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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드라마&시트콤

드라마의제왕 첫회, 심장이 오그라드는 급속전개

 

 

 


'저 앤서닙니다' 이 한마디면 모든 게 정리되는 드라마의 제왕 앤서니 김(김명민)은 한류열풍의 중심에 선 드라마 제작사의 대표입니다. 초단위의 시간을 재고 시간마다의 확률을 통계내며 치열하게 살아가는 인물이기도 하지요. 정확한 확률안에서만 움직이며 그 확률은 자신의 손안에서 만들어진다고 장담하는 이 남자는 자신을 드라마의 제왕이라 칭하며, 삼류가 세상을 바꾸고 일류는 그 세상을 누린다는 오만에 찬 인물입니다.

 

하지만, 이런 오만한 자리에서 그는 무척이나 치열하게 살고 있었는데요, 그가 현재 제작중인 드라마 '우아한 복수'의 마지막회 방영을 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간, 작가와 대본 논쟁에 마지막씬을 위한 대본 수정 그리고 제작테입을 방송국으로 옮기기까지 무엇 하나 쉬운 일이 없었지요.

 

 

이미 수주를 받은 간접광고를 꼭 마지막씬에 넣어야만하는 제작자와, 작가의 자존심을 걸고 절대 못하겠다고 버팅기는 작가, 방송까지 12시간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결국 앤서니는 드라마작가의 보조작가에게 거짓말까지 해가며 대본수정에 나섰지요. 드라마 수정을 위한 모니터, 위치검색 등 모든 것을 한번에 해치울 수 있는 특수 제작 밴에서 보조작가 이고운(정려원)과 함께 대본을 뜯어 고칩니다. 마지막 씬 촬영지인 삼척을 향하며 대본 수정을 위해 촬영장소를 바꾸고, 마땅한 장소가 없자 아예 장소를 세트장처럼 만들어버리는 과감한 시도도 서슴치 않지요. 결국 간접광고를 완벽히 넣은 채 마지막 씬은 촬영이 완료되었고 이제 채 방송3시간도 남지 않은 시각 퀵서비스 배달원에게 테입을 넘깁니다. 삼척과 서울을 1시간에 주파하라는 특명과 함께 거액을 약속한 앤서니는 확률을 높이고자 자신도 오토바이를 탄채 배달원을 따라가지요. 하지만, 아찔한 상황 끝에 결국 퀵서비스맨은 사고를 당했고, 뒤따르던 앤서니는 비정하게도 사고 당한 자를 외면한 채 테이프를 챙겨 방송국으로 향합니다. 이미 방송은 시작된 상황, 방송펑크 없이 마지막씬을 연결해내야만하는 급박한 상황, 계단을 마구 뛰어올라 편집실에 날아간 앤서니는 결국 편집본을 연결씬 5초전에 넘길 수 있었습니다.

 

 

오지 않는 테이프를 기다리는 동안, 방송국은 제작국장, CP 너나할 것없이 입이 바짝바짝 마르는 긴장의 시간을 보냈고, 결국 시청률 30%를 넘기며 마지막회가 종영되자 모두들 환호합니다. 드라마 한씬을 위해 투자한 노력과 시간 그리고 그 긴장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컸지요.

이렇게 드라마 제작의 현주소는 급박하고 위태롭기 까지 합니다. 광고를 위해 드라마를 뜯어고치는 일, 쪽 대본에 쫓기는 숨가쁜 촬영시간, 세트장 급조, 대본 긴급 변경 등등 화려한 드라마의 배경에는 스텝들의 피눈물이 배어 있음을 실감할 수 있지요.

 

이런 숨가빴던 순간들을 보고 있노라면 그동안 우리 드라마의 숱한 장면들이 떠오릅니다. SBS 드라마 '내여자친구는 구미호'의 마지막회는 방송 당일에 촬영됐는데요, 당시 이승기는 빗속을 누볐지만 그의 옷은 전혀 젖지 않았지요, KBS 드라마 '적도의 남자'는 마지막회에서 10여분간 방송송출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도 있었고, MBC 더킹투하츠에선 이승기는 굳이 '도너츠는 커피랑 먹어야지'라는 대사를 해야 했습니다.

 

이렇듯 거의 대부분의 드라마 현장은 치열하고 PPL광고는 필수가 되버린 것이 현실인데요,

헌데 치열한 삶을 살고 있는 앤서니는 일에서 해방된 순간만큼은 인간적인 면모를 보입니다. 한참 일을 할때는 퀵배달원의 사고현장을 외면했지만, 일을 마지차 그의 빈소를 찾아 유족들에게 고인의 사고상황을 설명하고 거액의 위로금을 건넸습니다. 물론 다시 일을 시작하면 또 다시 냉정한 비지니스맨으로 돌변하지만 말입니다. 이런 앤서니에게 절대적인 위기가 찾아오는데요, 드라마를 위해 목숨까지 희생시킨 앤서니 김의 행적이 뉴스에 대대적으로 보도되면서 그는 회사에서 내쫓기는 상황에 몰리게 됩니다. 최정상의 위치에서 급작스레 몰락하는 상황이 첫회에서 강렬하게 전개되며 몰입도를 높여줬지요.

 

 

빠른 전개와 몰아치는 스토리로, 한편의 드라마가 방송되기까지의 숨가쁜 과정들, 즉석에서 대본을 고치고, 촬영장을 변경하거나 촬영테이프를 안고 죽음의 질주를 하고, 방송국 계단을 서너칸씩 뛰어넘어 5분만에 편집을 해치우는 숨가쁜 상황등을 처절하게 보여주며, 심장을 오그라들게 만들었던 드라마의 제왕은, 이제 자신의 제국에서 내동댕이 쳐질 운명에 처해 있습니다.

 

주연 김명민은 연기본좌라는 칭호가 말해주듯 연기에 있어서는 이견이 없는 인물로 평가 받고 있지요. 이 드라마의 작가 장항준은 재기발랄한 영화감독이자 자신이 직접 대본을 쓰는 작가이기도 합니다. 작가가 보여주는 드라마 제작의 현실을, 김명민은 어떻게 펼치낼지 벌써부터 기대가 되고 있습니다.  과연 '드라마의 제왕'은 정말 드라마의 제왕이 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