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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스타&연예

나는가수다, 퇴장마저도 발라드와 같았던 김연우





나는가수다(이하 나가수)의 2차경연은 지금까지 본 어떤 공연들 보다 더 장대한 스케일, 뛰어난 흡입력과 관중장악력 그리고 우열을 따질 수 없는 가창력까지...그야말로 평가가 불가능했던 무대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만큼 모든 가수들이 혼신을 다한 무대였지요. 그리고 김연우의 탈락은 충격이었습니다.

그는, 사람이 가장 좋은 악기라는 진리를 일깨워주고 나가수를 떠났습니다. 오직 노래로만 승부한다는 그의 철학 그대로, 노래 외적인 요소를 배제한 채 오직 노래만으로 시청자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하고는 아쉬운 탈락을 했지요. 하지만, 탈락의 순간조차 김연우는 자신의 노래와 같았습니다. 퇴장마저도 발라드의 신 김연우 답게 잔잔했지요. 탈락의 아쉬움을 담담하게 갈무리한 김연우가 있었기에 무겁고도 아슬아슬했을 분위기는 편안하게 마무리 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청자들의 진한 아쉬움만은 어쩔수가 없었지요.


첫번째 경연에서 6위를 차지했던 김연우는 자칫 마지막이 될 수 있을 이번 무대를 위해 새로운 도전에 나섰습니다. 그동안 그는 절제를 통해 여운이 남는 무대를 보여줬었는데요, 이번에는 자신이 가진 보컬을 극대화하면서 자신의 가창력을 마음껏 발산했지요. 기존의 그가 가진 색을 버렸다기 보다는 그가 가지고 있었지만 지금껏 보여주지 않은 것에 대한 새로운 발견이자 도전이었습니다. 이번 경연을 앞두고 성대가 찢어지더라도 혹은 토하더라도..해보겠다는 결의를 다졌던 김연우는, 사람의 목소리가 어느 정도의 울림을 줄 수 있는지를 일깨워주는 듯 했습니다. 피아노 연주와 함께 조용한 듯 우울하게 시작된 첫소절에 이어 무대 중앙으로 나와 시원스레 터지는 고음을 보여주던 김연우는 모든 악기를 멈춘 채 무대 앞으로 천천히 걸어 나갔지요. 관객들은 숨죽인채 그 걸음걸음을 지켜봤습니다. 상당한 침묵이 이어졌지요. 기다림이 길어질 때 쯤 울려나온 그의 가창은, 전혀 조급함없이.. 무언가 굉장한 것을 보여주겠다는 허영심 없이, 있는 그대로를 느낄 수 있도록 느리고 여유롭게 이어졌습니다. 공연장 가득 채워진 단하나의 악기인 그의 목소리는 커다란 울림으로 관객의 가슴을 흔들어놨지요. 그리고 이어진 색소폰과의 화음은, 그의 절절한 고음과 어우러져 감동을 극대화했습니다.


그는 스스로도 평탄한 삶을 살아왔다고 했는데요, 그의 모습은 그 자체가 차분한 선비와도 같다는 느낌을 줍니다. 경연을 준비하는 과정이나 경연을 마친 후의 대기실에서 그리고 가수들이 모여 이야기를 할때 김연우는 독특한 개성으로 신선한 매력을 보여줬지요.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님답게 언행부터가 상당히 품격있었는데요, 하지만 진중한 가운데서도 가끔씩 터져나오는 점잖은 재치가 인상적이었습니다. 2차 경연 곡을 고를 때에 각 가수마다 어울릴 곡들을 전문적인 설명과 함께 추천해주는 지적인 모습을 보이더니, 어설픈 성대모사로 좌중을 웃기게도 했습니다. 필요한 말만 하는 편이지만, 그 말속엔 위트를 담는 신사적인 유머가 있었지요. 편안한 그가 있기에 가수들의 이야기가 더욱 풍성해지는 느낌이었지요. 중간평가에서 진정한 1위는 김연우라며 추켜세워줬던 선배가수 임재범의 극찬에도 김연우는 조용히 고개를 숙이고 있을 따름이었지요. 쑥쓰러워한다거나 사양하는 모습없이 담담할 뿐이었습니다. 노래를 마치고 치하해주는 동료가수들의 칭찬에도 별 리액션없이 미소만을 보내더군요. 신뢰가 가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줬습니다. 바로 그런 김연우였기에, 그가 임재범의 마지막 무대 직후 보인 반응은 색달랐지요. 임재범이 노래하는 내내 굳은 표정으로 무대를 지켜보던 김연우는 임재범이 대기실에 들어서자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우며 먼저 다가가 손을 덥썩 잡았더니 포옹을 하더군요. 그동안 감정을 그다지 표현해 오지 않았던 김연우의 이런 모습이 참 이채로웠는데요, 당시 김연우의 감동이 얼마나 깊었는지를 알 수 있었던 대목입니다. 그래서 더 진실된 포옹으로 느껴졌지요. 노래로도 인간적으로도 참으로 호감이 가는 사람입니다.


이날 4위를 한 김연우는, 지난 경연과의 합산으로 최종 7위가 되면서 탈락했는데요, 그런데 김연우의 탈락이 확정되는 순간조차 언제나처럼 차분하고 담담했습니다. 누구나 당혹스런 순간을 접하면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자신은 괜찮다고 생각했다해도 주변의 안타까운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보니 자연스러운 태도를 보여주기가 쉽지 않지요. 많은 사람들은 이런 순간을 맞으면 애써 태연함을 가장하고자 오히려 횡설수설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김연우는 자신의 아쉬움을 굳이 숨기지도 않았고, 어떤 과장된 수사없이 자신의 노래처럼 잔잔하게 소감을 말했습니다. '만족할만한 무대는 아니었지만,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 것 같아 기뻤다. 좀 더 같이 무대에 서고 싶었지만, 그래도 겸허히 받아들이고요, 앞으로 더 노력해서 더 좋은 모습으로 인사드리겠다' 자신의 감정을 이토록 절제할 수 있다는 것이 인상적이더군요. 그는 넉넉한 미소로 탈락을 맞았지만 떠나보내는 자들은 그러기가 쉽지 않았는데요, '재도전 없지요?'라는 짧은 농담으로 숙연해하는 동료들에게 너털웃음을 선사했습니다. 그는 16년 음악인생을 걸고 최선을 다했지만, 아쉽게 탈락했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음악이 인정받지 못했다는 좌절감이나 원망은 없었습니다. 오히려 자신의 음악을 되짚어보는 터닝포인트로 삼을 뿐이지요. 무대에서는 발라드의 매력에 흠뻑 젖게 만들더니, 퇴장마저 발라드와 같았습니다. 절제된 감성의 발라드를 펼쳐온 김연우는, 자신의 노래와 닮아 있는 퇴장으로, 지켜보는 이의 마음에 진한 여운을 던져줬습니다.


짧은 출연이었기에 더욱 아쉽고 강렬했던 무대, 그리고 품격있는 퇴장 속에서, 그는 벌써 나가수의 레젼드로 한자리를 차지하게 된것 같네요. 지금 그의 마지막 노래가 각종 음원차트를 석권하고 있는 것은 이러한 레젼드의 증거겠지요. 그의 아름다운 퇴장에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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