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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드라마&시트콤

드라마의제왕, 숨막히는 스릴러에 쉼표가 필요해

 

 

 

드라마 한편 찍기 참 어렵습니다. 매회마다 앤서니 김에겐 상상하기 어려운 위기가 이어지고 이를 극복하면 또다른 위기가 들이닥치며 예기치 않은 반전의 연속이지요.

 

드라마 제작비 100억을 투자받은 앤서니김은 화려하게 드라마제작계에 복귀하며 제왕의 귀환이 이뤄질 듯했는데요, 하지만 지옥의 사투와도 같은 험난한 고난과 역경이 쉴새 없이 몰아치고 있습니다.


뭐하나 쉬운 것이 없습니다. 목숨을 담보로 투자유치에 성공했건만, 제국엔터테인먼트의 오진완이 목숨을 걸고 그의 앞길을 가로 막고 나섰습니다. 주연배우의 캐스팅을 두고 촌각을 다투는 결투를 치러야 했고, 편성을 위해 드라마 국장에게 돈로비를 펼쳤으며, 이것이 발각될 위기에 처하자, 온 몸을 던져 돈가방을 회수하기도 했습니다.

 

 

국장의 요구로 작가를 잘라버렸는데, 국장이 교체되서 편성은 하루아침에 없었던 일이 되기도 했지요. 천신만고끝에 다시 편성을 따냈지만 이제는 드라마의 대본을 뜯어고치려는 앤서니김와 드라마를 지키려는 이고은 작가의 줄다리기가 시작되었고, 이를 해결하니 방송국피디들이 단합하여 연출을 거부하는 초유의 사태가 이어지지요.

 

이에 재야에 은둔한 피디를 어렵게 모셔오지만, 이 피디와는 제작비 갈등을 겪었고 이를 해결하니 주연배우 강현민이 음주운전으로 적발되고 말지요. 엎친데 덮친 격으로 이고은 작가까지 느닷없는 교통사고를 당하고 맙니다.

 

드라마의제왕 1회 말미부터 추락을 시작해 2회부터 화려한 복귀를 준비중인 앤서니김에게 드라마의 세상은 지옥과 다름이 없습니다. 시작부터 쉴새없이 몰아치는 위기와 반전은 폭풍처럼 끝없이 앤서니를 강타하는데요, 이 험난한 파고 속에서 결코 좌절하지 않고 냉철하게 움직이는 앤서니의 긴장과 스트레스는 고스란히 안방의 시청자들에게 전달되고 있지요.

 

그리고 이 과정에서 앤서니는 점차 변해가고 있습니다. 위기가 닥치면 앤서니는 편법을 일삼고 불의와 타협해왔습니다. 돈이면 다된다는 생각과, 자신의 길을 가로막는 건 가차없이 쳐내면서 자신의 의지대로 밀고 나가지요, 여기에 타협과 설득은 없었습니다.

 


그것이 앤서니김의 방식이었고, 그를 겪었던 모든 이들이 그를 증오하는 이유입니다. 그랬기에 드라마계로 복귀한 앤서니김의 현주소는 위태로운 살얼음판이었지요.

하지만 앤서니에게는 그 자신도 모르는 복덩이가 있습니다. 투자유치의 이유도, 주연배우를 캐스팅할 수 있었던 이유도, 뇌물상납이 늦어져 혐의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던 것도 모두 이고은 작가 덕분이었는데요, 이제 이고은 작가의 존재감은 서서히 앤서니의 정체성에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늘 앤서니김에게 배신당하고 뒷통수를 맞지만 끝내 앤서니를 외면하지 못하는 이고은과 함께 하면서 앤서니도 타협과 소통을 배워가는데요, '왜 드라마를 시작했냐'는 이고은의 화두 앞에서 앤서니는 자신의 불우했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기도 합니다. 위대한 드라마를 향한 이고은의 꿈과 통속적이고 돈 잘 벌리는 드라마를 향한 앤서니의 꿈은 어떤 식으로 합쳐지게 될까요..

 

 

당초 '드라마의 제왕'가 표방하는 것은 코믹물이었습니다. 홈페이지의 작품소개에서도 코미디풍의 드라마라고 명기되어 있지요, 물론 코믹스런 설정이 있기는 하지만 여태까지의 분위기는 단연 극악의 스릴러 입니다. 정신없이 쏟아지는 반전과 위기를 헤쳐나가는 앤서니는, 선굵고 강렬한 김명민의 연기력 속에게 시청자들을 숨막히는 긴장 속으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아직 본격적으로 드라마 제작을 시작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외우내환의 위기는 끝없이 이이지고 있고, 또 이어질 예정입니다.

 

한숨 돌릴 여지도 없이 몰아치는 긴장감 탓에 신규 시청자들은 새롭게 몰입하기도 벅차보일 정도인데요, 이제 캐릭터 구축은 이만하면 충분하니 숨막히는 스릴러에 어느정도의 쉼표가 허락되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