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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드라마&시트콤

청담동앨리스 박시후, 코믹으로 설렘 주는 남자

 

 

 

 

우연찮게 한세경(문근영)과 차승조(박시후)가 맞닿은 순간 이들은 가슴 쿵쾅거리는 두근거림을 맛보았습니다. 자신의 마음을 알게 된 한세경은 자신이 가고자하는 길과의 어긋나고 있는 스스로가 안타까웠고, 차승조는 예기치 않게 찾아온 설렘으로 상처입은 과거에서 해방될 수 있었지요. 이렇듯 똑같은 두근거림이었지만, 두 사람의 마음은 이렇듯 서로 엇갈립니다.

 

이 애틋한 순간을 친구에게 리얼하게 재연하는 차승조는 매우 진지했지만, 그 자체가 코믹이었지요. '한세경이 요렇게 넘어지는 걸 내가 콱 잡았는데, 헉! 얼굴을 이렇게 딱 가까이 댔는데, 심장이 막 두근두근두근.., 한세경이 손을 빼려는 걸 내가 다시 딱! ...아... 못했어..'  왜 못했냐는 친구의 질문에, 자신의 뺨을 매만지며 차승조가 수줍게 고백합니다. '떨려서..'

 

그리고 한세경에게 선물받은 감정토끼 중 행복토끼를 가슴에 품은 채 클래식에 젖어 홀로 감성에 빠져드는 모습은 천연덕스럽기 그지 없었지요. 한세경의 지금 감정이 어찌되었든, 이 남자 차승조의 현재 마음은 행복 충만 그자체였는데요, 행복의 포만감에 젖어 홀로 너무 진도를 나가버리는 차승조입니다.

이번에는 꼭 성공하라는 친구의 격려에 따라 다음 날 한세경을 만난 차승조는 장띠엘 샤가 입을 파티복을 입어보며 한세경과 가까이 있을 때마다 키스타임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데요, 상대방의 의중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은 채 홀로 황홀해하며 타이밍만 잡으려는 차승조의 우스꽝스런 모습은 코믹 이상으로 설렘을 주었습니다. 고개를 좌우로 움직이며 어떻게든 한세경에게 가까이 가려는 모습은 오히려 순수해보였고, 덜덜 떨리는 그의 손은 진솔한 설렘의 감정을 충분히 전달해줬지요. 가까이 다가가려 애쓰지만, 너무도 서툰 남자의 긴장감이 절절했습니다.

 

 

언제나처럼 일방적이었던 차승조의 상상은 또 다시 현실화되지 못했습니다. 옛연인과 눈물을 가슴에 묻어버리고 새로운 인생으로 마음을 다잡은 한세경은, 친구 서윤주(소이현)의 조언에 따라 자신에게 닥친 치명적인 고비인, 사랑이란 감정을 극복하던 차였지요.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고자 치열하게 몸부리치는 한세경은 그렇게 자신의 속마음을 억누른채 돌아서는데요, 이런 한세경의 뒷모습에 고통스러워 하는 차승조에게선 순간 그 어떤 코믹코드도 찾아 볼 수 없었습니다. 그가 가벼운 코믹캐릭터임에도 결코 단순한 허무캐릭터가 아닌 이유지요.

 

하지만 다시금 친구 앞에서 담요를 뒤집어쓴채 괴로워하고 반성하고 투정을 부리며 스스로를 되돌아 보지요, 문득 그녀도 이런 너의 마음을 알고 있냐는 친구의 물음에 차승조의 눈빛엔 새로운 희망이 떠오르지요. 웃겼다가 절절했다가 어두워지고, 황홀해서 춤을 추다가 수줍어서 수그리는 박시후의 연기는 그의 눈빛, 얼굴색, 목소리를 타고 생생한 몰입감을 주고 있습니다.

 


때론 웃고 때론 울며 때론 긴장하고 때론 행복에 젖어 온몸으로 설레어하는 그의 모습은 어느덧 시청자들도 설레이게 하고 있습니다. 깔끔한 슈트와 귀티나는 이미지로 도시의 시크한 멋을 풍기지만, 당황하면 사투리가 자연스러워지는 순박한 남자는 박시후의 연기 속에서 제대로 완성되어 가고 있습니다. 기쁨을 주체하지 못해 막춤을 추다가도 아픈 좌절에 시인이 되어 고뇌하는 차승조의 매력은 확실히 그동안 전혀 볼 수 없었던 캐릭터지요. 그야말로 코믹으로 설렘을 주는 남자입니다.

 

이제 차승조의 정체를 알게 된 한세경이 경악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는데요, 이런 한세경을 바라보는 차승조의 눈빛에는 '감동'이란 감정이 충만합니다. 내일은 또 어떤 설렘을 주게 될지, 박시후의 연기에 자꾸 시선이 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