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rts taste 2010.08.21 08:00




SK가 6연패를 당했다.
잠시의 주춤일수도 있겠으나, 압도적인 극강으로 시즌내내 다른 팀들을 압도해왔던 SK이기에 '하향세'라는 섣부른 착시 혹은 위기감이 느껴질만도 한 상황이다.

SK가 한참 잘나가던 지난 7월 중순경, '승률 7할에 육박하는 SK, 그래서 우려스럽다'라는 제하의 글을 통해
'일상이 비상이고 파행이면 길고 긴 페넌트레이스에서 피로가 일찍 오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떨쳐지질 않는다..'라는 글을 썼다가 댓글을 통해 호된 반론을 접한 바 있다.

[거봐, 내가 뭐랬어?]류의 저속함은 오히려 욕이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오히려 이성적이고 논리정연한 댓글들을 통해 김성근 감독의 선수운용과 경기운영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할 기회를 가졌었다. 위에 인용한 '일상이 비상이고 파행'라는 것은 비약의 혐의를 벗기 힘들겠다는 반성을 했고, 지독한 승부사라 표현했던 것도 당시 '언젠가 자신도 포기한 경기에 관중들이 포기를 안하고 응원을 해주는걸 보면서 부끄러웠다고, 그 이후로 포기하지 않는 경기를 한다고...'라는 김감독의 인터뷰를 인용한 댓글을 접하고 보니 스스로 부끄럽다는 생각도 들었다.

어제 김성근 감독이 앞으론 특타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또 '선수들이 생각없는 야구를 한다'며 매너리즘을 질타했다고 한다. 정확한 진단이라고 생각된다. 근데 왜 매너리즘에 빠진걸까..

지난 글에 달렸던 소중한 의견들 중 동의할수 없는 댓글도 있었다. 난 SK에 스타플레이어가 없다는 생각만큼은 여전하다. 그나마 스타가 있다면 김광현 선수정도 일것이다.

SK에서 그나마 김광현선수는 김성근 감독의 대접을 받고 있다는 느낌 때문이다. 이벤트성으로 대타로도 기용해주고 장기적 관점에서 중점 관리도 받고, 어느정도의 자존심도 허락 받고 있다.
그 외의 선수들는 당장의 승리를 위한 기용대상이라는 생각이다. 그만큼 SK에서 붙박이 자리가 보장된 선수는 없다는 의미다. 게다가 실수를 하면 고액의 벌금을 물기도 한다.
그래서 SK 선수들은 잘하기 위해서 플레이하는 것이 아니라 잘못하지 않기 위해서 플레이하는 것 같다. SK 선수들에게서 쇼맨쉽을 기대하기 어려운 이유다.

공교롭게도 지난 글을 썼던, 직전 경기에선 SK가 한화에게 5:0으로 끌려가다가 대역전승을 펼쳤었다. 반면 어제는 한화에게 4:5로 역전당했다.
어제 SK선수들은 연패 중이였어도 저력있는 팀답게 열심히 플레이를 펼쳤다. 선취점을 내줬지만, 짜게 점수를 뽑아내며 날카로운 반격을 보여줬다. 결코 못한 경기가 아니였다.
8회에 싸인미스로 실책성 플레이가 나왔지만 이것가지고 내야가 무기력해졌다고 보는 건 아직 무리다.
롯데에 3연패를 당연한 것은 어찌보면 우연한 사고로 볼 수도 있고 7연패중이던 한화에게 일격을 당한 것도 기량때문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역시 최근의 부진만 가지고 SK의 위기를 운운하는 것은 섣부른 감이 있다.

또한 지난 4년간 SK가 펼쳐온 기본기 탄탄한 야구를 통해 한국야구 발전에 기여한 바도 높이 평가되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인천토박이로서 삼미슈퍼스타즈시절부터 줄곧 인천야구를 응원해왔던 나는 예전처럼 SK를 응원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인정한다. 아마 관리와 통제에 대한 개인적인 거부감때문일것이다.

직장생활을 십년이상 해보니, 아무리 카리스마 넘치는 강력한 리더라도 특정 부하직원들을 4~5년이상 한결같이 타이트하게 관리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을 체험했다.

4~5년을 한결같이 빈틈을 안보이기도 힘들거니와 서로에게 점점 익숙해져갈수밖에 없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게다가 알게모르게 쌓여가는 피로는 사람을 이완시킨다.

재량과 자율이 부여되면 스스로 책임을 갖고 능동적으로 움직인다.
구단에 대해서 주주와도 같은 성격이 된다. 반면 나태와 방만을 경계해야 한다.

통제와 규율이 엄격하면 유능한 통제권자의 인솔하에 일사불란하게 움직일수 있다.
반면 구단에 대해선 피고용인과 같은 성격이 될 수 있다. 능동성에 한계를 갖는다.


이처럼 자율과 관리에는 빛과 그림자가 있다. 관리야구에서 중요한 것은 결국 통솔자의 역할일 것이다. 김성근 감독은 이미 매너리즘이라는 진단과 특타 중단이라는 대책을 내놨다.

사실 지난 4년간 김감독의 스타일도 쬐금씩 변화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아왔다.
과연 그의 야구는 앞으로 어떻게 발전해 나갈지 궁금해지는 요즘이다.


Posted by 비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