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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예능&오락

댄싱위드더스타 이소라, 배려가 없었던 인터뷰




'힘든 과정들이 있지만 이쯤은 문제 없어요'
댄싱 위드 더 스타(이하 댄싱스타)에서 눈부신 무대를 선보이며 당당히 1등을 차지한 김규리의 출사표입니다. 이날 무대의 주인공들은, 이 무대를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해왔습니다. 거의 모든 스케즐을 취소하고 연습에 전념했다는 김장훈이나 새벽에도 자다말고 일어나 연습했다는 이봉주까지.. 이들의 댄스에 대한 열정이 대단했지요. 

힘겨웠던 순간도 많았습니다. 늑골 부상에도 뛰어난 프로정신을 선보인 김규리와, 머리와 팔뚝 침을 꽂은 채 연습에 임했던 이슬아 그리고 무릎 인대 부상으로 힘겨워하는 박은지.. 그리고 이들의 옆에는 이 고난을 함께 하는 파트너가 있었지요. 박은지의 무릎에 약을 발라주는 모습, 김규리와 함께 의사의 진단을 심각하게 경청하는 모습은 짧게 짧게 소개되며 스치고 지나갔지만 많은 여운을 남겼습니다.
다양한 분야와 다양한 연령대의 도전자에겐 서서히 이들만의 이야기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힘든 연습을 할때는 고단하고 피곤한 얼굴이었지만, 무대에서는 화려한 의상과 환한 웃음을 저마다 빼어난 무대를 이끌어냈습니다. 첫 탈락자가 배출되는 경연이었던만큼, 모든 참가자들은 최고의 무대를 선보이고자 열과 성을 다했는데요, 그 자체가 무척이나 아름다웠습니다.


이런 감동의 무대에서 아쉬웠던 점이 있었는데요, 바로 MC 이소라의 진행이었습니다. 댄싱스타의 두 MC 중 이덕화는 무대가 끝나면 간단한 소감과 함께 심사위원 평을 안내하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한편 이소라는 무대를 끝낸 참가자들에 대한 인터뷰와 심사위원 점수 공개의 진행을 맡았는데요, 이덕화는 시대를 풍미했던 명MC 답게 여유있는 진행 보인 반면, 이소라는 시간에 쫓기듯, 불안한 모습을 보여줬지요.

무대를 갓 끝마친 참가자들의 소감을 들어보는 것은, 참가자 본인에게나 시청자에게나 큰 의미가 있을텐데요, 그런데 어제 참가자들에게는, 자신의 소감을 밝힐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지 못했습니다. 무대를 마친 기분이 어떤지, 어떻게 준비했는지, 만족스러웠는지 등등 감회를 온전히 밝힐 수가 없었지요. 인터뷰를 맡은 이소라가 생방송을 의식해서인지, 시간에 쫓겨 참가자들에게 마이크를 건네는 것에 인색했기 때문입니다. 너무 스피디한 진행으로 인터뷰의 맥을 뚝뚝 끊어버렸지요.. 인터뷰 자체가 대체로 혼자 묻고 혼자 대답하는 식이였습니다.


이소라가 김동규에게 물었습니다. '살이 많이 빠졌는데요, 다음주에는 더 마른 김동규씨를 볼 수 있을까요?' 이에 김동규는 '네 열심히 해보겠습니다'라고 답했지만 김동규의 대답은 '네..'.까지밖에 들리지 못했습니다. 마이크를 내밀었던 이소라가 '네' 소리 직후 마이크를 급히 가져가 버렸기 때문이지요. 자신은 긴 문장의 질문을 던져놓고 답변자에게는 단답형의 대답을 강요한 셈이지요. 이에 말을 얼버무리며 고개를 숙인 김동규의 얼굴에 당혹감이 드러났습니다. 제시카 고메즈의 경우도 마찬가지였지요.'지난주에는 다리를 많이 떨었는데요. 이번주에도 여전이 다리가 떨리나요?'라는 질문을 던진 이소라는, 제시카로부터 'NO'라는 한마디를 듣자마자 바로 '문희준씨, 아쉽게도 제시카고메즈 다리를 진정시킬 기회를 놓쳤네요' 라는 뜬금없이 자신의 멘트만 이어갔습니다. 자신들은 알지만 시청자는 알지 못하는 대기석에서의 일을 그 바쁜 와중에도 꺼낸 것이 이해가 되지도 않거니와, 굳이 자신의 얘기가 나와서 답변을 하려는 제스춰를 보여준 문희준에게는 마이크나 카메라가 가지도 않는 난감한 상황을 연출한 것이지요. 이날의 주인공이 누구여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아쉬운 대목입니다.


