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세기의 대결, 하찮아도 몰입도 최고
지난해 가을에 우연히 촉발됐던 하하와 홍철의 자존심 대결이 드디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당초 하하가 노홍철에게 결투를 신청한 것인데요, 자신을 우습게 여기는 홍철에게 '한달간 형 대접하기'를 조건으로 결투장을 보냈고 홍철이 우습게 받아들이면서 대결이 성사됐습니다. 지난 '나름 가수다'편에서도 이들의 신경전은 이어졌는데요, 출발부터 하찮았고, 대결종목까지 우스운 두사람의 대결은, 잠실경기장으로 3450명의 관객들을 초청하는 빅매치로 치뤄졌습니다.
싸움구경을 위해 모인 다른 무한도전 멤버 또한 '무슨 동전줍기를 잠실체육관에서 해'라는 말로, 스케일이 커져버린 이번 대결에 흥분을 감추지 않았지요. 하하와 홍철을 응원하기 위해 아침부터 모여든 무한도전 애청자들에게도 즐거운 이벤트였는데요, 우승자를 맞히는 사람에게 자동차가 선물로 주어지다보니 열기는 더욱 뜨거웠지요, 푸짐한 경품 덕에 무도 멤버들까지도 우승자 맞히기에 열을 올리며 과열양상을 보였습니다.
무한도전 레슬링이 펼쳐진 장충체육관보다 규모가 큰 잠실 실내체육관의 뜨거운 열기를 보며 무도 멤버들도 놀라움을 금치 못했고, 대결의 당사자인 하하와 노홍철은 말도 안된다며 부담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하하는 '망했다'를 외쳤고, 긍정의 대명사 홍철도 너무 떨린다며 긴장감을 드러냈습니다. MC를 맡은 유재석은, 일이 이렇게 커질 줄 몰랐다며 두 사람을 다독였지요.
커다랗게 꾸려진 세트장, 그 중심에 마련된 특설링에는, 멋지게 가운까지 차려입은 하하와 노홍철이 자리 잡았는데요, 그 모습은 세기의 타이틀 매치를 연상케 했지요. 하지만 이들이 링 위에서 펼칠 대결은 무척이나 하찮았습니다. 각자 자신이 내세운 대결종목 3가지와 네티즌이 추천한 대결종목까지 모두 10가지의 종목을 통해 승자를 가리는 방식이었는데요, 그 종목이 무척 사소했습니다. 알까기, 캔따기, 동전줍기, 간지럼 참기 등 극히 가벼운 대결이었지요. 3천여명이 운집한 잠실 체육관의 중심에서, 그들 스스로 '이 좋은데를 빌려 캔을 따고 동전을 줍고..'라고 당황스러워 했듯이 말입니다.
하지만 그 열기는 어마어마했는데요, 그들을 응원하는 관중들이 열광했고, 두 주인공 역시 막상 대결에 임하자 뜨거운 승부욕을 불태웠습니다. 너무너무 불안하고 긴장된다며 힘겨워 했던 하하는 CG로 관중을 모두 지우고 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고, 시종일관 밝은 모습의 노홍철도 본 경기가 가까워지자 심장이 터질 것 같다며 긴장했지요. 드디어 뚜껑을 연 본 대결은 더없이 하찮았지만 최고의 몰입도를 보여줬습니다.
동전던지기를 통해 종목 선택권을 갖게 된 하하는, 자유투를 골랐는데요, 평소 농구를 즐기는 하하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했던 종목이었습니다. 주변의 예측도 마찬가지였는데요, 관중의 97%가 하하쪽으로 자리를 옮기며 그의 우승을 점쳤습니다.
각각 프로 농구선수에게 특훈을 받아가며 철저히 준비한 두 사람은 자유투를 위해 자리에 섰는데요, 농구를 해본적이 없다던 홍철은 피나는 훈련을 거쳐 도전에 나섰지만, 긴장탓인지 첫번째 슈팅부터 림을 크게 벗어나고 말았습니다. 이어진 하하의 슛 역시 허무하게 골을 빗겨갔지요. 워낙 자신이 없어했던 홍철 뿐 아니라, 늘상 농구를 즐기던 하하마저 긴장감으로 제 실력을 펼치지 못했습니다. 하하는 '이게 뭐라고..'라며 어이없어 했지요.
이후 두사람이 번갈아가며 자유투를 쏠때마다 3천여명 관중들은 열광적인 응원을 보냈습니다. 이들이 골대를 노려보는 순간, 모두가 침묵한 채 집중했고, 공이 림을 벗어나자 탄성과 환호가 교차했지요, 결국 두 사람은 5번의 기회에서 모두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별 수 없이 승부는 먼저 넣는 자가 승리하는 골든볼형식으로 속개 됐는데요, 마지막이 될 지 모를 기회이기에 도전자와 관중들은 더욱 긴장했습니다. 먼저 슛을 날린 홍철은 또 다시 실패했고, 하하가 기어이 슛을 성공시키며 1차 종목의 승리는 하하에게 돌아갔습니다.
이제 9개의 대결을 앞두고 있는 두 사람인데요, 첫 대결부터 긴장감을 불러오는 박진감 있는 승부로 앞으로의 대결에 대한 기대를 높였습니다. 예고편으로 보여진 캔따기, 닭싸움, 간지럼참기, 닭싸움의 경기에선 당사자와 관중들의 열기는 더욱 뜨거워 보였지요. 어마어마한 세트장과는 다른 하찮은 종목의 대결이지만, 그 기세만큼은 그 어느 세기의 대결 못지 않는 열정과 재미가 있었습니다.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 이를 응원하는 뜨거운 관심, 이러한 열기 속에서 긴장감은 고조되고 집중력이 불타오릅니다. 4천 관중이 토해내는 열광 속에서 선수는 자기 자신을 찾아가야 했지요. 이렇게 두 사람의 대결엔 절절한 스포츠의 숨결이 닿아있었습니다. 6년전 황소의 고삐를 끌어당기던 무모한 도전은 어느덧 어마어마한 스케일로 커져 버렸으나 여전히 이들의 도전은 한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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