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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정형돈의 거침없는 하이킥은 무리수

비춤 2010. 10. 31. 07:00



어제 무한도전 일곱가지 시선 '동상이몽' 특집은, 멤버 각자의 시선과 입장을 통해, 리얼예능을 꾸려가는 이들의 현실을 가까이서 접하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모두들 나름의 고민과 스트레스가 있겠다 싶더군요..
근데 전 유독 정형돈을 주목하게 됩니다.

 정형돈, 미친존재감으로 우뚝 서기까지

요즘 잘나가는 유행어인 '미친존재감'의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무한도전의 정형돈씨입니다. 1인자 유재석만큼은 아니지만 근래에는 2인자 박명수씨에 버금가는 아니 뛰어넘는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지요.
무한도전의 원년멤버이기도 하면서 지난 6년동안 약간은 기죽은 듯한 그리고 겉도는 듯한 모습을 보이던 정형돈씨였는데, 근래들어  나날이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더니, 이제는 누구보다 뛰어난 물오른 예능감을 보여주며 입지를 확고히 다지고 있습니다.
사실 이런 정형돈의 입지 상승은, 하하의 공익입대와도 관련이 있다고 봅니다. 하하가 공익입대를 하기 전에는 시끄러운 노홍철, 무한재석교 신도 하하에 묻혀서 존재감이 미미했었지요. 그 시절에는 상꼬맹이 하하의 확고한 캐릭터에 밀리기도 했고, 하하와의 어색한 관계 속에서 많이 기죽은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하하의 공익입대 후 그의 빈자리를 가장 효과적으로 메운 멤버가 바로 정형돈씨입니다.
멘트를 안하는 건 아닌데 항상 어딘가 모르게 어색하고 묻히고 말던 멘트가 서서히 살아나기 시작했거든요. 그리고 몸으로 하는 수많은 특집에서 당당히 존재감을 드러내며 지금의 '미친존재감'을 구축하기에 이릅니다. 오랜시간 주변을 겉도는 어색한 캐릭터였던 그가, 시크릿바캉스편에서 멤버 모두 정형돈 코스프레를 할 정도의 존재감이 된 것이지요. 이를 계기로 그의 존재감은 더욱 굳건해집니다.
그리고 기억에도 잊혀지지 않을 '레슬링특집'으로 2인자 또는 쩜5인자의 반열에 오를 폭풍존재감을 선보였습니다. 확실히 이후에 유재석의 정형돈에 대한 멘트라든가, 정형돈을 대하는 다른 멤버들의 반응을 봐도, 굳건해진 정형돈의 입지를 새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최근, 거침없이 이어지는 그의 하이킥

요즘의 정형돈씨를 보면 넘치는 인기를 주체하지 못하는 과도한 자만심이 엿보입니다. 웃기려고 하는 것이겠지만, 김태호피디에게 과도한 액션이나 반말을 매우 많이 보이는 멤버이기도 하고요. 촬영아이템이 맘에 안들때마다 '아~ 뭐야~'하려 스텝이나 피디에게 짜증내는 모습도 제법 방송을 타고 있습니다. 물론 호통치며 비호감을 자처하는 박명수씨도 있지만, 박명수씨는 케릭터 구축이라는 느낌이 강하지만, 정형돈씨는 케릭터라는 면 이상으로 교만한 느낌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과도한 자신감의 표현이라고나 할까요? 예전에 자신의 코멘트에 반응을 안보여준다고 징징거리던 편안한 느낌과는 전혀 다른 인상입니다. 물론 이 자체가 투덜 컨셉일지는 몰라도 자꾸 접하다보니 불편한 느낌을 많이 주네요.


