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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스타&연예

1박2일 유희열, 입수로 절정 이끈 중년의 일탈

 

 

 

 

가사도 앞바다에서 윤종신의 입수를 지켜봤던 유희열은, 절대 입수만은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새삼 다졌습니다. 하지만 하루만에 그의 다짐은 무너지고 말았는데요, 찬 바람을 맞으며 바다로 달려가는 유희열이 거부할 수 없는 자신의 운명에 반항한 것은 그저 자꾸만 뒤를 돌아보는 고갯짓뿐이었지요. 거친 파도를 뒤로하고 겨울의 바닷물에서 걸어나온 유희열은 시크한 지성과는 다른 처절함이 생생했습니다. 섬마을 음악회를 위해 나선 중년 음악인의 일탈은 이렇듯 거칠고 스펙터클한 리얼야생으로 마감되었지요.

 

'유희열과 등대지기'라는 이름아래 중년 3인방 윤상, 윤종신, 유희열은 1박2일 멤버들과 하나되어 소박하고 따뜻한 섬마을 음악회를 이끌었습니다. 폭우가 쏟아지는 와중에도 가사도 주민들과 이들의 시간엔 잔잔한 감동이 있었지요. 헌데 의미있는 시간으로 보는 이들의 마음을 녹여버렸던 이들에게도 빗겨갈수 없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 잠자리 복불복이었습니다.

 


여기서, 조용한 듯 한 발 멀찍기 물러서 있던 유희열의 잠재된 마성의 예능 감각이 빛을 발했습니다. 첫 게임인 서바이벌 더하기 게임에선 단번에 허무하게 탈락하는 굴욕을 맞봤던 유희열은 두번째 게임에서 일명 만세권법으로 투혼을 불살랐습니다. 최약체의 면모를 숨기지 않던 그가 엉덩이씨름을 통해 매섭게 상대방을 몰아쳤지요. 방귀에도 날라갈 것 같다던 약골 유희열은 양말까지 벗어 던지고는, 우스꽝스런 몸동작과 달리 날카로운 표정으로, 연승을 노리던 김종민을 일격으로 쓰러뜨렸습니다. 전혀 기대치 못했던 유희열의 승리에 주위는 열광의 도가니에 휩싸였고, 유희열은 저질 세리모니를 발동하며 몸개그를 뽐냈지요.

 

 

점잖게 물러앉아, 근엄한 자태를 뽐내던 유희열은 필요할 때 한 방을 보여주며 존재감을 보여줬는데요, 이런 그의 활약은 퇴근을 앞둔 가사도의 차디찬 바닷가에서 절정을 이뤘습니다.

잠자리 복불복의 승리해 안락한 실내취침을 누렸고, 기상미션에서도 고삼차를 골라 한상 가득 차려진 풍성한 아침식사를 맛본 유희열은, 초대손님 중 단연 운수대통이었었지요. 그에 비해 윤종신은 첫 날부터 입수를 감행했고, 비바람 속에서 야외취침과 썰렁한 아침 밥상만 맞아야 했습니다. 하지만 퇴근 복불복에서 유희열의 운은 다하고 말았습니다. 그는 치열한 게임의 결과 최후의 4인으로 남겨지고 말았는데요, 이때 함께 남겨진 차태현이 입수를 조건으로 조기퇴근을 요구했습니다.

 

 

너무 늦은 퇴근으로 인해 서울 상경에의 어려움과 다같이 녹화를 마치고 단합대회를 갖자는 멤버들의 부추김에 첫날부터 입수만은 절대 안돼를 외쳤던 유희열은 심각한 고뇌의 순간을 맞게 되는데요, 하고 싶지 않지만, 할 수 밖에 없는 무언의 분위기 속에 유희열은 김승우와 옷을 벗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점퍼를 벗은채 김승우와 나란히 손을 잡고 물속으로 뛰어들어간 유희열은 자기몸을 챙길 줄 아는 중년답게 입수직전, 전신에 살짝 물을 묻히는 워밍업을 잊지 않았지요.
거창했던 입수를 마치고 돌아나오는 유희열의 모습은 비장하고 강인하기 그지 없었는데요, 마치 전쟁영화에서 적진을 뚫고 임수를 성공해낸 노병의 모습마냥 엄숙하기까지 했습니다. 소감을 묻는 질문에 '춥다'란 한마디를 남긴 그의 입수는 좌중에 큰 웃음을 준 채 마감되었습니다.

다음에 한번 더 모시겠다는 김승우의 발언에 확고한 사양의 뜻을 밝히는 유희열의 표정엔 예능인다운 면모가 가득했습니다.

 

해군 군악대 시절 주민들을 위한 공연의 희열을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해온 유희열은 늘 소박한 음악회를 꿈꿨었다고 하는데요, 1박2일의 섬마을 음악회를 통해 그 소망을 이루고 의미있는 시간을 보냈던 그는 음악인으로서의 즐거움뿐아니라, 자신에게 고정되어온 이미지를 탈피하는 유쾌한 일탈로 마무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