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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예능&오락

이범수, 인터뷰보단 연기만 하는 걸로

 

 

 


이범수의 인터뷰가 화제입니다. 특히 닥터진에 출연했던 배우로서, 동시간대 경쟁작 신사의 품격에 대한 언급부분이 논란을 모으고 있는데요.
이범수는 '신사의 품격이란 드라마에서 과연 어느 배우가 갈채를 받았나 하는 생각을 해봤다'는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이야기의 흐름이 아기자기 하고 시청자들이 '신사의 품격'을 재미있어 한 건데, 배우들에 있어서는 과연 어떤가? 별개의 항목이 있는 것이다. 그런 부분에 있어 저희 동료 배우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고 했지요. 이 부분에선 사극을 통속극보다 우월하게 보는 이범수의 개인적인 가치평가가 엿보입니다.

 

개인적인 가치판단이야 어쩔 수 없겠지만, 다른 드라마의 연기를 평가하는 것은 상당히 성급해 보입니다. 작품을 함께 하며 남다른 교감을 나눴을 닥터진의 동료배우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는 것이야 인지상정이겠지만 이를 위해 상대 드라마의 배우들을 폄하하는 것은 스스로에게도 득이 될 것이 없을 텐데요, 함께 출연했던 송승헌과 김재중의 연기력 논란에 대해선 '송승헌, 김재중이 나온 드라마는 시청률이 0%가 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럼에도 시청률이 10%대가 나온다는 건 연기 말고도 그들에게 또 다른 매력이 있는 것이다.'라는 말했지요. 그의 말에는 '연기자는 연기로 말해야 한다'는 간단한 상식이 무너지기까지 합니다. 물론 함께 했던 동료를 열린 마음으로 이해해주고 싶고, 자신이 몰입했던 드라마에 남다른 애정이 있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자신의 뜻을 이야기함에 있어 불필요한 오해를 야기할 수 있는 인터뷰내용은 상당히 경솔해 보입니다.

 


'신사의 품격에서 어느 배우가 갈채를 받았나...'
갈채는 격정적이고 폭발적인 강렬한 연기에만 쏟아지는 것은 아니겠지요, 어느 한 사람에게만 집중 돼야 하는 것은 더더욱 아닐 것입니다. 특히 신사의 품격의 경우, 어느 한 사람이 절대적인 주목을 받았던 것이 아니라, 출연자 하나하나가 깨알 같은 애교와 연기력으로 신사, 숙녀의 품격을 갖춘 4인 4색의 러브라인을 보여줬습니다. 누구하나 콕 짚어 절대적으로 조명되지 않은 드라마, 기존의 한국 드라마에선 찾아보기 힘든 인물 열전식의 드라마라는 점에서 신사의 품격은, 우리네 드라마 제작 트렌드에도 큰 의미를 부여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습니다. 게다가 신사의 품격은 평범한 통속극도 아닙니다. 우리네 로맨스 드라마에서 으레 등장하는 신데렐라와 삼각관계의 틀을 벗어나 저마다의 인물을 부각시키다보니 초반에는 고전하기도 했는데요, 이내 시청자들에게 인물 열전의 새로운 매력을 각인시켜준 작품이지요.
'신사의 품격'을 20%대에서 주저앉힐 수 있었던 게 '닥터 진'의 힘이었다'며 '신사의 품격의 시청률에 박수를 쳐주고 싶다'는 이범수에게 시청률만 보지 말고 내용이나 배우들의 성취를 봐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신사의 품격은 시청률 이상으로 통상의 드라마 수준을 뛰어넘는 화제성도 낳았습니다. 흔치만은 않은 중년의 사랑이야기, 네 남자의 우정, 과거를 추억케하는 깨알 같은 에피소드 등을 통해 신선함도 줬는데요, 장동건은 선 굵은 연기의 굴레를 벗어나 새로운 연기의 지평을 열었으며, 김종민으로 잘못불리는 경우가 더 많았다던 김민종의 이름을 되찾아주는데 성공했고, 선 굵은 얼굴때문에 악역에 더 어울렸던 이종혁을 넉살 좋고 우스꽝스런 이정록으로 다시 태어나게 했으며, 배포 크고 현명한 청담마녀로 분한 김정란을 재발견시켜줬으며, 신인으로서 흥행과 인기를 모두 얻으며 화제의 중심에 선 깜짝 스타 임메아리 윤진이를 탄생시켰습니다. 지난 몇 달 동안 공공장소에선 신사의 품격 OST가 으레 들려올 정도로 큰 화제성을 낳았지요.


헌데 이범수는 인터뷰를 통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닥터진에 대한 아쉬움을 전하기 위해 신사의 품격을 저평가한 셈이 되고 말았습니다. 특히 연기말고도 다른 매력을 열린 사고로 봐야 한다는 의미심장한 발언은 두고두고 회자될 듯싶은데요, 연기파 배우라는 수식어가 쫓아다니는 이범수의 이미지가 이번 인터뷰로 상처를 입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그의 인터뷰를 보고 있노라면, 연기를 잘하는 것과 인터뷰를 잘하는 것은 전혀 별개라는 것을 실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