 최윤은 자신이 얼마나 비겁했는지를 깨달았을 법합니다.

김도진이 '그녀의 행복을 포기할 수 없기에 그녀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자기기만과도 같은 논리를 극복했듯, 최윤도 메아리의 눈물을 견딜수 없는 자기자신을 받아들였습니다.

이제 메아리에게도 눈물 마를날이 오는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