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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드라마&시트콤

청담동앨리스 박시후, 멋진 남자보다 매력적인 '웃긴 남자'

 

 

 

 

평범(?)한 여자 한세경(문근영)의 청담동 도전기를 그리고 있는 청담동앨리스에는 뭇 로맨틱 드라마에서처럼 평범한 기본 구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환상적인 스펙을 자랑하는 남자가 여주인공에게 끌리고 있지요. 헌데 청담동 앨리스의 남자는 도무지 환상적인 이미지가 없었습니다.

 

여자가 보낸 문자메서지 답변에 물결표시(~)가 없다며 멘붕하는 남자, 자신을 버린 옛애인에게 복수하고는 차안에서 두 다리를 흔들며 통쾌해하다가 문득 허무함에 질질 짜는 남자, 정신과의사로부터 자신의 약점을 지적당하자 토라지는 남자, 왜 자기보다 비서한테 더 좋은 선물을 하냐고 사투리로 따지는 남자.  이렇듯 소심하고 뒤끝길고 찌질한 차승조(박시후)는 그동안 보여온 로맨틱 코미디에선 볼 수 없었던 전혀 다른 캐릭터입니다. 환상을 소비시키는 로맨틱 코미디에선 대개 남자주인공이 로맨스를 맡고, 코미디는 조연들의 몫이었는데요, 하지만 청담동 앨리스에선 남자주인공이 코미디와 로맨스를 홀로 독점하고 있습니다.

 

 

혼자만의 상상으로 요란하게 디스코를 추고, 한세경 앞에서 자신의 정체를 감추기 위해 주변의 지인에게 오버액션을 펼치다가도, 우연히 가까이한 한세경의 숨결에 숨막히는 셀렘으로 어쩔줄을 몰라하기도 했고, 한세경에게 모욕을 준 남자에겐 매섭게 주먹을 날리기도 했습니다. 여자의 관심에 입을 '헤'벌리며 얘기처럼 좋아하는 모습은, 로맨틱 코미디에선 흔치 않은 장면입니다.

 

한세경에게 스타일리스트일을 맡기며 매일 마주하게된 차승조는 순간순간마다 치고 들어오는 한세경의 정색에 '뻑''뻑''뻑'하면 정색한다고 우스갯소리를 하는데요, 이토록 한없이 가벼우면서도, 그녀에게 지켜주려 애쓰는 모습이 듬직하기도 하지요.

사랑을 믿지 않는 그는 한세경을 보며 자신의 마음이 어디까지 열리는지 궁금하다고 했는데요, 사랑을 향하는 자신의 마음을 시험하고자 했던 차승조는 이제, 한세경의 숨결하나에도 가슴이 요동치는 남자가 되고 말았지요.

 

 

너무도 익숙한 로맨스 코미디란 장르에서 전혀 새로운 캐릭터를 구축한 박시후의 매력은 이 드라마를 즐기는 색다른 재미가 되어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큰 매력으로 다가오고 있지요.

 

어제 방송말미에서 한세경은 처음으로 차승조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표했습니다. 그런 한세경에게 차승조는 환한 미소를 돌려줄 뿐이지요. 

 


지난 3회에서, 머리속으로 상상한 절정의 로맨스 대사, '감사? 감사해야 할 건 내가 아니에요~'로 시작하는 멋진 말을 한세경에게 해주고 싶었기에, 수도 없이 한세경과 인연을 엮어보지만 번번히 실패해서 끝내 그 대사를 하지 못하고 좌절했던 차승조였는데요, 비로소 그녀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받았건만 이제는 그 대사를 해줄수가 없었습니다. 더이상 한세경은 자신이 미래를 축복해줄 대상이 아니라, 미래를 함께 하고픈 여자가 되어 있으니까요.

 

그동안의 이야기가, 왜 개념녀 한세경이 청담동으로 향해야만 했는지를 보여줬다면, 앞으로의 이야기는 한세경과 차승조의 본격적인 로맨스일텐데요, 멋진 남자보다 더 매력적인 웃긴 남자, 차승조의 활약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