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위대한탄생에서는 색다른 무대가 펼쳐졌는데요, TOP3 가 저마다 선망했던 가수와 듀엣무대를 선보였습니다. 나는가수다 출연이후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는 정엽은 셰인과 함께 했고, 방송에서 노래하는 모습을 보기 어려웠던 양희은은 이태권과 함께 무대에 섰습니다. 역시 방송에서 만나보기 힘들었던 김경호도 백청강의 부름에 기꺼이 응해줬지요. 공중파방송의 위력을 새삼 실감하게 합니다. 워낙 쟁쟁한 가수들이자, TOP3 각자에게 의미가 남다른 가수들이기에 함께 했던 TOP3는 무대에서 행복해보였지요. 그런데 유독 눈길을 끌었던 가수는 김경호였습니다.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가수와 함께 무대를 가진 백청강에겐 꿈같은 시간이었습니다. 김경호의 노래를 따라 부르며 가수의 꿈을 키웠던 백청강에게 다시 없을 소중한 추억이겠지요. 하지만 그만큼 위험했을수도 있었습니다. 그동안 백청강이 멘토들로부터 꾸준히 지적받아왔던 단점은 콧소리와 모창이었습니다. 콧소리를 빼지 않으면 더 높은 무대로의 진출은 어렵다는 이은미의 지속적인 지적과 더불어 김경호의 모창이 보인다는 말을 여러 멘토들로부터 계속 들어왔지요. 이런 백청강에게 모창의 대상으로 지목받아온 김경호와의 듀엣 무대은 오히려 모창의 대상과 비교가 될 수 있을 악재가 될 수도 있었텐데요, 그런데 김경호와 백청강은 비교가 아닌 조화를 이루더군요. 김경호의 호의와 백청강의 선망으로 말입니다.
처음 녹음실에서 백청강을 맞이한 김경호는 백청강의 유행어 '앙까'를 외치며 보고싶었다며 얼싸 안아줬습니다. 우상을 만나게 된 백청강의 환한 얼굴 못지 않게 김경호의 얼굴도 밝았습니다. 누군가의 우상이라는 건 행복일 수밖에 없나봅니다. 함께 부를 곡인 '아버지'를 연습하면서도 세심한 조언을 해주는 모습이었지요. 목소리가 기타소리에 묻히지 않아야 한다며 미진한 부분을 자상하게 다잡아 주는 모습이 따뜻했습니다. 긴장한 백청강에게 김경호의 유행어 '미워할거야~~'를 외치며 웃음꽃이 활짝 피는 장면을 연출해주기도 했지요.
무대에서 두 사람은 조화로웠습니다. 먼저 무대로 걸어나와 첫 소절을 시작한 백청강은 김경호를 연상시키는 파워풀한 가창력으로 자신감있게 치고 나가는 모습을 보여줬지요. 이어 등장한 김경호는 연륜이 묻어나는 가창으로 십년의 세월을 일깨워줬습니다. 김경호가 백청강의 팔을 어루만져주자 해맑게 웃는 백청강의 모습이 너무 훈훈했습니다. 선망의 우상과 함께 하는 영광의 순간, 그의 우상은 현실이 되어 청년을 설레게 했고, 지켜보는 이들마저 흐뭇하게 만들어줬습니다. 누군가의 꿈이 현실이 되는 순간을 바라보는 기쁨때문이겠지요.
이렇듯 소년시절의 동경은, 손으로 만져지는 실체로서, 청년이 되어버린 소년과 따뜻한 교감을 이뤄냈습니다. 백청강과 눈을 맞추고 힘을 실어주는 김경호의 존재감이 묵직한 감동으로 다가오더군요. 노래를 부르지 않는 대목에서도 입모양으로 가사를 따라불러주고, 백청강의 목소리를 받쳐주는 화음도 돋보여줬습니다. 또 노래의 절정인 마지막 소절을 백청강에게 따뜻하게 넘기며 더욱 힘을 주는 모습이었지요. 음색이 닮았다는 두 사람이 서로 눈을 맞춘 채 불렀던 노래 '아버지'는, 경연을 벌였던 본 무대 보다 더한 감동을 주었습니다.
그런데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노래가 끝난 후 밝힌 김경호의 소감이었습니다. 첫 출연부터 백청강을 쭉 지켜봤다던 김경호는, 자신의 노래를 불러준 것도 반가웠지만, 백청강이 회를 거듭할수록 노련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맑고 깨끗한 음색과 슬픔이 묻어나오는 컬러라고 극찬해주었습니다. 그리고 특히 인상적인 한 마디를 남겼지요. '모창에 대한 지적이 있었는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거든요' 이는 다분히 멘토들의 지적을 의식한 말인데요. 그동안 이은미를 필두로 꾸준히 지적되며 고치기를 종용받았었던 백청강의 창법을, 모창의 대상으로 지목되어온 당사자가 부정했다는 것이 이채로웠습니다. 최근까지도 백청강의 모창에 아쉬움을 표했던 이은미는 당시 지근거리에서 무대를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그녀로서도 민망한 순간이었을겁니다.
위대한탄생이 멘토제를 표방하다보니 멘토들은 더욱 책임감을 가지고, 자신의 음악철학과 생각을 참가자들에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이러저리 바꾸고 변화시켜야할 것들이 많아질 수밖에 없지요. 이에 따라 많은 발전이 있을수도 있겠지만 동시에 이런저런 지적에 신경써야 하고 제약을 받다보면 위축이 되고,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는 경우도 보게 됩니다. 백청강의 창법은 분명 김경호와 닮아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 나름의 색깔도 가지고 있지요. 동경하는 창법으로 노래의 길에 들어서서 꾸준히 노력하고 연습하며 자신만의 개성과 장점을 찾아가는 과정이 될 수도 있을 겁니다. 자꾸 옆에서 이거 하지 마라 저거 하지 마라 하다보면 그냥 교과서같은 고만고만한 캐릭터만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김태원멘토도 백청강에게 비슷한 말을 했지요. '이제는 콧소리를 약간은 섞어도 돼' 백청강이 그것을 의식적으로 숨기려들면 본인도 힘들고 지켜보는 이들도 불편할 수 있다는 취지에서입니다.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로 자신감을 갖고 진정 무대에서 행복했을때 지켜보는 이들도 함께 즐길 수 있다는 것을, 김경호의 옆에 섰던 백청강이 보여줬습니다.
여담이지만 김경호가 마지막에 외쳤던 '백청강 화이팅' 이 힘찬 한마디가 여운을 주네요. 늘 강렬했던 그의 파워풀한 열정이 세월을 넘어 다시 찾아든 것 같습니다. 김경호를 나는가수다에서 만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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