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제작진은 멤버들의 성향을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7년간 동고동락했던만큼 당연한 일이겠지요. 이번 '니가 가라 하와이편'을 봐도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라는 말을 연상시킵니다. 멤버들은 치열하게 머리를 써서, 게임에서 이기려 애를 쓰지만, 결국은 제작진의 손에서 놀아나야만하는 운명인 셈이지요.
지난 주부터 이어진 '니가 가라 하와이'특집에서 멤버들은 각 단계별 미션을 수행하고 있는데요, 결국 노홍철이 최후의 1인으로 남기까지 모든 미션의 과정은, 나만 살자는 무한이기주의 탓에 미션 임파서블이 되고 말았습니다. 멤버들의 성향을 제대로 알고 있는 제작진의 노림수가 제대로 먹힌 미션들이었지요.
2단계미션에서도 자동차와 지도가 갖춰지자 멤버들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미션 장소를 찾아 떠났는데요, 정작 미션 해결의 열쇠는 자동차나 지도와는 무관한 버스카드였습니다. 늘 추격전에 익숙했던 멤버들에게 지도와 자동차키는 앞뒤 잴 것도 없이 일단 달리게 만드는 도발이었습니다. 설령 버스카드가 미션의 열쇠임을 알았더라도 멤버들이 자동차키와 지도를 버리고 버스카드만으로 미션이 해결될 거라 생각하기는 어려울 수 밖에 없습니다.
3단계 미션에선 더 큰 트릭이 준비되었는데요, 환희에 차서 정신 없는 상태였던 멤버들에게 목걸이를 걸어줬던 이의 얼굴을 기억해 초상화를 그리라는 미션은 가혹했습니다. 전혀 관심을 두지 못했던 인물의 얼굴을 기억해내라는 건 쉽지 않은 일이지요, 더구나 그 초상화를, 멤버들의 선택으로 탈락해야 했던 길이 보고 맞혀야 하는 건 더욱 곤란한 문제였습니다. 자신을 탈락시킨 나머지 6명을 하와이로 보내 주기 위해 문제를 맞힌다는 건 어불성설이지요. 누구 좋자고 이를 덥석 맞혀줄까요.
이어진 만두의 개수를 맞히는 미션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침부터 이어진 촬영 탓에, 몸도 마음도 지친 멤버들이 허기지는 것은 당연한 일일텐데요, 5명에게 각기 만두 2개씩을 줘 총 10개의 만두 중, 저마다 먹건 말건 딱 3개만을 남겨야하는 복불복 미션은 기상천외한 아이디어였습니다. 각자 격리된 상태에서 누가 먹고 또 누가 남길지 멤버들은 저마다 고민을 했지만, 결정적으로 만두가 너무 맛있었습니다. 하나를 먹자 나머지 하나를 남기기는 너무 힘든 유혹이었지요. 결국 하하를 제외한 모든 멤버가 2개를 모두 먹어버려 미션은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멤버들을 향해 잔인한 미끼를 던지는 제작진의 유혹이 웃음을 자아냅니다.
이후 탈락했던 멤버를 다시 찾아데리고 와야 하는 패자부활전에서도, 늘 배신이 난무했던 멤버들의 성향대로 이들의 고난이 이어졌습니다. 살아 남은 멤버들 탓에 탈락했던 이들이 쉽게 협조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지요.
갈수록 어려워지는 미션, 무도 멤버들을 초대한 와이키키씨의 미션들은 결국은 '니가 가라 하와이'를 포기할 수 밖에 없게 만드는 기막힌 제작진의 속임수였습니다. 처음부터 일곱명 모두 하와이를 보내줄 마음이 그다지 없지 않았나 싶습니다. 미션들을 보고 있노라니, 제작진의 기막힌 두뇌에도 감탄하게 되고, 멤버들을 쥐락펴락하는 제작진의 재치에 놀라울 따름입니다.
결국은 마지막에 홀로 살아남은 노홍철을 기다리는 마지막 미션은, 탈락했던 나머지 멤버들과의 대결이었지요, 혼자 남은 노홍철과 이미 탈락한 나머지 6멤버의 1대6 대결에서 멤버들은 쿨하게 노홍철을 하와이로 보내줄 것 같지는 않은데요, 제작진 역시 노홍철이 홀로 편안하게 하와이로 보내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어쩌면 노홍철은 마지막 순간이 되어 제작진을 향해 '니나 가라 하와이'라며 절규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멤버들을 손안에 쥔 제작진의 트릭에 웃음이 나오면서도 미션임파서블에 도전하는 이들의 무한한 노력과 기획에 새삼 경탄이 이어지는 무한도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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