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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스타&연예

이소라-김범수의 교감이 보여준 나는가수다의 희망




최근 나는가수다 (이하 나가수)의 시청률이 9%대로 떨어지며 위기설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청중의 반응을 중복 활용했던 문제나 순서에 대한 룰변경, 신입가수 섭외 등 일련의 사태로 제작진에 대한 불신의 목소리가 많습니다. 그럼에도 나가수에는 새로운 의미가 창출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가수 속 가수들이 나름의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경쟁과 순위의 부담속에서도 차츰 음악에 대한 새로운 시도와 풍성한 음악적 교류를 더해가며, 음악적 성찰이 꾸준히 일어나고 있다는 거지요.

그동안 김범수는 나가수에서 긴장한 모습을 많이 보여줬습니다. 탈락에 대한 두려움을 덤덤히 털어놓기도 했었지요. 그리고 지난 1차 경연에서 6위를 했기에 이번 2차경연은 더욱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었을텐데요, 이런 김범수가 많이 달라졌음을 실감합니다. 2차경연을 위한 선곡의 자리에서도 춤과 애드립을 날리며 좌중을 웃기기도 했는데요, 2차경연에서도 관객들과 한껏 놀아보는 무대를 해보고 싶다는 의지를 다졌습니다. 이제는 순위를 초월한 듯한 느낌인데요. 이는 나가수의 창립멤버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인상이기도 합니다. 이들은 나가수에 합류한 이래, 상당한 긴장 속에서 여러 무대를 경험했고, 그만큼의 영광도 누렸습니다. 언제까지나 순위에 연연해서 긴장 속에서 노래할 수 없다는 것도 깨달았고, 나가수를 떠나기전에 자신만의 음악을 마음껏 보여주고 싶다는 '가수'로서의 욕심이 생긴 것이지요. 나가수에 막 합류했기에, 아직 자신의 것을 보여주지도 못한 채 탈락할 수도 있다는 부담감이 상존하는 신입 멤버들과는 입장이 다른 셈입니다.


이미 나가수 속 가수들은 서로간에 유대감과 자부심이 상당해졌습니다. 석달전 이들이 처음 모였을때는 서로간에 다소 서먹서먹한 분위기도 있었고, 중간평가 자리에서도 숨길 것은 숨기기도 하는 등 조심스럽기도 했습니다. 서로에게 음악적 조언을 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었지요. 하지만 이제는 농담과 정감있는 반말도 자연스럽고, 서로의 음악에 대한 조언도 편안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나가수 출신 가수'이라는 윤도현의 말에는 진한 애정과 더불어 자부심이 담겨있지요. 그래서 이들은 새롭게 합류하는 신참들에게도 적극적으로 마음을 열고 허물 없이 대하고 있습니다. 말주변이 없고 수줍음을 타는 JK김동욱에게도 한껏 관심을 보이며 챙겨주고 있지요. 이렇듯 나가수를 통해, 가수들은 가수로서의 자부심과 동료의식을 높여가고 있습니다.
이제 이들은 순위라는 벽을 넘어 음악에 대한 새로운 도전을 꿈꾸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이소라가 큰 자극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이소라는 지난 경연에서 힙합 장르의 '주먹이 운다'를 선보였었지요. 그동안 이소라가 보여준 음악과는 너무도 다른 선곡이었는데요, 그녀 스스로는 무대가 만족스럽지 않다고 했지만 이소라가 힙합을 보여주는 것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는 일이었습니다. 더구나 강렬하고 다이나믹한 그녀의 무대는 개인적으로 그날 최고의 무대였다고 생각합니다.


순위가 늘 부담스럽다고 말하는 이소라지만, 무대에서는 다른 모습입니다. 꾸준히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자 노력하고 있지요. 보아의 넘버원을 락버전으로 강렬하게 부르더니, 송창식의 '사랑이야'를 부를때는 지극히 잔잔하게 부르며 여운을 남겼습니다. 관객의 평가를 의식해 고음을 추가한다거나 감동포인트를 배치하기 보다는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한다는 인상을 주고 있지요.
그녀 스스로도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대중들에게 선보이고 싶었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는데요,  이소라는 나가수를 음악의 저변을 넓히는 새로운 장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대목입니다.
그리고 김범수 역시 이러한 이소라와 교감했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밝혔듯 나가수의 창립멤버들은 이제 순위보다는 음악적 도전에 더욱 관심을 갖을 수 있게 됐습니다. 이제는 가수로서 해보고 싶었던 것을 해보며, 가수로서의 자존심을 스스로 세우는 것이 순위보다 더욱 의미있게 다가오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은거지요. 그래서 김범수는 긴장을 놓을 수 있었습니다. 자신이 꿈꾸던 스타일로 무대를 기획했고, 단지 중간평가에서의 리허설만으로도 자신의 표현대로 '쟤 놀고 있구나'라는 소리를 들을만큼 '하고 싶은 대로'의 무대를 보여줬습니다. 유쾌한 율동과 애드리브 그리고 스스로 즐기는 무대로 좌중을 흔들어 준 거지요. 그동안 어마어마한 부담감으로 중간평가 자리에서도 편곡 콘셉트를 잡지 못했던 모습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입니다.   

이날 이소라는 몸이 좋지 않아, 사전준비가 충분치 못한 상태였습니다. 그녀는 해바라기의 '행복을 주는 사람'을 선곡받았는데요, 중간평가를 앞두고 김범수에게 급히 부탁해서, 그와 임시로 듀엣을 하게 되었지요. 전혀 조율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두 사람은 바닥에 악보를 둔채로 조용히 화음을 맞춰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연습 한번 없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조화로운 음색을 선보였지요. 그 조화로운 화음 속에서 이소라와 김범수의 얼굴은 더없이 행복해 보였습니다. 그들의 아름다운 화음만큼이나 아름다운 풍경이었습니다.

나가수의 최대 장점은 음악세계가 다른 가수들이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최고의 음악을 보여주는 과정일 것입니다. 이들은 단지 노래만 함께 불렀던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들은 음악안에서 서로에게 마음을 열고 함께 교감하며 음악적 가치를 이미 함께 공유하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김범수의 새로운 모습, 새로운 도전이 그 증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날 처음 화음을 맞춰봤다는 두 사람은 너무 좋았다며 활짝 웃어보였습니다. 이를 두고 김제동은 '두 사람의 듀엣을 지켜보는 관객 역시 행복한 일'이라고 덧붙였는데요, 나가수의 가수들이 개개의 무대 이상으로, 서로간에 음악적 교류를 더해가며 우리 가요계를 더욱 풍성하게 했을때 더 행복한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럴 때 나가수는 위기설을 넘어 새로운 희망이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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