김장훈의 경우를 보면, 이소라가 걱정스런 얼굴로 김장훈을 쳐다보며 말을 이어갑니다. '원래 과로로 실신했던 기사까지 보였는데...... 댄싱위드 더 스타를 위해서 정말 최고의 문제를 보여주신 김장훈, 김아름씨의 커플점수 보겠습니다'  이렇듯 질문으로 이어질 듯 쳐다보다가 급속히 고개를 돌리며 마무리를 해버리니, 답변을 하려고 고개를 끄덕이며 이소라를 바라보던 김장훈의 시선은 허공에 붕 떠버리고 말았지요. 다른 참가자들에게도 별반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습니다.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경연이다보니 시간안배도 중요하겠지요. 하지만 너무 시간에 쫓기듯 빠듯한 진행 속에서 주인공들의 이야기는 별로 나오지 못한채 이소라의 소감만을 들어야 했던 건 상당히 아쉬운 부분입니다.
근래들어 이어지고 있는 오디션 열풍 속에서 서바이벌 경연 프로그램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연에서는 진행자의 역량이 특히 중요할텐데요,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으로서 가장 큰 화제를 모았던 슈퍼스타K 2의 경우, 적당히 위트와 더불어 오디션의 긴장감을 잘 유지시켜줬던 아나운서출신의 MC 김성주가 진행자로서 호평을 받은 바 있습니다. 반면 비슷한 포맷의 위대한 탄생의 경우, 다년간 뉴스를 이끌었던 박혜진 아나운서는 너무 딱딱한 진행으로 재미가 반감되기도 했었습니다. 이렇듯 생방송 서바이벌 경연 프로그램의 경우 말을 잘하는 스킬 못지 않게 시간을 안배하고 전반적인 진행을 조정하는 능력, 참가자들의 긴장을 풀어줄 여유로움, 그리고 예능프로그램에 걸맞는 재치까지 다양한 능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그만큼 상당히 어려운 자리입니다.

어쩌면 이소라는, 아나운서들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와는 차별된, 나름의 이미지를 구축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빠르고 가벼운 말투 그리고 다소 쌀쌀맞아 보이기까지 하는 진행태도를 보면 말이지요. 하지만 공연을 막 끝낸 참가자들이 숨을 고를 시간조차 주지 않고 몰아치는 질문은, 지켜보는 사람마저 숨가쁘게 만들더군요. 참가자들이 공연 직후 느꼈을 감동이나 전하고 싶은 메세지를 듣기 보다는 자신이 할 말만 후딱 소화하는 듯한 인상마저 느껴졌습니다.  인터뷰어로서 인터뷰이보다 더 많은 말을 하는 것은 상당히 특이한 경우입니다. 배려가 부족한 진행이었지요.


이소라는 마지막에 엇박자로 인사하는 실수를 했는데요, 그녀 역시 오랜만의 MC진행에 긴장한 듯합니다. 물론 이러한 실수는 웃으며 즐길 수 있는 부분이겠지요. 하지만 열정과 감동의 무대를 펼쳐 보인 무대의 주인공들이, 경연이 끝난 직후에 온전히 자신만의 소감을 풀어낼 수 없다면 퍽 유감스러운 일이겠지요. 이러한 일은 앞으로 개선됐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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