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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스타&연예

힐링캠프 안철수, 뻔한 말만 해서 실망스럽나요

 

 

 

 

힐링캠프에 출연한 안철수의 이야기를 들으며 우선적으로 느낀 점은 '참 좋은 말만 한다'였다. 남의 의견을 듣지 말고 스스로 판단하고 스스로 선택하라.. 우리사회에 필요한 것은 복지, 정의, 평화다. 대통령에게 필수적인 것은 소통과 화합이다.. 다 좋은 말들이다. 문제는 거기서 '진정성을 느낄 수 있느냐'일 것이다.

 

문제는 정치인들은 늘 좋은 말만 해왔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멋진 슬로건을 내세웠던 사람은 전두환이었다.  '정의 사회 구현'  얼마나 멋진 말인가, 헌데 이 슬로건을 말할 수 있는 것과 이 슬로건을 실천해내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는 것을 지난 역사는 충분히 증명해줬다.

 

진정성이란 퍽 애매한 말이다. 안철수는 이 자리에서도 대선에 대한 확고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그런 태도가 답답한 사람들은 그를 기회주의자라고 단정한다.

 

하지만 그는 적어도 '내가 아니면 안된다'라는 오만이 없다. 실제로 그는 압도적인 지지률에 미련을 갖지 않고 서울시장 출마를 양보하기도 했고 여전히 애매한 행보를 계속해서 스스로 지지율을 깎아 먹고 있기도 하다. 그게 우유부단인지 욕심이 없는 건지를 판단하는 건, 각자의 몫이 될 수 밖에 없다.

 

근데 안철수가 한 말들은 좋은 말인 동시에 참 뻔한 말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그래서 오히려 매력적이다. 본인의 심중이야 어떻건 간에 안철수는 현재 유력한 대선후보다. 그런 그가 한정된 시간에 강렬한 언어로 적극적으로 자신을 홍보하지 않고 오히려 왜 그런 뻔한 말을 해야 하는지를 자신이 걸어왔던 길에 빗대 술술 풀어냈다. 그게 공감이고 소통이 아닐까 싶다.

 

누구나 좋은 말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뻔하면서도 좋은 말을 자신의 삶에 투영해서 진정성있게 보여주기는 쉽지 않다.

 

간디의 일화가 생각난다. 아이 엄마가 아이를 데리고 와서 간디에게 부탁했다. 아이가 설탕을 너무 많이 먹지 말도록 타일러 달라고.. 그러자 간디는 두달 있다가 다시 찾아와 달라고 했다. 두달 후 아이 엄마가 아이를 데리고 찾아오자 간디는 짧게 말했다. '얘야, 설탕은 몸에 해로우니 먹지 말아라..' 아이 엄마는 황당해서 물었다. 왜 그 말을 하는데 두달이 필요했는지.. 이에 간디가 대답했다. '그때 당시에는 저도 설탕을 먹고 있었거든요'

 

누구나 설탕을 먹지 말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말에 진정성이 담겨 있는지를 판단하는 것은 말을 받는 당사자일것이다. 나는 안철수의 뻔한 말에서 그가 걸어온 인생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이다. 결국 시청자들에게 진정성을 온전히 전달했는지는 안철수 자신의 몫일 것이다. 어쩌면 그는 그 결과에 크게 개의치 않을지도 모르겠다. 그는 자신에게 길이 주어지면 그 길을 가겠지만 그 길이 주어지지 않으면 물러나서 본래 자신의 자리로 돌아갈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같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