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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스타&연예

신의 기철, 사랑에 빠진 악당의 반전

 

 

 

 

 

기철에게 있어 최영과 의선 유은수는 묘한 공통점이 있습니다. 기철은 이를 이렇게 표현한 바 있습니다.
'작금 고려 천지에 내눈을 똑바로 보며 너 몇살이냐 니가 언제 죽을지 내가 다 안다 이리 말할 여인네가 또 있을까' '작금 고려 천지에 내눈을 똑바로 보며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이라 이리 말할자가 또 있을까'


이렇듯 최영과 유은수는 기철과 눈을 마주쳐 주는 색다르고 신선한 사람입니다. 권력에 기생하여 수그리는 사람들에 둘러쌓인 채 권력을 휘둘러 온 기철은, 바로 그렇기에 두 사람에게 큰 흥미와 매력을 느끼지요. 이미 기철은 최영을 갖고 싶노라고 자신의 측근에게 누차 강조해왔고, 그래서 그 방법을 강구중에 있었습니다. 공민왕과 최영을 이간질 시켜 공민왕의 왕권을 무력화시키고 최영을 자신의 부하로 만들고자 하고 있지요. 헌데 이 과정에서 공민왕의 또 다른 측근인 유은수를 제거할 계획을 세운 상태인데요, 하지만 기철은 자꾸만 유은수의 발랄하고 도도한 매력이 떠오릅니다.

 


원나라 황후의 위세를 업고 왕권을 농락하는 권력의 실세 기철이지만, 그는 전혀 다른 세계의 매력으로 자꾸만 빨려들어가고 있습니다. 자신의 눈 앞에 거스를 자가 없었던, 말 그대로 안하무인인 그에게 두눈을 똑바로 치뜨고 맞땅 뜨는 당당한 여성은 치명적인 매력이 되고 말았지요. 그리고 이 신선함은 자꾸만 설렘으로 전이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옆에서 의선을 요물이라고 주장하는 참모의 말을 불편한 듯 외면하기 시작했지요.

 

이제 고려 천하에 자신을 두눈 똑바로 뜨고 쳐다보는 유별나면서도 매력적인 두 남녀가 기철의 집에 왔습니다. 유은수는 정말 의선인지 테스트하는 구실로 끌고 왔고, 최영은 이런 유은수를 구출하기 위해 왔지요. 기철 일당의 기본 방침은 이미 정해져 있었지요, 공민왕이 민심을 장악할 수 있는 명분이 될지도 모를 의선 유은수는 제거대상이었고, 공민왕의 충복인 최영은 자신의 세력으로 회유할 대상이었습니다. 그래서 최영으로 하여금 의선 유은수를 데리고 강화에 유배된 왕족 경창군을 찾아가, 그를 치료하도록 요구하지요. 

 


당초 계획은 최영이 독단으로 의선을 데리고 경창군을 찾아가 그를 치료하고 왕으로 내세운다는 누명을 씌우는 것인데요, 이를 통해 공민왕과 최영의 관계를 돌이킬 수 없도록 만들고, 의선은 제거할 예정이었지요.

하지만 기철은 자꾸만 유은수의 까탈스러운 모습이 눈에 밟힙니다. 죽이겠다고 협박하자 '아주 지랄들을 하세요'라고 받아치던 그녀의 얼굴이 자꾸만 떠오르지요. 부하들의 행적을 체크하고 계획의 진행사항을 점검하는 기철의 모습엔 불안감이 확연했습니다. 이에 기철의 동생이 '일을 꾸미면서 형님이 이처럼 노심초사하시는 모습은 오랜만'이라고 하자 기철은 불같이 화를 냅니다. 기철로서도 자기 마음의 갈피를 잡기 힘든 상황인데요, 이미 수하들에게 의선을 해치라고 계획을 세운 마당에 그녀를 살리라며 명령을 번복할 말할 명분이 없습니다. 자신을 대놓고 면박주는 여인네가 좋다고 수하들에게 말할수도 없고 체면때문에 참모와 의논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지요.

 


이런 와중에 의선이 사용하는 수술기구를 우연히 보게 된 기철은 소스라치게 놀라는데요, 그 기구들은 자신의 스승이 '화타의 유물'이라면서 남긴 유품과 완전히 흡사했기 때문이지요. 이는 유은수가 화타의 제자일 수도 있다는 증거인데요, 순간 기철의 얼굴에 생기가 돌았습니다. 그녀가 화타의 제자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녀를 살릴 수 있는 명분을 얻었기 때문이지요, '해치면 안돼, 그 여인만은 털끝도 다치지 말게 해라'라고 즉각 명령하지만 지시를 전달하기엔 이미 늦었다는 부하의 보고에 기철은 단호하게 말합니다. '내가 가겠다, 그 여인을 갖으려 내가 갈것이야'하며 헐레벌떡 뛰쳐 나가는 기철의 모습은 제정신이 아니었지요. 이런 걸 소위 '파워 오브 러브'라고 할 수 있을까요, 사랑에 빠진 악당의 반전이 엉뚱한 재미를 자아내는데요, 유은수로서는 사양하고 싶을 기철의 느끼하면서도 불같은 열정은 어떤 결과로 이어질까요, 왠지 신의는 기철의 엉뚱한 활약 덕분에 코미디 사극으로 가는 건 아닌지 흥미롭게 지켜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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