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사는 세상 2012.12.18 07:00

 

                                                             <사진출저-연합뉴스>

사실 의외였습니다. 어제 서울시는 주류 제조사와 연예기획사, 광고 제작사 등에 공문을 발송해 아이돌의 주류 광고 출연을 자제해도록 요청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는 업계 스스로 청소년 보호에 앞장서도록 사회적 책임을 촉구하는 것인데요, 보건복지부나 여성가족부가 아닌, 서울시가 나서는 것는 상당히 의외로 보여지기도 합니다.

헌데 인터넷의 반응은 상당히 우호적입니다. 서울시와 박원순과 관련된 기사에 으례 따라오는 댓글들, 이들테면 '박원순은 뭔가 다르다, 잘 하고 있다' '시장님 한분 잘 뽑으니까 이렇게 달라진다'와 같은 환영의 반응들이 이번 사안에도 따라오고 있습니다. 

 

                                                                                                                      <사진출저-연합뉴스>

어느덧 박원순은 서울을 넘어 대한민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브랜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몸소 SNS로 소통하며 공감대를 형성해서 적극적으로 시정에 반영하고 있는 박원순에게 많은 젊은이들이 열광하고 있지요. 똑똑하고 유식한 정치인들이 세상을 평론하고 문제점을 지적할때, 박원순은 논평대신 행동을 해왔습니다. 시장으로 선출되기 전에는, 사회운동가로서 되든 안되든 '아름다운 가게'를 시작해서 '더불어 사는 법'을 세상에 선보였고, 시장이 되서는 무언가 크게 일을 벌이기보다는 전임 시장 아래서 무분별하게 진행돼온 각종 사업들을 정리하고 부채 줄이기에 힘쓰고 있습니다. 결코 폼(?)나는 일이 아니지요. 그러나 이러한 박원순에게 보내는 청년들의 관심과 호감은 상당하지요.

 

여기서 저는 우리시대가 잃어버린 어르신의 존재에 대해 생각해보게 됩니다. 산업화이전 세대는 어르신을 모셨습니다. 그 시절 사람들은 지켜야 할것에 엄격했던 그분들을 존경했고 그 말씀에 순종했지요, 하지만 오늘날 우리는 지하철에서 노인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것조차 낯설어하게 되었습니다. 노인들의 한소리는 참견이나 잔소리가 되었고, 세대와 세대의 소통은 단절됐으며, 세대간에는 서로 다른 상식과 언어를 가지고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 이상 어르신은 존재하지 않게 되었지요. 그리고 더불어 사는 공동체의 질서는 희미해졌습니다.

 

                                                                                                                        <사진출저-롯데주류>

이런 의미에서, 주무부서가 아닌 서울시의 소주광고 규제는 왠지 어르신의 한소리처럼 들립니다. 그 말이 참견이나 잔소리로 들린다면 여전히 이땅에는 어르신도 공동체도 없는 것이고, 그 말이 뭇 사람들의 마음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존중받는다면 우리는 열린사회로 돌아가는 것일까요. 여기서 새로운 공동체를 향한 희망을 본다면 너무 지나친 확대해석일까요?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라는 것은, 어떤 법률로 제약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고 신뢰하는 마음에서 시작되는 것입니다. 결코 시스템으로 강제할 수 없는 것이지요. 누군가의 조언이 참견으로 들리느냐, 진심어린 선도로 느껴지느냐는 결국 서로간의 신뢰에 달려 있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정치에 무관심한 청년들이 박원순에게 열광하고 있습니다. SNS로 소통을 시도하는 박원순에게 청년들이 귀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우리시대는 다시금 어르신을 되찾고 우리의 정치는 소통을 배우게 될까요? 그 작은 시작을 저는 서울시의 뜬금없는 딴지에서 느끼고 있습니다.


Posted by 비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