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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스타&연예

나는가수다 김경호, 거친 헤비메탈의 색다른 반전

 


요즘 나는가수다(이하 나가수)의 최고 스타는 단연 김경호입니다. 첫 등장에선 4위에 머물렀지만 이후 꾸준히 상위권을 지키고 있는데요, 누리꾼 사이에서의 화제성은 단연 으뜸이지요, 벌써부터 명예졸업 1순위로 꼽히고 있을 정도입니다.  그리고 어제 경연에서는 나가수 사상 최고의 득표율인 29%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날 무대는 코믹한 댄스까지 가미된 파격적인 무대였는데요, 혹자는 고음이 폭발하고 관객을 선동하는 무대가 높은 순위로 이어진다는 나가수의 통설을 의식한 것이라는 지적을 하기도 했지만, 이번 김경호의 무대는 관객을 열광시키려는 의도로 준비된 무대는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관객들이 너무 시끄러워하지 않을까 염려했던 무대였지요, 헤비메탈을 좋아하는 김경호로서는 자신의 음악을 보여주고 싶어했지만 워낙 하드코어하다보니, 관객들이 부담스러워하지 않을까 고민했었습니다.

결국 김경호는 자신이 보여주고 싶었던 실험적인 무대를 준비했고, 이 도전에 대해 많은 고민과 걱정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관객들은 그의 무대에 열광하게 된 셈이지요.


김경호는 박미경의 '이유 같지 않은 이유'를 선곡했습니다. 90년대 히트곡인 이 노래는 박미경 특유의 시원시원한 음색에, 폭발적인 고음이 쉬지 않고 이어지는 경쾌한 댄스곡인데요, 하지만 김경호는 이 노래를 다소 무거운 분위기의 헤비메탈 장르로 소화해냈습니다. 코믹댄스를 배제한다면 음악자체는 상당히 하드코어했습니다. 김경호의 헤드뱅잉과 더불어 강렬한 기타 사운드의 비트감 속에서 록스피릿은 충만했었지요. 빠르고 신나는 댄스음악인 원곡이 육중한 느낌으로 재탄생했습니다.

그리고 김경호는, 이러한 편곡에 익숙치 않은 관객들이 혹여 부담스러워하지는 않을까 무척 염려하는 모습이었지요. 역시나 강렬한 비트로 시작한 도입부는 강렬하게 장내를 흔들어놨습니다. 하지만 이 무거운 비트를, 김경호는 가볍고도 경쾌한 댄스에 실어냈지요. 전혀 상상치 못할 몸놀림으로 허를 찔렀는데요, 어찌보면 어설프고 귀여운 댄스였지만, 바로 그런 댄스였기에 무대는 더욱 빛났습니다.

       <김경호 음악/방송 영상 무료 감상하기>

무대가 끝나고 김경호는, 즉흥적으로 나온 춤이었다며, 어색하게 보이지 않으려 이를 악물로 애쓴 결과였다고 말했는데요, 실제로 이날 피처링을 했던 랩퍼 '비지'와도 리허설 직후에 무대액션을 연구했던 걸 보면, 이날 댄스는 치밀한 준비의 결과는 아니었습니다.

맘먹고 준비한 잘 짜여진 춤이 아니어서 오히려 신선했고, 무대위에서의 열정과 음악에의 몰입이 만들어낸 동작이었기에 더욱 생동감이 있었지요. 폭발적인 비트의 무거운 노래 중간 중간에 보여준 이러한 코믹댄스는 헤비메탈의 마니아적 성향을 단숨에 타파할 수 있었습니다.


무대 전반부는 이렇듯 흥겹고도 재미있는 분위기였지만 후반부는 절대적으로 파워풀한 에너지의 하드코어가 작렬했습니다. 가장 김경호다운 음악을 보여준거지요, 무릎을 꿇고 기타사운드에 맞춰 화려한 헤드뱅잉을 보여주기도 하고 절규하는 눈빛으로 관객을 압도하기도 했습니다. 그 순간 그는 어쩔 수 없는 로커였지요. 그리고 이 하드코어에 장년층까지 열광할 수 있었지요. 그리고 랩퍼 비지의 속사포같은 랩은 김경호의 샤우팅과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청년층을 더욱 흥겹게 해줬습니다.
헤비메탈로도 남녀노소를 아우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헤비메탈의 반전이었습니다.

29%로 나가수 최고 득표율을 경신한 김경호의 1위 소감이 인상적이었는데요, 감격의 순간 '로커는 울지 않거든요'라며 운을 뗐지만 눈시울이 붉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오랜 투병생활 탓에 음악을 놓을 수 밖에 없었던 기억, 이제는 마흔을 넘겨버린 나이.. 하지만 좌절의 기억과 무거운 현실에도 그는 늘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저 친구에게 헤비메탈 장르가 버거워보인다'라는 말이 너무 듣기 싫었다는 김경호는 이날 무대를 통해 스스로에 대한 도전을 한 셈이었는데요, 자신의 음악에 열광하는 관객의 모습에서 그는 다시금 할 수 있다는 자기확신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1위 이상으로 값진 의미였지요.

나가수에 나오길 오랫동안 갈망했었던 김경호는 그 갈망을 새로운 도전을 통해 해갈시키고 있습니다. 물론 그 해갈은 비단 김경호만의 것은 아닐 겁니다. 그와 더불어 소통할 수 있는 시청자들에게도 역시 크나큰 즐거움이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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