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rts taste 2010.10.15 08:00


롯데구단측에서 로이스터 감독과의 재계약을 포기했습니다. 포스트시즌에서의 부진이 그 원인이겠지요.
근데 로이스터감독은 야구팬들에게 인기가 아주 좋았습니다. 비록 3년연속으로 준플레이오프에서 좌절당하긴 했지만, 그가 보여준 화끈한 공격야구는 많은 야구팬들을 열광시켰습니다. 선수와 교감하는 탈권위의 리더쉽 역시, 우리 사회가 배워야 할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번 재계액 포기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되고 있는데요, 이런 와중에 로이스터씨가 한국내 다른팀에서 감독직을 이어가고 싶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하네요.. 이런 상황이고 보니, 그의 통큰 야구에 호감을 가졌던 다른 팀 팬들도 상당히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데요, 특히 기아나 엘지에서 선임하면 어떠냐는 의견들이 제법 눈에 띕니다.

자, 일단 롯데가 로이스터를 경질한 근본적인 계기는 무엇일까요..
자세한 내막이야 확인할수 없지만 제 짐작으론, 결국 고질적인 집단 의사결정의 함정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조직을 이끌고 있는 수장과 그의 참모는, 어떤 사태가 생기면 반드시 어떤 대책을 내놔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습니다. 참모들이야 밥값을 해야 하니 뭐든 대안을 이야기할 필요가 있고, 수장은 결단하는 면모를 보여주고 싶은 것이, 간부회의의 일반적인 모습입니다.
원래 결단할수 있는 자리에 앉아있으면, 멋지게 결단의 권리를 행사하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일겁니다. 게다가 반대여론이 비등하다면 오히려 더 폼내지 않겠습니까? 남들 반대할 때 실행해서 성공하면 더욱 이름을 드높일수 있고, 만약 실패하면... 책임과 이유를 둘러댈 곳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IMF 외환위기 당시, 어렵고 힘든 경영환경에서 제법 많은 중소기업들이 구조조정을 유행마냥 단행하기도 했었습니다. 비용절감이나 업무효율극대화 등과 같이 해당회사에 최적화된 필요에 의해서라기보다는, 이런 위기상황에서 뭔가 하긴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마침 잘나가는 대기업들이 하고 있으니 우리도 해야하지 않겠냐 식으로 구조조정이 이뤄지기도 했었다는 거지요. 그러다보니, 얼마안가 사람이 부족해 다시 신규채용에 나서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뭐 이번 로이스터 감독 경질도, [내 멋대로 짐작]을 해본다면 이런 그림일수도 있을법 합니다.
또 떨어졌는데 어떡해야돼? 대책을 강구해야죠? 어떤 대책? 역시... 짤라야 되지 않겠습니까? 왜? ...그냥 가면 이상하잖아요? ...그렇지? 

마찬가지 이유로, 기아와 엘지도 로이스터를 받아들이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양 구단 역시 이미 결단을 내린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기아의 경우, 작년 한국시리즈 우승 후 완벽한 조범현 감독 체제로 구단의 골격을 탈바꿈 시켜놨습니다. 코칭스태프를 포함한 전면적인 쇄신이였지요. 조감독에게 힘을 실어주기로 결단을 내린거지요, 엘지 역시 박종훈 감독과 장기계약을 체결하면서, 유망주을 키우며 먼 앞날을 기약한다는 방침을 세우둔 상태입니다. 노장을 내주고 신인을 받았던 SK 와의 4대3 트레이드에서도 이런 구단의 의지를 확인할수 있었지요. 이런 양팀의 방침은 바로 최고 결정권자의 결단에 따른 겁니다. 근데 여론이 요구한다고 흔들리면 앞으로 어떤 일인들 자기 뜻대로 할 수 있겠습니까. 그들은 이렇게 항변하겠지요. 포퓰리즘으로 가다보면 책임은 증발할수밖에 없다고.. 모든 책임을 떠안고 결단해야 하는 자의 고독을 알지 못하는 자는 아무말 말라고... 글쎄요, 전 그런 자리에 앉아보지 못해서 이쯤에서 이 이야기는 그만 할랍니다. 단지 로이스터의 갈 곳이 있을 것 같지 않다는 현실만 지적하고 싶군요...
결론은 조직의 의사결정 구조상 여론에 따라 인사가 일어나기는 퍽 쉽지 않다는 거지요

근데 여담을 하나 보태고 싶습니다.
요즘 걱정되는 것이 있습니다. 왕년에 빙그레 감독으로 페넌트레이스에서 꾸준히 1등을 차지했던 김영덕 감독님이란 분이 계셨는데요, 이분은 정규시즌에선 1등을 했는데, 꼭 한국시리즈만 가면 맥을 못췄습니다. 결국 6년동안 네차례 포스트시즌 2등만 했다가,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경질됐지요. 사실 두산의 김경문 감독님도 경력이 특이하긴 합니다. 7년동안 우승을 한번도 못한 감독이 그동안 없었던 걸 보면, 우승없이 감독자리를 지킨다는 것이 그만큼 힘들다는 반증입니다. 설마 요번에도 우승못했다고, 김경문 감독에 대해서, 두산 구단이 딴 생각을 하고 있는건 아니겠지요? 김경문 감독의 야구스타일을 사랑하는 팬으로서 괜히 걱정이 되는 요즘입니다.  에이 설마... 
두산구단은 롯데구단과는 다르리라 기대해봅니다.



Posted by 비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