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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스타&연예

나가수 사상 최고의 공포 극복한 거미의 눈물




이소라가 잔뜩 긴장한 얼굴로 나가수의 무대를 처음 연 이래,  나가수에 첫 무대를 서는 가수는 거의 예외없이 극도의 긴장감을 호소했습니다. 라이브공연만 800회 이상 해온 김경호조차 첫 무대에서 볼 살이 떨리는 모습을 보여줬지요. 그 어떤 베테랑의 가수라도 나가수의 무대가 주는 긴장감은 상당할 수 밖에 없을텐데요, 역대 최연소 가수인 거미가 느꼈을 엄청난 중압감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일 겁니다.

그동안 꾸준히 나는가수다를 보면서, 자신도 저 무대에 설수 있을까..하는 꿈을 꿔왔다는 그녀는, 막상 나가수 출연섭외를 받자 자신에게 자격이 있는지 스스로를 되돌아 봤다고 하지요. 그리고 나는가수다의 출연을 앞두고 너무 행복해 잠을 못이루지 했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그토록 기다렸던 꿈의 무대이건만 실제 나가수의 무대를 앞두고는 너무도 힘겨워 보였습니다.

특히 가장 안타까웠던 순간은, 인순이의 무대가 끝난 직후였습니다. 이제 곧 무대에 서야만 했던 거미는 극도의 긴장감 속에서 거친 호홉을 몰아쉬며 덜덜 떠는 모습이 확연했습니다. 당장이라도 울어 버릴듯 고통스러워 하는 모습이었지요. 막 경연을 마치고 만족스러운 얼굴로 무대를 나서는 인순이와 큰 대비를 이뤘습니다.

한때 나가수에서 심약함의 대표주자로 꼽혔던 인물로 바비킴과 김경호가 있습니다. 지금이야 상승세를 타며 자신만의 색깔을 보여주는 있는 이 두 남자 역시 첫 출연 당시에는 어머어마한 중압감을 호소했었지요. 하지만 거미가 보여준 긴장감에 비할 바는 아니었습니다.

옆에서 응원해주던 김신영이 방송녹화를 위해 자리를 뜨려고 하자 극도로 예민한 모습을 보였던 거미는, 홀로 무대에 나서야만 하는 순간이 다가오자 거의 패닉 수준의 불안감을 보였습니다. 과연 그녀에게 무대에서 보여줄 에너지가 남아 있을지 우려스러울 정도였지요.

하지만, 무대로 걸어나오는 거미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있었지요. 고개를 숙인 채 걸어나왔지만 얼굴엔 미소가 선명했습니다. 관객들의 환호 속에서 힘을 얻은 걸까요, 혹은 데뷔 9년차 가수의 본능일까요, 그녀의 첫 등장을 바라보는 선배가수들은 그녀가 전혀 떨지 않는다며 감탄할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나중의 인터뷰를 통해, 가수 인생 처음으로 당장 내려가고 싶었다고 고백했던 걸 보면, 거미의 속마음은 겉보기와는 전혀 달리 엄청난 중압감 속에 있었지요.
하지만 간주가 시작되자 거미는 눈을 감았고 이내 음악 속으로 담겼습니다. 그녀가 선망했던 이소라처럼 말이지요. 그러나 이소라와는 다른 느낌으로 이소라의 노래를 소화했습니다. 이소라가 불렀던 '난 행복해'에서는 절제하는 차도녀의 느낌이 있었다면, 거미의 '난 행복해'는 처절한 애환이 담겨 있었지요. 그 애절함의 근간은 그녀 스스로 밝혔듯 진정성 덕분일 것입니다.
화려한 기교와 테크닉 보다는 진심을 담아서 노래할 줄 아는 가수라는 말이 듣고 싶다던 거미의 출사표처럼 노래에 담긴 감성 속에서,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노래를 자신만의 것으로 표현해 낸 것이지요. 
선배의 노래를 외형적으로 크게 바꾸지는 않되, 감성만으로 전혀 다른 느낌을 줬던 인상 깊은 무대였습니다.

노래가 끝나갈 무렵부터 눈시울이 젖어있던 거미는 무대를 내려온 직후 차마 참았던 눈물을 기어이 쏟아냈습니다. 무대를 앞두고 극도의 긴장감속에서 흔들렸던 그녀는, 노래가 시작되자 이내 노래 속에 온전히 담겼고, 그 순간 무대의 공포 대신 눈물의 절제가 더 무겁게 다가왔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무대의 몰입을 통해, 공포를 밀어낸 그녀의 진정성이 인상적이었지요.

'진심은 통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진짜 진실된 마음으로...' 무대를 앞둔 인터뷰에서 그녀가 했던 말입니다. 이 말을 할때 거미는 부끄러운 듯 수줍게 웃었습니다. 81년생, 어느덧 서른의 나이가 됐지만 쟁쟁한 가수들 사이에서 그녀는 분명 앳된 인상을 주기에 충분하지요.
거미가 2위로 발표되자 선배가수들은 모두 대견스러워 했는데요, 나가수에 새로운 막내 케릭터로 부상할 수 있을 법도 합니다. 2위가 결정된 순간 가장 생각나는 사람은 엄마라며 환하게 웃는 모습에선 소녀티까지 났지요.

보기에 안쓰러울 정도로 힘겹게 모습으로 무대를 기다렸으나, 무대에선 자신의 감성을 온전히 뿜어낸 가수 거미, 앞으로 그녀가 노래를 통해 보여줄 다양한 감성들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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