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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스타&연예

도둑들 레드카펫, 배우의 품격 보여준 장면

 

 

                  배우의 품격이란 이런 것

 

한국판 오션스일레븐이라 일컬어지는 영화 '도둑들'이 자체 레드카펫행사를 가져 화제입니다. 이는 한국영화로는 처음 있는 일이지요.
김윤석, 김혜수, 이정재, 김해숙, 전지현, 김수현 등 쟁쟁한 배둘들이 한 자리에 모인 것 자체가 우리 영화계에서는 흔치 않은 일인데요, 캐스팅만으로 화제를 불러모았던 영화 '도둑들'이 개봉전야에 레드카펫 행사를 가지면서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했습니다.

레드카펫은 통상 유수의 영화제에서 볼 수 있는데요, 이는 공식행사에서 귀빈이나 VIP에게 맨땅을 밟지 않게 하겠다는 극진한 환영 인사의 전통에서 비롯됐습니다. 그 기원은 고대 그리스의 극작가 아이스킬로스가 쓴 걸작 '오레스테이아' 중 '아가멤논' 편에 등장하는데요, 아기멤논이 트로이 전쟁에서 개선할 때 빨간 길을 걸은 데서 유래한다고 전해지지요. 귀한 손님에 대한 예우인셈입니다. 오늘날 레드카펫은, 배우들에게는 집중되는 대중의 관심과 애정을 확인받는 자리이자, 대중에게는 자신의 스타를 가까이서 만나 볼 수 있는 축제의 장이 되었지요.

이런 레드카펫 행사를 영화 '도둑들'은 시사회의 사전 행사로 가졌습니다.

 

                                                                                           <출처: 뉴스엔>
영화에서는 티켓파워가 중시됩니다.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한 TV드라마와 달리 자신의 지갑을 열어 티켓을 구매하도록 유도할 만한 배우의 이름값이 중시되지요. 그리고 '도둑들'의 레드카펫에 운집한 팬들은 오로지 이 영화의 배우들만을 만나러 온 사람들입니다.
그런 이유로 이들 팬들을 만나는 레드카펫의 주인공들은 감회가 남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팬들의 열기속에서 레드카펫 입장을 마친 김윤석은 '마치 내가 톰 크루즈가 된 기분이다. 직접 팬들과 만나고 악수도 하니 굉장히 좋다'며 행복해 했고, 전지현 또한 '이렇게 팬들과 가까운 곳에서 같이 시간은 보낸다는 게 감회가 남다르다. 잊지 못할 시간이 될 것 같다'며 벅찬 소감을 내놓았지요. 팬들과 눈을 맞추고 손을 잡아주고 사인을 해주며, 보통의 레드카펫에서 하기 어려울 정서적 교감을 나눴습니다.

 

                                                                         <출처: 스포츠서울닷컴>

이런 교감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은 김혜수였습니다.

사인을 요구하는 팬의 손길에, 무릎을 접고 앉은 자세로 다정히 사인을 건네는 김혜수의 얼굴엔 26년 영화 인생의 행복이 점철되어 있었습니다.
혹자는 레드카펫을 '자신감'으로 걷는 것이라 했습니다. 당당한 카리스마로 좌중을 압도하는 것이야 말로 레드카펫의 품격을 높이는 길이라고 하지요,
헌데 레드카펫 위에서 자신을 낮춰 팬을 올려다보는 김혜수를 보니, 자신의 영화에 대한 경의와 자신의 영화를 보러온 팬에 대한 경의가 다르지 않음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팬을 존중하는 것이야 말로 자신의 영화와 자신의 영화인생을 존중해주는 것이겠지요.

 

                                                                                <출처: 한경닷컴>

이날 모습은, 레드카펫보다는 포토월에서의 사진포즈에 집중하던 근래의 경향과도 상당히 대조를 이뤘습니다. 파격적인 드레스를 입고 가장 돋보일 수 있는 완벽한 사진 한컷을 뽑아내기 위해 최선의 연출을 하는 모습 대신, 자신을 보러온 팬들을 향해, 적극적으로 다가가 눈을 맞추고, 자칫 굴욕적으로 나올 수 있는 카메라 각도에도 개의치 않고 반가히 인사를 나눌 수 있는 여유, 이것이 여배우 김혜수가 보여준 배우의 품격이었습니다.

일부 스타들에게 '연예인 병'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대중의 사랑과 관심을 먹고사는 존재임에도 가까이서 만날 수 있는 팬들에 대한 서비스에 인색한 경우를 많이 보지요, 마치 대접을 받고, 스스로 차별화 되는 것이 품격을 높여주는 것이라 믿는 이들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영화계에서 잔뼈가 굵은 김혜수는, 대중과 배우는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하는 상호의존의 관계임을 제대로 보여줬습니다. 그녀가 보여준 배우의 품격이야말로 오히려 화려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