레슬링특집 이후 다소 처진 듯한 박명수씨에게 쐐기를 박은 것도 정형돈씨지요. 박명수씨의 개그감이 떨어졌음을 지적하는 것도 물론 웃기자고 한 것이겠지만 요즘 정형돈의 입지라든가 박명수의 상황을 보면, 배려가 부족한 감이 있습니다. 레슬링특집에서 혼신의 힘을 다하는 호감캐릭터로 급부상한 본인과 상대적으로 취약해진 박명수씨의 지위를, 본인이 지적하는 듯한 모습이라 살짝 눈쌀이 지푸려졌습니다. 그러한 지적을 몇번이나 반복적으로 하는 모습이 농담과 개그 이상의 느낌을 줬지요.
어제 방송에서 정형돈씨가 보여준 웃음코드 역시 다른 사람을 누르며 자신을 돋보이게 하는 듯 했습니다. 박명수씨 싸인이 담긴 종이를 똥닦는 휴지에 비유한 것도 웃자고 한 말이겠지만, 편안하게 웃을 만한 농담은 아니더군요. 정형돈씨의 이러한 멘트가 멤버들간의 분위기에도 찬물을 끼얹는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정준하 목에 있는 점을 두고 저승꽃이라 칭한 것도 마찬가지였지요.


 나날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정형돈, 잠시 숨고르기가 필요하다

이번 일곱개의 시선 '동상이몽'특집 초반, 정형돈은 지금 자신에게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를 부담스러워하면서도 동시에 스스로 방송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는데요. 그에겐 어느덧 자신의 케릭터로 자리 잡은 미친존재감을 꾸준히 이어야할 부담감이 있겠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사실 지금까지는 훌륭하게 그 존재감을 드러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씨크릿바캉스부터 레슬링 특집까지 말이지요. 하지만 정형돈씨에게 이 얘기를 해주고 싶습니다. '넘치는 것은 부족함만 못하다'라고 말입니다.
지금까지 1인자가 된 수많은 연예인들은 열심히 하는 노력의 자세 뿐 아니라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와 인기에 방종하지 않는 겸손한 자세로 많은 이들의 본보기를 보여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팡팡터지는 예능감 못지 않게 시청자들은 그들의 성품도 함께 본다는 거지요.

그것이 연출된 캐릭터이든 실제 성격이든 오만한 캐릭터자체는 호불호가 갈리며 연예인으로서 최고까지 오르기에는 한계가 그어집니다. 즉 국민적인 사랑을 받는 1인자는 되기 어려운 캐릭터라는 거지요.


무한도전 원년멤버로서 지금까지도 맥을 이어오고 있는 정형돈씨. 오래했지만 그 기간과 비례하지 못했던 그의 존재감을 안쓰러워하는 팬들이 많았습니다. 여섯멤버 각자가 미션에 도전했는데 그의 도전만 통편집 당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었지요. 멘트를 날려도 번번이 묻히기 일쑤였고, 몸개그면 몸개그 멘트면 멘트 뭐하나 변변치 못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하하와 달리 자신의 멘트는 왜 받아주냐며 1인자 유재석씨에게 징징대던 때도 있었습니다. 
그랬던 그가 미친존재감을 드러내며 2인자로 화려한 비상을 하고 있는 걸 보며 감회도 새로웠고 반갑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가 여기서 한 단계 더 높이 올라가기 위해서는 그동안 1인자의 자리를 누려왔던 선배들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지금이 정형돈의 예능 인생을 결정 지을 중요한 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럴 때일수록 겸손한 자세와 배려가 필요합니다.
짧은 말 한마디, 작은 제스처, 순간 비춰지는 눈빛에서 시청자들은 많은 것을 느끼고 반응합니다.
일부 시청자는 최근 정형돈의 모습을 꾸준히 좋아하겠지만, 더 많은 시청자는 눈살을 찌푸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약자를 보듬어주는 것이 우리네 정서이기에, 왕년에 징징거리던 연약한 정형돈을 응원하기도 했고, 웃기는 것 빼고 뭐든지 잘했던 성실함에 호감을 가진 사람도 많았습니다. 반면 겸손을 잃은 자에겐 냉냉한 것이 우리 정서라는 것 역시 숱한 슈퍼스타들의 몰락을 통해서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을 깔아뭉개는 스타일의 웃음코드 역시 일회성 웃음에 그칠뿐 폭넓은 사랑을 받기엔 무리라는 것도 지적하고 싶습니다. 요즘 거침없이 하이킥을 날리는 위풍당당 정형돈이 한번쯤 하이킥의 여파를 살피는 시간을 가져봤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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