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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드라마&시트콤

착한남자 말고 마성의 남자는 이광수

 

                     전성시대 도래하나

 

'너, 우리 오빠 좋아하잖아', '내 이상형은 애쉬튼 커쳐거든요', '우리 오빠랑 완전 닮았잖아 애쉬튼커쳐', '인정! 솔직히 그건 그렇긴 한대요', '애쉬튼 컬쳐보다 훨씬 잘생겼지 우리 오빤...', '내가 지금 그말 할려고 했거든요'
이는 박재길(이광수 분)을 사이에 둔 두 여자의 대화지요.


정우성, 차승원, 조인성, 최시원...한국의 애쉬튼 커쳐라고 불리는 배우들인데요,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이하 착한남자)에서는 애쉬튼 컬쳐보다 훨씬 잘난 남자가 등장합니다.

 


박재길은 주인공 강마루(송중기)의 친구입니다. 그의 집에 얹혀 살고 있으며, 그와 한재희의 과거를 몽땅 알고 있는 절친이지요. 강마루를 배신한 한재희를 욕해줄 줄 아는 열혈남이기도 하지만, 친구의 아픈 마음을 캐치하지 못하는 눈치 없는 친구이기도 합니다. 또한 강마루의 동생 강초코(이유비)가 자신을 짝사랑하고 있다는 것도 모르지요.

 

박재길에게는 사랑하는 애인이 있는데요, 대낮에 평상에 함께 누워 마스크팩을 하며 서로의 외모를 찬양하는 닭살커플이지요. 그리고 이 애인은 진작에 박재길을 짝사랑하는 강초코의 존재가 거슬렸습니다. 그녀는 흉칙한 낙서가 된 커플티를 들고 강초코를 찾아가 추궁합니다. 우리 오빠 좋아하냐며 따져묻는 박재길의 애인에게 강초코는 아니라고 강변하지만, 핸드폰 화면속 박재길의 사진과 본의 아니게 입을 맞추자 바로 다리가 풀려 주저 앉고 말지요. 강초코의 짝사랑에 '완전 불안하단 말이야'를 연발하는 애인, 핸드폰 사진만으로도 설레고 힘이 빠지는 강초코, 이 두 여자 사이에서 인기폭발의 주인공 박재길이 등장합니다.

 

'이쁜 것도 죄다'며 푸념하는 애인에게 '그게 죄라면 우린 벌써 사형당했다'며 찰떡궁합을 보여주는 이광수의 생활연기는 자연스럽기 그지 없습니다. 웃음기를 쫙뺀 채 우월한 외모를 지닌 자신의 숙명에 한탄하는 자뻑의 모습과, 강초코에게 모욕당한 애인을 격하게 위로하는 열혈청년의 모습까지...오히려 그 진지함이 여느 시트콤에서의 우스꽝스런 코믹연기보다 더 빵터지는 웃음을 선사했지요.

 

박재길은 두 여자에게만 초절정 매력남이 아니었습니다. Bar에서 피아노를 치며 노래 한소절을 읊조려도 가게안의 여자네들은 넋놓고 쳐다보는 절대 옴므파탈이었지요.

 


키만 멀대처럼 크고, 빈티나게 생긴 배우... 런닝맨에서도 오랜 시간 숱한 굴욕을 당하며 어리버리 이미지로서 어설픈 스파이를 자청했던 만만한 캐릭터였는데요, 어느덧 런닝맨에서 가장 잘나가는 캐릭터로 자리를 잡고 있는 요즘입니다. 모함광수로 소박하게 시작한 예능캐릭터에서 이제는 배신의 아이콘으로까지 등극하며 김종국에게 대적하는 호랑이 앞의 하룻강아지 역할이 이제는 확실한 존재감으로 자리잡고 있지요. 물오른 예능감으로 런닝맨에서 맹활약 중인 이광수가 이번엔 본업인 배우로서의 입지를 다질 기회를 잡은 셈인데요,

 
애쉬튼 커쳐보다 훨씬 잘났다 찬양하는 것이 어색하거나 무리수같아보이지 않고 오히려 귀엽게 보여지는 것은 이광수의 확고한 이미지 덕분입니다. 그 자뻑이 밉지 않고 오히려 신선하게 보여지면서, 딱딱한 정통 멜로물의 분위기를 한바탕 휘저어 주고 있지요. 착한남자 옆에는 마성의 남자 이광수가 있었습니다. 이제 그의 전성 시대가 본격 도래하는 것 아닌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