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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스타&연예

신사의품격 장동건, 얼굴 근육 제대로 풀려

 

 

 

 

 

2주를 쉬고 다시 돌아온 신사의 품격 속 네 남자는 여전히 신사답지 않고 우스워보였지만, 그래서 더욱 매력적이었습니다. 이제 이 남자들은 저마다의 방식대로 결말을 향하고 있는데요, 어느 한명 소외되지 않는 이들의 이야기가 마지막까지 시선을 잡아끌고 있습니다.

드라마 속 캐릭터뿐 아니라 이를 연기하는 4명의 남자 역시 모처럼 안방 극장에서 저마다의 매력을 뽑내고 있는데요, 특히 장동건의 경우, 기존의 이미지를 벗고 새롭게 연기변신에 성공했습니다.

그동안 장동건이 영화에서 맡았던 캐릭터들은 대체로  선이 굵은 남성미를 강조해왔는데요, 이러한 이미지탓에 김도진으로 돌아온 장동건의 첫인상은 다소 어색한 면이 많았습니다. 근 십년동안 조각미남의 대명사처럼 여겨졌던 장동건이 모처럼 시도했던 코믹연기는 처음엔 낯설기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어느덧 결말을 앞두고 있는 신사의 품격 속 김도진은 장동건만의 지극히 통속적이면서도 허당스러운 연기와 여전히 조각같은 '미모'가 어우러져 개성있고 매력 넘치는 캐릭터가 되고 있습니다.

 

 

서이수가 우연히 낯선 남자를 보고 깜짝 놀라자, 도대체 어떤 사연이냐고 집요하게 추궁하는 김도진의 캐릭터에선, 위선으로 정돈된 신사의 품격 대신 지극히 인간적인 질투와 뜨거운 관심이 느껴집니다. '왜요? 아는 사람이에요, 어떻게 알던? 그렇게 크게 놀라는 이유가 뭐냐고? 감정이 남아 있나? ...되게 인상적인 과거인가 봐요, 아직도 두근될 만큼..  왜 화를 내지? 더 수상하게? 혹시 나 몰래 연락하고 있어요?'
멘붕된 듯한 얼굴로 서이수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집착하며 딴지를 걸며 몰아붙이는 김도진의 모습이 추하다기 보단 오히려 귀엽게 보이는 이유는, 십수년 동안 강인한 남성을 추구하며 굳어졌던 그의 얼굴 근육이 제대로 풀렸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런 김도진에게, '남자가 쪼잔하게 왜 이러냐'는 서이수가 핀잔을 주자, 유난히도 큰 눈을 더욱 크게 치뜨며 상처 받는 모습에선, 어느새 무거운 대작 영화보다는 가벼운 로맨틱 코미디에 어울리는 편안한 이웃같은 남자가 되어 있었지요.

 

 

힘들게 번 돈을 나눠쓰기 싫어서 독신주의가 됐다던 김도진은, 이제 애인의 미모를 다른 사람이 볼까 관리에 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서이수 손가락의 매니큐어가 이쁜거 충분히 봤으니 이제 딴 놈들 볼까 지우겠다는 식으로 말이지요. 이렇듯 억지쓰듯 응석을 부리는 김도진에게 서이수가 해맑게 웃듯, 시청자들도 마흔살의 애교에 미소를 지을 법한데요, 어느덧 장동건의 응석, 애교 콤보 연기는 지극히 일상적인 수준처럼 자연스럽게 느껴집니다.

친구들 사이에서도 악동같은 애교 연기는 이종혁(이정록 역)과 쌍벽을 이루고 있습니다. 극 초반 애교와 코미디 코드에서 독보적이었던 이종혁인데요, 하지만 이제 장동건이 연기하는 김도진 역시 그에 못지 않는 강력한 귀요미를 자처하고 있지요. 살짝만 힘이 들어가도 작위적일 수 밖에 없는 것이 '귀요미 드립'일텐데요, 싱거운 충고를 꺼냈다가 친구들한테 무안을 당하자 '도진이 사랑해주세요'하며 혀짧은 소리를 내뱉는 모습은 이젠 너무도 익숙하고 자연스러운 스타일이 되고 말았습니다.

 

 

작년에 개봉했던 대작 영화 '마이웨이'에서 장동건은 역사의 숨가뿐 소용돌이 속에서도 미남 배우로서의 '품격'을 지키기 위해 결코 스타일을 구기는 법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너무도 가혹했었지요. 하지만 신사의 '품격'을 위해 십수년간 이어온 이미지를 벗어던진 장동건의 새로운 모습이 신선한 매력이 되고 있습니다. 허공에 둥둥 떠있던 초현실적 미남이 주변에서 만나고 싶은 현실적 남자로 다가오고 있지요. 역시 너무 완벽하기보다는 오히려 빈틈이 있을때 그 매력은 배가되는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