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tertainment On/드라마&시트콤 2012.11.02 07:00

 

 

 

 

싱그러운 햇살이 드리우는 화창한 아침, 강마루(송중기)는 쇼파에 누워 게으른 늦잠에 취해 있습니다. 평온한 그의 얼굴에선 미소가 살며시 배어 나오지요. 꿈결인 듯 들리는 왁자지껄한 소음은 그의 얼굴에 행복한 미소가 그려지게 하기 충분했습니다. 징그러운 미꾸라지를 만지고, 감자를 까고, 파를 다지고… 강마루가 좋아한다는 단 한가지의 이유로 추어탕 요리에 나선, 연인 서은기, 동생 초코, 친구 재길까지…이들이 만들어내는 소음 덕에 강마루의 거실엔 행복이 풍성했지요. 사람 사는 냄새, 인간다운 따뜻한 정이 물씬 배어 나오는 모습이었습니다. 나른하면서도 행복에 겨운 강마루의 미소는 ‘꿈이라면 깨기 싫다던’ 강마루의 바람처럼 환상으로 비춰져 역설적으로 애잔하기도 했습니다.

 

 

스스로가 ‘꿈이라면’이란 단서를 달고 있듯이, 강마루에게 이 행복은 언젠가는 깨져버릴 유리성 같아보입니다. 한재희(박시연)에게 다가가기 위해 서은기(문채원)를 이용했던 강마루의 과거는 서은기의 기억이 돌아오는 날, 서은기를 아프게 찌를 날카로운 가시가 되겠지요. 그래서 서은기의 기억이 온전치 못한 지금...강마루는 언제 깨질지 모르는 시한부 행복을 안고 행복한 미소를 짓습니다.

 

그런데 강마루의 이 깨질듯 아슬아슬한 행복은, 기억을 잃기 전의 서은기와도 닿아 있습니다. 강마루의 의도적의 접근이었지만, 서은기는 순식간에 강마루에게 빠져들었었지요. 뒤늦게 한재희와 강마루의 관계를 알게 되고 강마루의 접근 의도를 알았을 때조차 결코 놓을 수 없었을 만큼 강렬한 사랑의 희열을 느낀 바 있습니다.

 

[강마루라는 남자때문에 일어나고 숨쉬고 살아있는 일이 처음으로 좋아졌다며 자신의 유일한 소원은 매일 마주보면서 사랑한다 말하고 사랑한단 고백을 듣고 매일 같은 꿈을 꾸면서 아이도 낳고 아이도 키우고 그렇게 함께 늙어가는 것이라고..] 고백했었던 서은기였는데요, 가장 비참한 상황에서도 오히려 자신의 온전한 진심을 고백해내는 행복을 누릴 수 있었던 그녀는 자신의 마음과 마주했던 사랑에 기꺼이 자신을 던졌던 행복한 여인이었지요.

 

남자의 과거마저 극복하고 그와의 첫 여행을 준비하며 설렜던 행복한 서은기는, 하지만 스스로의 잘못을 인정하고 그녀를 놓아주려는 강마루의 냉혹한 거부에 무너지고 말았었지요. 바닷가에서 조우한 서은기에게 강마루는 모든 것이 거짓이었다며 그녀를 끊어내고자 했지만,  서은기는 강마루에게 함께 할 미래를 애원했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강마루의 스산한 눈빛과 더불어 '단 한번도 진심이었던 적이 없었다'는 강마루의 고백에 서은기는 끝내 절망할 수 밖에 없었지요. 그렇게 나락에 떨어진 서은기는 삶을 놓아버렸었습니다.

 

 

다시 시간이 흘러, 서은기에게 향해졌던 행복과 절망은 강마루에게로 향해지는 것일까요.. 차츰 떠오르는 기억의 편린은, 가장 고통스러웠던 죽음의 역주행에서 멈춰섰고, 그 고비에서 서은기는 끝내 모든 기억을 회복하고 말았습니다.

강마루와의 결혼을 꿈꾸며, 웨딩드레스를 상상하고 신혼여행을 고민하고 강마루를 향한 순애보같은 사랑에 들떴던 서은기는, 하지만 기억을 되찾은 순간, 이 사실을 강마루에게 숨겼습니다. 대신 아버지의 납골당을 찾아 과거를 사죄하고 후회하며 새로운 복수를 다짐하지요, 아버지를 위한 다짐 속에서 강마루는 ‘나쁜자식’으로 분명히 규정지어졌습니다.

 

서은기는 기억을 회복했지만 그 기억 속에 담긴 온전한 담긴 마음만은 되찾지 못한 셈입니다. 이제 서은기에게 강마루는 나쁜 놈일 뿐이지요, 예쁜 가방과, 아름다운 꽃, 따뜻한 커피를 준비했던 강마루는 진심을 다해 서은기에게 키스하는데요, 하지만 키스를 받는 서은기의 눈빛은, 과거의 강마루가 그랬듯, 섬뜩한 눈빛을 하고 있었습니다.

 

 

꿈이면 깨지 않길 행복한 한 남자와, 그 남자와의 미래를 꿈꾸며 '난 절대로 변하지 않아, 그럴 일 없어'라고 단언했던 한 여자의 행복했던 로맨스는 이 섬뜩한 눈빛으로 인해 한 순간에 스릴러로 변해버렸습니다.

 

강마루를 오롯이 사랑했었던 서은기는 아직 완전한 스스로를 되찾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기억속에서 자신이 겪었듯, 이제 착한 남자 강마루가 아닌 '나쁜 자식' 강마루를 이용하려하겠지요. 이제 삶을 내건 채 그녀를 사랑하게 된 강마루의 아픈 사랑을 지켜볼 차례입니다.


Posted by 비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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