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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스타&연예

섭외취소논란 윤도현, 이정도로는 외롭지 않다




KBS 사측이 윤도현의 나레이터 섭외를 취소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또다시 블랙리스트 논란이 뜨겁게 일고 있습니다. KBS 새노조는 7일 성명을 통해, 8일 방송예정인 '시사기획 KBS10-국가인권위'의 나레이터로 윤도현을 섭외했으나 사측 제작책임자들의 강력한 반대로 무산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사측은 블랙리스트는 없다며 즉각 반발에 나섰지요. .
사측 반박의 골자는, 윤도현이 시사나레이터로서의 경험이 전무하다는 것이었는데요, 이는 설득력이 다소 떨어집니다. 윤도현이 지금까지 맡아왔던 MC경력과 나레이터로서 참여한 이력을 볼 때 연예계에서도 손가락에 꼽힐 정도인데요. 그는 KBS에서 '윤도현의 러브레터'를 6년이상 진행했었습니다, 한 프로그램의 진행자로서 이토록 오랫동안 프로그램을 이끌 수 있는 것은 가수로서의 능력 못지 않게 진행자로서의 자질을 인정받았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또 이런 음악프로그램의 MC 뿐 아니라 '탈북 청소년 문제','5.18 광주민주화운동'과 같은 시사 프로그램의 나레이터로서도 참여하는 등 자질 논란이 일정도의 이력은 결코 아니라고 생각되는데요, 더구나 이번 나레이션이 인권위에 대한 내용이었기에 인권위 홍보대사인 윤도현의 섭외는 자연스러운 면이 있습니다. 그래서 사측의 주장은 오히려 논란을 부추고 있다는 인상입니다.


2008년 윤도현의 러브레터를 하차할 당시 정치적인 성향 탓이라는 문제가 제기 되기도 했었는데요, 윤도현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촛불집회에도 적극 참석하는 등 의식있는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김제동, 김미화 등 일부 방송인에 대한 부당한 처우와 관련해서도 꾸준히 논란을 일으켜 왔지요. 하지만 KBS측은 시종일관 블랙리스트는 없다며 법정 소송까지 불사하는 강경한 입장을 취해 왔는데요, 이 블랙리스트라는 것이 꼭 문서로 작성된 것만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결국 방송 출연 여부를 놓고 누군가의 입김이 존재하느냐가 관건이겠지요. 현 KBS사장은 지금 대통령의 대선캠프에 참여했던 인물입니다. 방송인 출신이지만 정치에 뜻을 둔거지요. 그의 취임 후 <추적 60분>-4대강 편이 불방된 바가 있습니다. 하지만 '사장님'의 입김이 직접적으로 작용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현정권 출범이후 지극히 권위주의로 흘러가고 있는 우리의 공직사회와 방송계의 현실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귄위주의 시대의 특징은 아랫사람들이 윗사람의 의중을 알아서 챙긴다는 거지요. 윗사람이 굳이 하나하나 지적할 필요가 없습니다. 때로는 연락하고 요구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일일이 코치하는 것에는 한계도 있고 그럴 필요도 없겠지요. 알아서 잘하는 사람들을 측근으로 임명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권위주의 시대에는 윗사람의 의중을 기막히게 잘 파악하는 이들이 출세가도를 달리기 마련입니다. 블랙리스트가 몇몇 사람의 마음 속에 담겨있을거라 짐작하는 이유입니다.


막상 이번 사태를 접하는 윤도현 측의 입장은 담담해보입니다. 다음달부터 있을 뮤지컬을 준비해야 하는 등 바쁜 스케즐탓에 맡지 않기로 했을 뿐이라고 입장을 밝혔지요. 처음 겪는 일도 아니고, 이런 불편부당함이 유쾌하지는 않지만 서러워할 일은 아니지요. 권위주의시대를 살아가는 댓가라고 생각하면 억울할 것도 없습니다. 그래서 촛불집회에도 당당히 나섰던 윤도현이었을텐데요. 이런 윤도현도 진정 두려웠고 억울했던 사연이 있었습니다.

지난 해 놀러와에 출연했던 윤도현은 2006년 모든 걸 버리고 한국을 떠나려 했던 사연을 소개했었지요. 2002년 오 필승 코리아로 국민을 하나되게 했던 윤도현밴드는 2006년 월드럽을 앞두고는 록버전의 애국가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애국가에 대한 모독이라는 지적과 기업의 스폰서를 받아 개인욕심을 채우는데 급급하다라는 비난을 받게 됐었지요. 그들을 쓰레기밴드라며 정신차리라는 아고라청원방이 생길 정도였습니다. 비록 음원사용료나 가창료 한푼 받지 않았다며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한동안 여론은 냉냉했습니다. 이제는 잊혀진 사연이 됐지만 윤도현 자신에게는 큰 상처로 남았었지요. 윤도현이 정말로 외로웠던 때는 이때였습니다. 결코 지금이 아닙니다. 그는 연예인임에도 자신의 의사를 당당히 표현해왔고 그 댓가도 기꺼이 감수할 것입니다. 오직 대중의 외면이 두려울 뿐, 정권에 따라 휘둘리는 방송사의 섭외 행동 그건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를 알아봐주고 지지해주는 사람들이 있는 한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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