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방송에 합류하면서 버스커버스커는 두차례나 음향사고를 겪었습니다. 첫 생방송에서 장범준의 기타소리가 들리지 않았던 것에 이어, 지난 주 무대에서도 초반 그의 기타소리가 나오지 않았지요. 브래드의 경쾌한 드럼비트 너머로 '아 안나와'라는 장범준의 탄식이 뚜렸습니다. 하지만 지난 음향사고 때와 마찬가지로 장범준은 들리지도 않는 기타를 경쾌한 모션으로 연주했습니다. 다행히 몇 초가 지나 강렬한 기타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지요. 이에 장범준은 기쁨의 함성을 내지르며 무대 속으로 빠져들었습니다. 23살 답지 않은 청년의 무대는 시작부터 인상적이었지요.
지난 월드 베스트셀링 아티스트 명곡 미션에서 버스커버스커가 선택한 곡은 'Livin`La Vida Loca'였는데요, 리키마틴의 화려한 댄스와 시원하면서도 매력적인 음색이 돋보였던 곡입니다. 그리고 버스커버스커는 전형적인 밴드 곡이 아닌 곡을 밴드곡으로 완성시켰지요.
장범준은 예선때부터 줄곧 곡의 분위기에 젖어 발을 구르기도 하고 걸음을 걷듯 리듬을 타며 기타를 치지요. 드럼의 브래드 또한 다르지 않습니다. 마치 록커의 헤드뱅잉을 보여주듯 머리를 흔들고 발을 구르며 흥이 절로나는 드럼솜씨를 보여줍니다. 밴드의 움직임만으로도 버스커버스커가 펼치는 무대는 절로 어깨가 들썩여지는 에너지 넘치는 무대입니다. 밴드의 구성원이 서로 소통하는 가운데 장범준의 보컬은 빛을 발하지요. 장범준의 음색은, 통기타를 치며 노래 부르는 김광석을 연상시킵니다. 때로는 깊은 울림을.. 때로는 경쾌함을 담고 있는 매력적인 보컬이지요. 'Livin`La Vida Loca'를 부르는 장범준의 음색 또한 리키마틴처럼 시원하게 뽑아내는 고음은 아니었지만 밴드의 어우러짐이 돋보이는 무대였지요.
그래서 버스커버스커가 펼친 'Livin`La Vida Loca'는 이들만의 독특한 매력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를 지켜보는 심사위원의 평은 엇갈렸습니다.
이승철은 '특유의 편곡 없이 원곡 그대로 했는데 원곡이 생각났다'며 '밴드인데 보컬이 밴드를 이끌어가지 못했다. 성량이라든지 키도 굉장히 낮고..'라며 80점이라는 최하 점수를 주었지요. 반면 윤종신은 '밴드가 나오면서 패턴이 바뀌고 있다. 가창이 아닌 곡해석으로 점수를 따는 팀이 나온다.. 쉽지 않은 노래를 밴드의 흥으로 소화를 한 것 같다'며 90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주었습니다.
이승철은 버스커버스커의 무대에 별다른 편곡이 없었다며 보컬의 부족함을 지적했지만, 윤종신은 밴드다운 편곡과 곡해석이 좋았다고 평했습니다. 그리고 이 엇갈린 심사평은 슈퍼스타K3가 이전 시즌과 달라졌음을 실감케 합니다.
슈퍼스타K3는 처음으로 그룹의 참가를 허용했습니다. 덕분에 버스커버스커라는 밴드가 본선에 진출할 수 있었지요. 밴드에게 문호가 개방된 만큼, 이전처럼 보컬위주의 평가 역시 변화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승철은 밴드의 음악보다는 보컬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반면 윤종신은 슈스케3의 차별화를 확실히 인지했지요.
버스커버스커의 노래와 리키마틴의 노래를 비교해 본다면, 이승철이 원곡과 비슷했다고 평했듯 보컬의 멜로디 라인엔 변화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원곡에는 없던 밴드의 생동감이 있었지요. 리키마틴의 원곡에선 보컬만이 두드러졌고 간간히 박자를 맞춰주는 드럼이나 연주는 주변에 머물렀습니다. 반면 버스커버스커는 보컬의 즐김이 연주 속에서 어울어졌지요. 밴드로서의 정체성을 확실히 살린 편곡인 셈입니다. 이승철과 윤종신의 평은 결국 보컬을 심사하느냐 음악을 심사하느냐의 문제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이승철은 보컬만으로도 잠실운동장을 가득 메울 수 있었던 보컬의 제왕 다운 음악관을 가지고 있겠지요. 그래서 보컬에 집중하다보니 음악을 놓친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막강한 성량으로만 매력을 주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자신만의 음역대를 찾아 그 안에서도 충분히 듣는 이를 매혹시킬 수 있음을 버스커보스커는 보여주었지요. 버스커버스커의 가장 큰 강점은 무대에서 스스로 논다는 느낌, 그래서 보는 이도 함께 놀고 싶게 하는 것. 바로 우리네 정서, 신명에 닿아있다는 거지요.
이들의 무대는 한마디로 신명나는 무대였습니다. 특히 브래드와 장범준이 짧게 주고 받았던 음악적 흥은 이날 무대의 백미였지요. 브래드의 가창을 받아내는 장범준의 추임새는 음악의 흥이 넘쳐오는 환희를 온전히 감당해냈고, 또 듣는 이에게 전달해줬습니다. 바로 이승철이 놓친 버스커버스커의 매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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